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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우농의 세설>

<우농의 세설>

“기록은 무서운 것이다.”

한비자는 그의 책 외저설 좌상에서 말한다. 이익이 있는 곳에 백성들이 몰리고, 이름을 날릴 수 있는 일에는 선비들이 목숨을 건다.

외저설 우하에서 또 말한다. 현명한 군주는 관리들만 감독할 뿐 백성을 직접 다스리지 않는다. 그러므로 유능한 자를 쓰면 천하가 잘 다스려지고 못난 자를 쓰면 백성은 힘들고 천하는 어지러워진다. 한비자의 이름은 한비인데 그에게 자(子)를 붙인 이는 친구인 이사이며 그를 죽인이도 이사다. 한비가 죽고 이사는 한비의 사상이 세상에 알려질까 두려워 그의 책을 깡그리 찾아내어 없앴는데 그중 일부가 살아남아 한자(韓子)란 이름으로 천하 쟁패를 꿈꾸는 잠룡들 사이에 몰래 숨겨두고 읽는 명불허전의 명저로 전해진다.

한비자 책 한권을 읽으면 한 나라를 다스리고, 두 권을 읽으면 두 나라를 다스린다는 말이 제후들 사이에서 명언처럼 통용되던 시기다. 본래 자(子)는 일국의 스승이라 할 만한 종사(宗師)에게 붙여주는 칭호인데 이들의 말과 글에는 넘침도 모자람도 없음이 전제 된다.

이들의 말을 적은 글을 경전(經典)이라 하는데 경전은 성경현전(聖經賢傳)의 줄임 말이다. 성인의 글과 현자의 주석이란 뜻이다. 그 한자(韓子 한비)라는 칭호가 당나라 제일 문장가 한유(韓愈)에 이르러 지워지고, 한유를 한자(韓子)라고 불렀다. 그러던 것이 후대에 이르러 또 한유에게 붙여진 한자(韓子)라는 칭호가 다시 한유(韓愈)로 불리게 된다.

그 중심에 나쁜 짓(?)이 있다. 한퇴지 한유는 황제 아니라 염라대왕에게도 굽히지 않는 어마어마하게 곧음보다는 뒤틀림에 가까운 사람이다. 그런 그가 한번 굽는데 자기를 구해준 사람 정치적 동반자이자 친구이자 한퇴지 인생의 메시야인 환관 구문진이다. 3세 이전에 양부모를 잃은 한유는 벼슬 자격시험인 진사시험에 네 번 낙방한 후 합격했다. 벼슬시험 세 번 낙방 후 28세 때 재상에게 벼슬자리 취직을 부탁하는 장문의 편지 상재상서(上宰相書)를 세 번 올렸으나 거절 당한다. 굶어 죽기 직전 그를 구한이가 환관 구문진이다.

한유(韓愈)는 순종실록(順宗實錄)을 편찬하면서 환관 구문진(俱文珍)의 역사적 사실인 악행을 그럴싸하게 기록한다. 당시 풍병에 걸려 벙어리가 된 재위 8개월 된 당 순종 이송(李誦‧ 재위805)을 몰아내고 이듬해 죽게 만든 것이다. 역사는 검은 것은 검다고 기록하고, 흰 것은 희다고 기록하는 것이 역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