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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근무시간 익명게시판 금지령… 불통행정

용인시, 내버 인터넷망 '족쇄채우기' 논란
공직자들 "불만의 목소리 사전차단 포석"

용인시가 공직 내부 익명게시판에 대해 사실상 이용정지 처분을 내려 공직 내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공직 내부게시판은 직원들 간의 소통과 화합 및 내부의견 수렴 등 공직 내 소통을 위해 설치·운영돼 왔다.

하지만 시 집행부가 최근 ‘일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업무시간 내 사용을 금지한 것. 사실상 이용금지 처분을 내린 셈이다. 정찬민 시장이 강조해 온 직원·부서간 소통강화 의지와는 상반되는 조치다.

시는 지난달 초 시청 내부 인터넷망 익명게시판인 ‘소통과 공감’ 이용상 준수사항을 공지했다. 기존 특정인 비방이나 험담, 비속어 사용 글 삭제 규정 외에 근무시간 내 이용을 금지조한을 추가한 것.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용을 금지하고 점심시간인 낮 12시~오후 1시는 허용했다. 이에 따라 근무 시간 내 게재된 글은 모두 삭제됐다.

시는 업무의 효율성 제고 및 형평성 등을 고려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타인에 대한 비방이나 눈코뜰새 없이 바쁜 부서에서 근무하는 공무원의 경우 게시판을 열어볼 여유조차 없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는 것이 표면적 이유다.

시는 당초 익명게시판을 실명으로 변경을 추진했지만, 내부 반발을 감안해 이용시간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 집행부의 이 같은 설명과 달리 공직 내에서는 ‘내부불만’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조치라는 목소리다. 그동안 일부 사안의 경우 익명게시판을 통해 알려지며 공직내·외적으로 논란이 된 바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들은 특히 사실상 ‘공직인사’에 대한 불만 및 부당한 지시 등에 대한 ‘속풀이의 장’으로 자리잡은 내부게시판 이용규제에 강한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한 공무원은 “익명게시판의 성격상 조직 내부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의 글이 많이 올라올 수밖에 없다”며 “이 곳에서 불만·비판 글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이 또한 조직 구성원간 소통의 한 방식임에도 업무 분위기를 명분으로 인위적으로 막으려는 것은 치졸한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인근 성남시와 수원시 등의 경우 익명의 공직 내부게시판 운영과 관련, 별다른 제재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특히 성남시의 경우 공직인사와 관련 험담과 비방 등 시 집행부에 대한 강도 높은 불만의 글이 게제 되고 있다. 하지만 성남시 집행부 측은 “이를 통해 직원들의 분위기 등을 파악할 수 있다”며 집행부와 직원 간 소통을 위한 정보로 활용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굳이 익명게시판에 글을 남기려면 출퇴근 시간 전후, 점심 시간을 이용해도 충분하다”며 “운영방식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는 만큼 바른 언어 사용, 올바른 비판, 형평성 등을 고려해 운영 방식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