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은 평지만 못하다.
얼마 전 지하철 슬라이드 도어를 수리하던 19세의 한 청년이 사라졌다. 여기서 사라졌다는 말은 판타지가 아니라 죽었다는 말을 에둘러서 말함이다. 그가 남긴 소품 중에는 컵라면 한 개도 있었단다. ‘19세 그리고 컵라면 한 개’ 또 얼마 전엔 꽃다운 20대 초반 여성이 강남역에서 이승을 달리했다. 그것도 일면식도 없는 생면부지의 남자로부터……. 세상은 이를 묻지 마 살인이라 불렀다.
강남 역 10번 출구에는 가슴을 에는 포스트잇 한 장. ‘살女주세요 넌 살아男았잖아’ 그리고 또 지난 6월1일 공무원 시험 준비 중이던 한 청년이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 중 귀가중인 공무원을 덮친다. 그리고 둘은 세상 떠나는 동행자가 된다. 본인에겐 청천벽력이고 남은 가족에겐 날벼락이 된 사건. 그리고 또 신안 섬마을 여교사 마을주민 학부형 포함 3명 집단 강간사건. 마치 라디오 드라마 법창야화에나 나올법한 일들이다.
특히 전라남도 신안이라는 섬은 염전 노예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은 전력이 있던 땅이다. 여기서 국민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일이 있다. 지하철 슬라이드 도어를 수리하던 19세 청년의 죽음이나 강남역 20대 초반 여성의 죽음이나 신안 여교사 집단 강간사건 등은 해당 목민관 즉 구청장과 군수와 시장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을 져야한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는 추모가 일상이 되어버렸다. 태산은 평지만 못하다. 사마광의 말을 양명 왕수인이 재인용해서 유명해진 말인데 백성의 세금을 먹은 이상 백성의 죽음에 책임<사표>을 지라는 말이다. 그렇다면 혹자는 물을 것이다. 매번 사고 날 때마다 그렇게 해야 하느냐. 이에 대한 답은 타협 불가능한 답변, ‘그렇다’ 이다. 국민을 보호하고 지키라고 세금 주는 거다. 고급 승용차 타고 다니면서 거들먹거리라고 뽑아준 게 아니란 말이다.
국민을 지키고 보호할 능력이 안 되면 스스로 물러나는 게 옳음이다. 그렇다면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한 사람은 누구 책임인가. 그건 국가가 책임이다. 대통령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모든 국민이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을 일을 해서 먹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통령의 임무 중 하나이다. 그렇게 했을 때 하늘을 원망하지 않고(上不怨天상불원천), 남을 탓하지 않으며 (下不尤人하불우인)<中庸14章>, 자기만의 실력을 쌓아 때가 오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것 (藏器於身 待時而動 장기어선 대시이동) <周易繫辭下篇주역계사하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