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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삼성(三星)가에서 실패한 사내

 

삼성(三星)가에서 실패한 사내

 

말더듬이 가난한 청춘총각 사마상여는 부자 권력가 미망인 탁문군하고 결혼하면서 신분이 바뀐다. 장인 탁왕손 눈에 그런 사위가 찰리 없다. 사위는 백년손님이라는데. 사마상여는 백년은 고사하고 1년 손님 취급도 못 받는다.

세월은 흘러 벼슬도 높고 재물도 어느 정도 쌓이자 외도를 한다. 이를 안 아내 탁문군이 시 백두음으로 사마상여의 오금을 저리게 한다. 결국 사마상여는 무릉 땅 여인을 첩으로 들이려던 계획을 포기한다. 평생 숨소리 한번 제대로 못 내고 산게 사마상여다.

 

사랑이 끝나면 남는 건 현실. 아내는 나보다 못한 집안에서 데려와야 맘이 편하다. 서당이언 왈, 백수의 제왕 태공망 강상은 130세로 죽을 때까지 열 명에 가까운 아내를 거친다. 그중 세 번째가 평해 구씨 부인이고(그의 셋째아들이 아내의 성을 따 구씨이며 훗날 평해 구씨의 시조가 됨), 네 번째가 사마 씨이고 복수불반분(覆水不返盆)시절인 80대 때 부인이 마 여사다. 젊은 날의 강태공은 장인복은 지지리도 없었다. 사는 건 그 딸하고 사는데 시비는 늘 장인하고다. 그도 그럴 것이 강태공은 그야말로 불알만 두 쪽이 전부이기에 무시를 당할 수밖에 없다. 겉보리 서 말이면 처가 신세 안 진다했거늘 모래 바탕에 혀를 묻고 죽을망정 네 놈의 집구석 신세는 안 진다며 때려치우고 나왔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없는 놈은 있는 것마저 빼앗긴다는 마태복음의 법칙은 여전히 유효하다. 돈 없으니 장인이 무시하는 거지. 딸이야 자기가 사랑했으니 팔자다하고 살겠지만 장인까지는 아니다. 대한민국 땅에서 처가 쪽 보다 별 볼일 없는 집안 출신의 사위 ()는 죽었다 열두 번 깨어나도 가족은 아니다.

 

살다가 도장 한번 찍히면 그 순간 남이 되는 게 그런 남자의 운명이다. 백년손님은 무슨 얼어 죽을 그 도도한 집구석에서 사람 취급이나 받았을까. 남자가 세상에서 비굴하지 않고, 아첨하지 않고, 깡다구 있게 자존심 구기지 않고 살아가려면 아내의 역할이 중요하다.

 

남자는 허리가 부러져도 살지만 기가 꺾이면 죽는다. 어떤 사내가 삼성 가에서 생존에 실패했다. 부자 집 여자가 남자를 버릴 때는 보통 돈 몇 푼 쥐어주고 버리는 게 통례다. 쉽지 않겠지만. 당부의 말은 단돈 100원도 들고 나오지 말라. 이게 남자가 여자를 버리는 법이다. 물에 빠져죽어도 개헤엄은 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