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세습과 마태복음의 법칙
중고차 딜러를 하던 남편은 벌이가 시원찮다며 성형외과 일감 물어주기와 기획부동산 바람잡이로 활동한다. 아내는 식당에서 일하다가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다며 가사 도우미로 활동 중이다. 대학에 재학 중인 큰 딸은 닥치는 대로 알바 하느라 공부하러 대학에 온 건지 돈 벌러 대학에 온 건지 구분이 안 간다고 한다. 아들은 다니던 대학 중퇴하고 공무원 되겠다며 노량진으로 갔다.
남편은 ‘목사였다가 아닌’ 지금도 매주 일요일이면 강단을 지켜야하는 목사다. 교인이라야 네댓 명이 전부다. 이들에게 있어서 교회는 짊어지고 가야하는 십자가가 아니라 버려야하는 짐이다. 처음에는 그야말로 불타는 사명으로 교회를 개척했다가 여의치 않아서 몇 곳 이사를 다니면서 개척은 서서히 교회 창업으로 진화해 갔다. 목사인 남편은 정직했다. 신학 동기인 그의 아내 역시 알토란 같이 야무졌다. 피아노도 제법 쳤고 영어도 곧잘 했다. 그런데 목회 현장은 믿음하고 달랐다. 하나님은 여전히 말이 없다. 은과 금은 없거니와 나사렛 예수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 성전 미문에서 구걸하던 앉은뱅이에게 배드로가 한말이다. 그때 교회 안에는 하나님의 권능이 있었다. 그래서 그들에게는 돈이 필요 없었다. 그저 ‘나사렛예수’ 그 이름이면 만사 OK. 그러나 하나님의 권능이 떠난 지금 교회는 돈이 필요했다.
몇 년 전에 교회 세습1호라는 서울충현교회 김창인 목사가 아들에게 교회 세습함에 대해 후회하고 또 회개한다며 고백했다. 서울 사랑의 교회 고 옥한흠 목사는 아들에게 교회를 세습하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아들이 뭔 일인지 몰라도 자꾸만 징징댄다는 말이 들린다. 그 이면에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돈이 깔려있겠지”라며 세인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서울 어느 큰 교회 창업주 목사가 자식에게 절묘한 꼼수를 써서 교회를 세습한다는 기사가 떴다. 매주 일요일 교회 옥상에 올라서서 보면 돈 뭉치가 떼거지로 굴러 들어오는 게 빤히 보이는데 그런 꿀 자리를 자식 아니고선 누구에게 준단 말인가.
돈과 하나님을 동격으로 놓은 사람이 예수다. 이를 명확히 깨달은 사람은 목사다. 없는 자는 있는 것마저 뺏긴다는 마태복음의 법칙을 깨달은 이도 목사다. 세상이 성직자에게 머리 숙이는 것은 우리가 범접할 수 없는 엄격한 자기 수양과 추상같은 도덕률 때문이다. 한 때는 천만을 자랑하던 한국교회 교세가 지금은 절반인 오백만을 살짝 웃돈다고 한다. 이모두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자기를 부인하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의 말을 콧등으로 들은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