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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권력 5년과 인사


권력 5년과 인사

 

조선 개국3년 태조 33139453세의 정도전은 주나라의 관료제도에 관한 책 주례와 명나라 대명률을 바탕으로 조선 헌법의 기초를 세우는 책을 찬 하는데 조선경국전이다.

 

조선경국전은 다섯 개의 총론 <정보위. 국호. 정국본. 세계. 교서>과 여섯 개의 육전 <치전. 부전. 예전. 정전. 형전. 공전>으로 구성된다. 조선경국전 총론 정보위(正寶位) 모두(冒頭)는 이렇게 시작한다. 주역에 이르기를 성인(聖人)의 큰 보배는 위(), 천지(天地)의 큰 덕은 생()이다. 무엇으로 그 위를 지키랴. 말하기를 인()이다. 천하는 만 백성의 받듦을 향유하고 제후는 백성들의 받듦을 향유하나니 이모두가 부귀(富貴)의 지극함이다.

 

현자는 그 지혜를 바치고 호걸은 그 힘을 바치며 일반 백성들은 분주히 살며 그 맡은바 직무를 다하며 오직 인군(仁君)의 명만 따를 뿐이다. 이는 위를 얻었기 때문이니 큰 보배가 아니고 무엇이랴(易曰 聖人之大寶曰位 天地之大德曰生 何以守位曰仁天子享天下之奉 諸侯享境內之奉 皆富貴之至也.賢能效其智 豪傑效其力民庶奔走 各服其役 惟人君之命是從焉以其得乎位也 非大寶而何).

 

본래 이 말은 주역(周易) 계사하일장(繫辭下一章)에 나오는 天地之大德曰生 聖人之大寶曰位를 인용한 말인데 삼봉은 이 문장을 바꿔 聖人之大寶曰位 天地之大德曰生으로 썼다. 주자는 대학 장구를 편재 하면서 죽기 3일 전까지 대학장구에 매달렸다 한다.

 

결국 주자는 빠진 부분을 임의 조경(造經)에 이르는데 이를 보망장(補亡章)이라 했다. 이로 인해 천하의 주자(朱子)임에도 지금까지 욕먹는 단초가 된다. ()이란 틀리면 틀린 대로 빠지면 빠진 대로 그냥 놔둬야지 후학이 함부로 순서를 바꾼다거나 조경을 가해서는 안 된다. 이를 모르지 않는 삼봉은 자칫 목이 달아날 수도 있는 일임에도 성인(聖人)의 경()을 순서를 바꿔 천지(天地)보다 성인(聖人)을 앞에 놓는 이유는 맹자 진심장 하편에 나오는 백성이 가장 귀하다는 민위귀(民爲貴) 때문이다.

 

본래 이 말은 민위귀(民爲貴) 사직차지(社稷次之) 군위경(君爲輕) “백성이 가장 귀하고 사직이 그 다음이며 군주가 가장 가볍다.”라는 말로 삼봉은 25세 때 양친 시묘를 살면서 움막 벼람 박에 써 붙여 놓았던 글귀다. 그렇다면 삼봉이 조선경국전을 쓴 속내는 뭘까. 제대로 된 자를 뽑아 백성을 잘살게 하자는 것이다. 기껏해야 대통령 재임 5년이 고작인데 인사문제로 이리도 시끄러워서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