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마라, 미국가면 거지도 영어는 잘한다.
한비자(韓非子)12. 세난편(說難篇)의 키워드는 ‘듣는 자의 마음을 읽어, 내 말을 그 사람의 마음에 맞춰야한다<說之難 在知所說之心 可而吾說當之>.’로 압축된다. 說은 설. 열. 세. 탈. 네 개의 독음을 갖는데 說을 설로 읽을 때는 설운(屑韻)에 입성으로 수설절(輸爇切)이 되고, 說을 열로 읽을 때는 설운(屑韻)에 입성으로 욕설절(欲雪切)이 되고, 說을 세로 읽을 때는 제운(霽韻)에 거성으로 수예절(輸芮切)이 되고, 說을 탈로 읽을 때는 갈운(曷韻)에 입성으로 타괄절(他括切)이 된다.
혼자 말할 때는 설로 읽어야 하고, <孟子離婁下. 博學而詳說之 將以反說約也> 남에게 말할 때는 세로 읽어야 하고, <史記酈食其傳. 酈生常爲說客 馳使諸侯> 들을 때는 열로 읽어야 하고, <論語學而. 學而時習之不亦說乎> 부의(賻儀)를 보낼 때는 탈로 읽는다. <禮記 檀弓上. 使子責說驂而賻之> 국제 정치에서 說은 요체다. 논어자로편(論語子路篇)13-16문장에서 초(楚)나라의 대부(大夫)섭공이 정치를 묻자 <葉公問政> 공자는 답했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북한 김정은>을 기쁘게 해주고, 멀리 있는 사람은 <미국트럼프>가 찾아오게 하는 것이다<子曰 近者說 遠者來>. 이를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는 중용 20장에 노나라 애공의 물음을 빗대 주석하기를 문왕과 무왕의 정치는 목판(木版)이나 간책(簡冊)에 기록되어 있다.
그걸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정치는 흥할 것이고, 그걸 할 사람이 없으면 그 정치는 망한다. 사람의 도(道)는 정치에 민감하고, 땅의 도는 나무에 민감하다. <중략> 그러므로 정치란 사람에 달렸다<文武之政 布在方策. 其人存 則其政擧 其人亡 則其政息. 人道敏政 地道敏樹<中略>故 爲政 在人>. 그렇다 세치 혀로 나보나 훨씬 높은 위치의 사람을 설득하기란 어렵다. 그것도 국제무대라면 더더욱이다.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수장 강경화는 비 외무고시 출신 여성으로 62세의 나이가 무색할 만치 말과 이미지 면에서는 압도적 대중의 지지를 받고 있다. 은빛 칼날 번득이는 은발에 빼어난 영어실력은 가히 발군이다. 문제는 국제무대가 알고 있는 그에 대한 기억이 유엔사무총장 정책보좌관 출신이라는 것. 그런 사람이 한국을 대표한다? 어쩌면 저들의 머릿속에 이쯤에서 마침표가 아닌 물음표가 찍혔을지도 모른다. 김정은과 트럼프를 문재인 대통령 수중에 넣어줄 묘책이 그에겐 없는 걸까. 영어 잘한다는 소문은 파다한데 잊지 마라. 미국가면 거지도 영어는 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