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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안철수나 홍준표나 참 못난 사람

 

안철수나 홍준표나 참 못난 사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의석수에 따른 힘 때문이다. 하지만 야당의 힘은 의석수가 아니라 지지하는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안철수의 정치력이 또 한번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국민이 지지하는데 그깟 의석수가 뭔 대수라고. 국민의당은 풍비박산으로 급전직하다. 여불위는 여씨춘추를 쓰면서 이런 장면을 두고 상서의 말을 인용해서 장수가 한순간 판단이 잘 못 되면 군사는 파멸하고, 제 몸도 잃게 된다<將失一令 軍破身死>”고 했다.

 

한때 대한민국은 안철수를 요구하던 시대가 있었다. 그런데 안철수는 백척간두에서 하늘이 준 일생일대에 전에도 없고 이제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건곤일척 절호의 기회를 두 눈 뻔히 뜬 채 송두리째 날렸다. 정치는 타이밍이고, 세상은 저지르는 자의 것이다. 순탄하게 살아온 사람은 세상을 못 바꾼다는 말이다.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며 강철군화로 짓밟던 시대도 있었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는 야당은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었다.

 

37세의 소동파가 항주 통관 부임하면서 일성(一聲)으로 전국책에 나오는 말을 인용 천하의 편안함과 어지러움은 국민의 뜻이 통하는지 막히는지에 달려 있다<天下治亂 出於下情之通塞>”고 했다. 안철수는 그렇다 치자. 자유한국당 대표 홍준표까지 아둔하게 구는 모양새는 또 뭔가. 어물전 망신은 뭐가 시키더라고 설원 왈, “나라의 흥망은 정치에 달려 있고, 정치의 득실은 보좌에 달려 있다<國之廢興 在於政事 政事得失 由乎輔佐>” 고 했다.

 

진보 성향 집권당의 보좌는 명실상부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이 분명하다. 보수에게는 보수의 덕목이라는 게 있다. 국가를 바라보는 시각이 진보와는 전혀 다르다는 말이다. 나라의 틀을 크게 보고 그것을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고 모두 다 끌어 모아 하나로 꿰고 이끌어가는 고도의 노회한 통섭의 역량이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홍준표에게는 뼈아프게 들리겠지만 그것이 없다. 정치적으로 햇병아리 같은 안철수 의원과 달리 꽤 긴 세월 짝퉁임에도 진짜 모래시계 검사라고 박박 우겨가면서 정치 밥을 먹었음에도, 더군다나 자유한국당의 당수로서 장장 1500만 표가 넘는 보수표의 수장임에도 하는 짓이란 게 매사가 그렇다. 의사출신 안철수. 사법고시 출신 홍준표, 출신만 놓고 보면 꽤 그럴싸한데 하는 짓을 보면 이름값을 못하는 참 못난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