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가 치국을 꿈꾸는 계절이 가을이다. 물론 치국에 이르는 길은 수신과 제가가 먼저 선행 된다. 요즘이야 개나 소나 치자가 되겠다고 나서는 판국에 수신이나 제가라는 말이 무슨 의미나 있겠나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정서는 여전히 수신제가치국평천하를 들먹인다.
이는 곧 유학(儒學)에서 강조하는 올바른 선비의 길. 이기 때문이다. 이를 줄여서 수제치평(修齊治平)이라 한다. 대학(大學) 경 1장과 전 10장을 비롯 대학 전체를 아우르는 말이다. 천하에 뜻을 둔 선비가 가장 먼저 할일은 뭘까. 어려서는 소학으로 삼절(三節)<쇄소응대진퇴지절灑掃應對進退之節>, 사도(四道)<애친경장융사친우지도愛親敬長隆師親友之道>를 익히고, 16세인 방년(芳年)에 이르면 대학으로 수제치평(修齊治平)을 이루는 공부를 한다. 그래서 삼절사도를 일러 수제치평(修齊治平)<개소이위수신제가치국평천하지본皆所以爲脩身齊家治國平天下之本>의 기본이라 하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그러나 천하라고 하는 것이 뜻만 세웠다고 해서 거머질수 있는 것은 아닐 터. 천시(天時)가 맞아야 하고 그에 따른 인시(人時)가 따라줘야 한다. 작금의 대한민국은 천하를 거머쥔 자들의 신(新) 춘추전국시대(春秋戰國時代)가 도래했다. 진효공 영거량 같은 미국의 트럼프, 제2의 제환공을 꿈꾸는 중국의 시진핑, 막부 덕천가강의 감추인 발톱을 움켜쥔 일본의 아베, 그리고 역발산기개세의 러시아의 푸틴, 그 틈바구니에서 50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월왕구천 오월 춘추의 복사판 같은 대한민국과 북한. 그 중심에 문재인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이 있다. 참모들의 면면을 보면 학창시절에 돌 던진 경력을 가진 자들이 꽤 눈에 익는다. 과연 문재인 대통령은 이정도의 인물들만으로 북한의 핵폐기를 시작으로 종전 그리고 교류(경제교류포함), 더 나아가 대한민국호의 엉망진창이 된 서민생활경제까지 아울러 이뤄낼 수 있을까.
지금 국민은 이쯤에서 마침표가 아닌 의문 부호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국민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도박은 위험하다. 국민의 인내심은 촛불로 증명한 바 있다. 인정에 매이지 말고 그가 누구든 인재라 여겨지면 과감히 발탁해서 처음엔 뭔가 되는가 싶더니 이젠 변죽만 울리는 남북 관계부터 주변 국제 정세를 거침없이 쥐락펴락 할 수 있어야 한다. 더 이상 국민이 피로감 느끼기 전에 그걸 거시적으로 국민에게 보여줘라.<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