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세에 진복창전陳復昌傳을 짓고, 8세에 화석정化石亭 시를 지었으며 10세에 경포대에 올라 경포대부鏡浦臺賦를 지은 율곡. 그는 22세 때 방황의 끝에서 58세의 퇴계를 찾아가 만난 12년 후 34세부터 46세까지 장장 12년에 걸쳐 율곡사과栗谷四科라는 불후의 명저를 짓는다. 34세에 정치하문政治何問, 동호문답東湖問答을 40세에 철학절문哲學切問, 성학집요聖學輯要를 42세에 몽학강효蒙學綱效, 격몽요결擊蒙要訣을, 46세에 역사현감歷史縣監, 경연일기經筵日記를 기록한다.
그중 동호문답東湖問答 논군도論君道편에서 말한다. 동호의 객이 주인에게 “고금에 치란이 없는 때가 없는데 어떻게 하면 다스려지고, 어떻게 해서 어지러워지는가?”라고 묻자 주인일 말하길 “다스려 지는 데에 두 가지가 있고, 어지러워지는데도 두 가지가 있다…(중략)…”.
다시 손님이 묻자 “그것이 무엇을 말함인가”, 주인이 대답하길 “임금이 똑똑하여 난놈을 잘 부리면 된다. 또 임금이 다소 못났더라도 사람만 잘 쓰면 된다.”
이것이 다스리는 두 가지다. 정치란 국민들이 균형 잡힌 삶을 살도록 해주는 것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정치가는 국민들의 삶을 풍요롭게 해줄 자신이 없다면 그만둬야 한다는 말이다.
하루는 맹자가 제나라 선왕과 담소를 나누다가 등짝 후끈 거리는 말을 하게 된다. 백성을 얻으면 천자가 되고, 천자를 얻으면 제후가 되는데, 그 제후라는 작자가 사직을 위태롭게 한다면 갈아 치워야 한다. 그리고 또 제물을 바쳐 제사를 지냈음에도 가뭄과 물난리가 여전하다면 그때는 하늘을 바꿔야 한다.
여기서 저 유명한 사자성어 변치사직變置社稷이 나왔다. 하늘을 바꾼다는 말은 어려운 게 아니다. 간단히 말하면 만약에 아직도 국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런 ‘놈’은 누굴 무론하고, 그냥 갈아치워 버려라”는 말이다.<용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