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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고사리 손으로 ‘송편 만들기’ 웃음꽃

고림초 3학년 ‘송편 빚는 날

 

[용인신문] 지난달 20일 고림초등학교(교장 이영미) 3학년 학생들은 세시풍속을 배우는 사회과목 시간에 살아있는 체험 학습의 일환으로 ‘송편 빚는 날’을 진행했다.

 

아이들의 송편 빚기 활동으로 인해 3학년 교실이 있는 3층 복도는 고소한 참기름 향이 가득했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은 학교에 자주 오지 못했고 등교를 해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투명 칸막이가 설치된 작은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이 다였다. 평소 같으면 왁자지껄 모둠 활동, 체육활동, 대그룹 활동 등이 다채롭게 펼쳐졌을 텐데 올해는 조용하기만 했다. 아이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수업을 할 수 없었고 실험이나 체육, 생존 수영 등 대부분 활동이 동영상으로 대체되고 있었다.

 

3학년 교사들은 머리를 맞댔다. “어떻게 하면 동영상을 통한 간접체험이 아닌 살아있는 직접 체험을 할 수 있게 도움 줄 수 있을까?”

 

마침 사회 2단원은 세시풍속을 배우는 시간이다. 요즘 아이들은 ‘할로윈 데이’는 알아도 ‘단오’는 낯설었기에 다양한 그림책으로 우리 고유의 세시풍속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했다. 아이들은 각자 조사하고 싶은 세시풍속을 골라서 스스로 공부해 각자 전문가가 돼서 조사해 온 것을 친구들 앞에서 설명하며 질문도 받았다.

 

“옛날에는 남자들도 머리가 길었다는데 왜 단오에 여자만 창포물에 머리를 감았을까?”, “정월대보름에 부럼을 깨 먹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등 날카로운 질문들이 이어지며 설명하던 아이들은 당황도 했지만 오히려 더욱 깊숙이 파고드는 계기가 됐다.

 

머리로는 알았으니 이제 몸으로 익힐 차례다. 윷놀이를 비롯해 부채 만들기 등 아이들은 몸으로 부딪치는 활동에 열광적으로 반응했다. 체험의 백미는 송편 만들기였다. 쌀가루를 빚어서 소를 넣고 찜기에 쪄서 만든 것은 아니었지만 익혀서 나온 떡을 아이들 손으로 빚고 평소 먹는 깨, 콩, 밤 등 각자 원하는 소를 넣어 송편을 빚었다.

 

마침 과학 시간에 물질의 상태를 공부한지라 액체가 소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고체로 된 소를 이용했다. 아이들은 초코렛, 젤리, 카라멜 등 기상천외한 소를 이용해 각자의 개성이 담긴 송편을 빚었다.

 

오랜만에 아이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았다. 떡이 서로 붙지 않도록 고소한 참기름도 넉넉히 뿌렸다.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자는 취지로 가져온 각자의 도시락에 송편을 담았다. 송편은 한해의 농사를 끝내고 농사를 잘 짓게 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꾹꾹 눌러 담는 것이라고 의미도 나눴다.

 

이영미 교장은 “마스크 넘어 송편을 빚는 3학년 아이들의 행복 가득한 얼굴이 코끝을 찡하게 했다”며 “머지 않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아이들에게 더 큰 행복을 전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