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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모든 이에게 좋은 일만 있으시길

 

[용인신문] 맹가돈소孟軻敦素라는 말이 있다. 맹가는 바름을 길렀다는 말인데 당나라 이한이 쓴 몽구에는 돈敦을 양養으로 쓰고 있다. 돈敦을 양養으로 쓴 이유는 아마도 어린이를 가르치는 교과서이기에 돈敦자에 대한 설명이 어린이 눈높이에서 쉽지 않아서 였으리라.

 

돈敦은 누릴향享과 회초리로 친다는 둥글월문攵으로 이루어진 형성자인데 학문적 해석이 아닌 향리의 주에 따르면 ‘누리려면享+회초리攵로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와 또 하나는 ‘백성을 치리할 때 때려서 다스린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때려서라도 가르칠 만한 위치에 있는 스승은 누구이며 맞아가면서도 따를 수 있는 지도자는 또 누구란 말인가.

 

이 문구에 대한 천자문 85문장의 댓구가 그 답을 준다. 곧 사어병직史魚秉直이다. 이는 논어 위령공편이 출전으로 곧도다, 사어여. 나라에 도가 있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더니 나라에 도가 없을 때에도 화살처럼 곧구나. 논어는 누구를 칭찬하는 일에서는 극히 이례적임에도 사어에 대해서 만큼은 후하다. 사어는 죽음으로까지 간했던 시간尸諫이다. 사어는 대부로 춘추시대 위衛나라 영공靈公을 섬기면서 현자 거백옥遽伯玉을 추천했으나 임금은 왕王의 남자男子로 알려진 간신배 미소년美少年 미자하彌子瑕를 중용重用한다.

 

이로인해 나라는 혼탁이요, 백성은 도탄이요. 걱정 끝에 사어가 병들어 죽음에 이르러 아들들에게 유언한다. 내 죄가 둘인데 하나는 현자 거백옥을 등용하지 못함이요, 또 하나는 간신 미자하를 주살하지 못함이다. 이제 죽음에 이르러 말하노니 나의 시신을 관에 넣지 말고 북쪽 창 아래에 두어 임금이 보게하라. 아들들이 그렇게 했고 조문 온 위령공이 그 까닭을 물어 자초지종을 알게 되어 크게 탄식과 자책하며 말한다.

 

“시체가 되어서까지 간하니 충이 지극하도다”라며 사어의 장례를 엄히 치루고는 그의 유언대로 현자 거백옥을 등용했고, 간신 미자하를 내쳤다 한다. 거백옥은 위나라의 세 군주 헌공 양공 영공을 섬겼으며 공자보다 30년 년배로 공자가 당대에 가장 존경했던 인물이다. 그의 시호諡號는 성자成子로 풀어쓰면 군자의 뜻을 이룬 선생님이라는 말이다.

 

어느날 쯤 하루는 공자가 묻는다. 너희 선생님은 뭐하고 계시는가. 이에 시종이 우리 선생님은 자신을 되돌아보아 허물이 없는가를 살피고 깨어 근신하시는데도 잘 안되시는가 봅니다. 라고 답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제자중 증자가 자신을 이렇게 고백한다. 나는 하루에 세 번 나를 반성한다. 논어 학이편 1-4문장에 나오는 말이다. 새해가 또 밝았다. 올 한해는 모두에게 좋은 일만 있으시길 빌고 또 빌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