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정政은 다스릴 정으로 ‘백성을 다스릴 때 권력’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발(正) 옆에 몽둥이를 들고 때려가면서 쫓아가는 모습이고(攵), 치治는 삼수변氵에 나(我) 사(私) 변(厶)에 입구口로 남의 입을 빌려 나를 다스린다는 말로 자구의 뜻은 그럴싸한데 실제 정치 현장에서는 살벌하다.
정치란 곧 목적을 위해 폭력을 앞세워 나의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된 지 오래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정치판에서 살아내야 하는 백성들의 고통이란 여간한 것이 아닐 것이다. 이것은 고래로 역사가 보여주는 그릇된 정치가들의 행태였다. 저들은 권력이 권리인 줄 안다. 그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곧 정치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더군다나 권력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권력이라는 폭력과 맞닥뜨렸을 때 오금이 저리지 않을 백성이 몇이나 있겠는가. 이 모두는 정치를 잘 못 배운 탓이다. 맹자는 이런 정치가를 단호히 내치라 한다.
제나라 선왕이 맹자에게 묻는다. “신하가 임금을 죽이는 것이 옳습니까?” 이에 맹자가 답한다. “인仁을 해치는 자는 적賊이고, 의義를 해치는 자는 잔殘인데 잔적殘賊을 일러 하찮은 사내 필부라 하지요. 하찮은 사내 필부 주왕의 목을 잘랐다는 말은 들었으나 임금을 시해했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이 말을 뒤집어보면 임금이 맞지만, 임금이 아니라는 말이다. 이 말의 진의는 간단하다. 계 강자가 공자에게 물었다. “정치가 뭡니까” 공자 답하길 “정치란 정이지요(政者正也)”. 쉽게 말해서 “두들겨 패서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백성을 이끌라”라는 계강 자식의 정치라는 권력에다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바르게 해라”라고 윤리 도덕을 들이댄 것이다. 계강자하고 한바탕하고 공자가 행단강학으로 돌아오자 제자 염구가 계강자와의 정치에 대한 언쟁을 염두에 두고 묻는데 “정치가 뭡니까”가 아니고, “정치의 목적이 뭡니까”라고 에둘러 묻자. 공자가 답한다. “백성들이 잘 먹고 잘살게 해 주는 것”이라고.
인성과 품성과 덕성을 앞세운 불세출의 걸출한 정치가는 없는 걸까? 어디다 내놓아도 흠잡을 데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그런 정치가. 치수 관리를 위해 우임금은 자기 집 앞을 아홉 번씩이나 지나갔음에도 그것은 사적인 일이라며 단 한 번도 집에 들르지 않았다는데 얼마나 뛰어다녔으면 정강이의 털이 다 빠졌다고 했겠는가. 지금 국민은 힘들다. 여기에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정치로 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