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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교육

‘마을 위 학교’에서 ‘마을 속 학교’로

삼가초, 코로나19가 앞당긴 미래

6학년 어린이가 3학년 때 했던 놀이마당이 6학년 때 부활해 행복한 마음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놀이를 진행하며 잡힌 아이들과 교사들이 그들을 지키는 술래들과 함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용인신문] “다방구 할 사람, 여기 붙어라~!”

 

학교 수업이 모두 끝난 지난 4일 오후, 6학년 언니가 엄지척을 하면서 외치자 마법처럼 삼가초등학교(교장 임선애) 운동장에 아이들이 모였다.

 

모인 아이들이 술래잡기의 일종인 전래놀이 ‘다방구’를 시작하며 놀이판이 열렸고 저마다 땀을 흘리며 뛰놀다 술래에게 잡힌 6학년 어린이가 “너무 즐겁다”며 소감을 말했다.

 

지난 2019년 뜻있는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함께 1년간 매주 목요일 놀이 꽃을 피웠던 목요놀이마당은 아쉽게도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로 열리지 못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놀이마당에 참여했던 아이들은 지난 2년 동안 틈틈이 소규모로 놀이판을 벌이며 명맥을 이어갔고 놀이 역량을 길러갔다.

 

올해부터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학교의 정상적 교육활동 의지를 보이면서 다시 놀이마당을 열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고 개학과 함께 열린 놀이마당에 강풍을 동반한 매서운 날씨에도 50명 넘는 아이들이 모인 것이다.

 

놀이마당을 적극 지원하는 임선애 교장은 “3년 전 함께했던 아이들은 코로나19 속에서도 놀이 씨앗을 간직하고 싹틔워서 올해 놀이 꽃이 활짝 피어났다”며 “그때 3학년이던 아이들이 6학년이 되어 동생들을 돌보며 놀이하는 모습을 보니 눈물 날만큼 감동적이고 대견하다”고 말했다.

 

2015학년도 개정 교육과정에 따르면 유치원 3년과 초등학교 1~3학년 동안은 마을에서 놀이와 나들이를 하는 직접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마을 교육을 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교과서와 영상 자료 또는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가는 현장 학습 식으로 수업이 진행되면서 내실 있는 마을 교육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가정에서도 아이들 집 주변 공간보다는 차량으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동하는 등 나와 관계없는 장소에서 여가를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로 되도록 집과 집 주변에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위기는 기회가 됐다.

 

집 주변을 걷고 집 주변에서 친구들과 소규모로 놀이판을 벌이는 것이 집에서 종일 영상과 전자 게임을 하는 상황의 대안이 됐던 것.

 

임 교장은 “코로나19로 이동이 제한됐을 때 오히려 동네 놀이터에 삼삼오오 모여서 노는 아이들 놀이판이 더 많이 목격되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며 “놀 시간과 장소, 함께 놀 사람만 있다면 아이들은 함께 놀면서 성장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알고 있는 놀이가 많지 않은 상황에 동네 언니, 형, 이모, 삼촌 등이 함께 놀면서 자연스레 놀이 문화가 전달되고 역량을 키운 아이들이 다시 동네 형, 언니로 자라가며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인 위기상황을 ‘위험한 기회’로 삼아 삼가초등학교는 매주 금요일 운동장에서 ‘금요놀이터’로 놀이 꽃을 피워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