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기간이 짧기도 했지만, 매 여행 때면 가서 글도 쓰고 싶고, 그림도 그리고 싶고, 매듭도 하고 싶을 것 같아 조금씩이라도 바리바리 챙기곤 했다. 이번엔 아이패드 하나로 모든 걸 해보자! 하고 가져간 아이패드. 그리고 일기장. 어딜 가든 그림을 그렸다. 요즘은 그림의 밀도에 대해 생각한다. 다 끝난 것 같을 때 한 번 더 보고. 곳곳에 시간을 쌓아 놓는 것. 에잇! 끝났다 하는 게 아니라 꼼꼼히 마지막까지 챙기는 태도를 갖고 싶다고 생각한다. 알아보지 못하더라도. 한 번의 터치보다는 시간차를 둔 두세 번의 손길.
용인신문 | 모으는 것을 ‘벌다’라고 한다. ‘벌다’는 간격을 넓힌다는 뜻이다. 우리나라 돈 중에서 가장 오래도록 사용된 것은 상평통보이다. 동그란 모양은 하늘을, 가운데 구멍은 땅의 의미가 담겨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유통되는 보물이라는 것이다. 가운데의 네모난 구멍에다 끈을 꿰들고 다니면 돈꿰미라 불렀다. 끈은 얼마든지 간격을 벌릴 수 있었다. 탐욕은 돈의 무게와 비례했다. 19세기 조선은 돈꿰미를 벌리려는 몇몇 세도가들의 탐욕으로 무너져갔다. 대한제국 시기의 탐관오리들은 차고도 넘친다. 그중에서 최고는 평안감사 민영휘였고, 두 번째는 최석조였다. 이용익의 추천으로 전환국장(지금의 조폐국장)에 임명된 최석조는 백동화의 금속 함량을 속여 주조했다. 원래 악화(惡貨)였던 백동화의 가치는 떨어졌고, 경제는 파탄에 이르렀으나 그는 짧은 기간에 거부가 되었다. 그러나 최석조의 말로는 비참했다. 1904년 제1차 한일협약의 고문으로 온 메가타의 화폐 정리 사업으로 인해 빈털터리로 전락했다.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살했으나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권불십년(權不十年)은 당연하며,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권력형 축재는
레퀴엠_ Requiem 정태욱 마지막 전철 경로석에 고꾸라진 어느 청년의 고단한 젊음. 폭염의 노동에 대한 잠시만의 위안처럼 그 곁 출입문에 나란히 붙어 서서 까르르 허리 꺾어 젖히는 두 처녀의 재잘거림. 누군가가 버린 생수병 속엔 남긴 만큼의 기도가 가늘게 흔들리고 그렇게 혹은 비장, 혹은 유쾌한 사람들이 계절의 막차에 담겨 흐른다. 제각각의 이어폰으로 제각각의 바다에 빠져 '라흐마니노프' Adagio의 위로거나 '베를리오즈' Sanctus의 심벌즈 사이 숨죽인 절규이거나에 출렁이며 혹은 맨 팔뚝의 문신과 보일 듯 말 듯 탱크 톱 요염함이 두루 섞인 이 계절의 폭포도 곧 종점이리니. 붉은 사랑이 재로 남겨질 다음 계절이 오고 폭설에 가려지는 다음 계절도 담장 넘으면 나는 문지방 너머 멀리 아지랑이의 온기를 가물가물 바라보리. 그 거리를 가늠하며 아득한 잠에 들지도 모르리. 1949년 대전生. "청색엽서", "덧붙이지 못한 말" 등의 시집과 "뚜벅뚜벅 시대를 건너" 등 저서가 있다. "창작세계" 주간. 한국문협, 전원문학, 용인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용인신문 | 용인과 수원, 고양, 창원시 등 4개 특례시를 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안이 정부 주도로 마련된다. 제정안에는 특례시에 건축·개발 등 특례를 부여하고 중앙 정부가 행·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와 대통령직속 지방시대위원회 등은 오는 9월~10월 중 4대 특례시장들과 공식 회의를 연 후 입법예고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7일 고기동 차관 주재로 ‘특례시 특별법 제정 태스크포스(TF)’ 제2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행안부가 준비 중인 특례시 지원 특별법 제정안과 관련해 4개 특례시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용인과 수원·고양·창원 등 4개 특례시 부시장과 행안부 자치분권국장, 지방시대위원회 광역개발특별자치지원과장 등이 참석했다. 제정안에는 특례시의 지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본계획 수립, 특례시 주민 복지 및 지역 발전 관련 특례 부여, 중앙행정기관의 행·재정적 지원 근거 마련 등이 포함됐다. 우선 행안부는 5년 단위의 기본계획을 수립해 특례시의 지역 발전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특례시는 연도별 시행계획을 세워 중장기 기본계획의 실행력을 확보하며 지역
용인신문 | 올해 1분기 용인시 재산세 부과 금액이 지난해 보다 3% 증가한 1614억 원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전체 부과 금액 증가율 5.77%보다는 낮은 증가율이지만, 총 금액은 성남시(2255억 원)와 화성시(1767억 원)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용인시는 지난 16일 7월 정기분 재산세 1614억 원을 부과하고 이달 말까지 납부를 당부했다. 이는 지난해 1567억 원에 비해 3%포인트 늘어난 금액이다. 3개구 모두 지난해에 비해 재산세가 오른 것은 주택가격 상승과 공동주택 신축에 따른 세수 증가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구별 부과 현황을 살펴보면 처인구는 14만 8600건에 대해 총 425억 원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410억 원 보다 3.67% 상승한 수준이다. 증가 요인으로는 올해 신축공동주택단지 3곳이 설립됨에 따라 주택 재산세는 작년에 비해 12억 2000만 원 상승했고, 건축물도 공시지가가 4% 상승함에 따라 3억 3000만 원이 늘었다. 기흥구는 19만 8000건에 대해 633억 원을 부과했다. 이는 지난해 616억 원에 비해 약 17억 원 증가한 수치다. 기흥구는 올해 공동주택 3곳이 신축됐고, 주택가격은 평균
용인신문 | “그날의 기쁨과 감격과 감사가 어제 같은데 ◯◯가 결혼합니다. ◯◯◯ 올림.” 금요일 이른 아침, 핸드폰 문자 메시지로 날아온 지인의 간단한 결혼식 초대장 문구다. 구구절절 쓰인 일반적인 초대장과는 달리 시크한 분위기다. 더군다나 그 밑에는 초대의 말보다 몇 배 긴 ‘축의금에 관한 안내’라는 문구가 몇 단락으로 나뉘어 첨부되었다. 보통의 결혼식 또는 부고장을 보내는 사람들은 간단한 문구와 함께 계좌번호를 링크해서 첨부한다. 가족별로 나누어 몇 개의 계좌번호를 넣는 경우도 많다. 그만큼 세상은 변했지만, 아직도 축의금과 조의금에 대한 찬반 여론은 반반이다. 그런데 지인의 메시지가 눈길을 끌었던 이유는 ‘축의금에 관한 안내’ 문구 때문이다. 첫 번째 안내는 ‘참석하는 경우’로, 함께 식사해 주실 때만 ‘5만 원’의 현장 축의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거기엔 “식사를 제가 모셔야 하는데 형편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괄호 안 양해 문구가 있었다. 두 번째는 ‘참석 못하시는 경우’로 “모든 축의금은 진심으로 정중히 사양합니다”라는 ‘강조형’ 문구였다. 지인은 다음에 한 구절을 더 보탰다. “휴가철 토요일이라 꼭 오시라고 못하고, 다른 일정 방해드리고 싶지
용인신문 | 용인시 공공청사 및 복지관 등 공공건축물 건립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최근 2~3년 간 인건비, 재료비, 장비 임차료 등 건축비용이 급상승하면서 공공건축물 사업비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축법이 개정되면서 감리 비용 등도 큰 폭으로 상승해 용인시 중기지방재정계획상 추계 된 각종 사업비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공청사 등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축물의 경우 최초 사업계획 수립 이후 행정절차를 거치면서 3~4년 이상이 소요돼 시 재정계획의 큰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용인시의회 자치행정위원회는 지난 17일 상임위를 열고 기흥구 동백1동 행정복지센터 변경에 따른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안을 심의‧의결했다. 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2020년부터 추진된 동백1동 주민센터는 당초 토지 매입비를 제외한 총 사업비 143억 원으로 승인됐다. 하지만 경기도 등 행정기관 심의와 각종 인증 등을 거치면서 사업추진이 지연됐다. 문제는 토지매입 이후 허가과정이 길어지는 동안 건축관련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는 부분이다. 실제 동백1동 주민센터 건립 변경안의 경우 사업비가 당초 사업비보다 80%가량 늘어난 261억 원으로 계획됐다. 세
용인신문 | 어대한(어차피 당 대표는 한동훈), 읽씹(읽고 씹다), 당무개입, 김옥균 프로젝트, 기승전여사 등등 숱한 신조어를 남긴 가운데 7월 19~20일 모바일, 21~22일 ARS 투표, 일반 국민 여론조사 21~22일 실시된다. 투표 결과는 7월 23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당선자가 나오지 않으면 1·2위 득표자를 대상으로 결선투표를 진행해 7월 28일 발표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 일반 국민 여론조사 20%를 반영해 선출한다. 국민의힘 대표 선거는 집권 여당 당권 경쟁 중 역대 최고로 국민의 관심을 끌었다. 대표 선거는 친윤계가 미는 원희룡, 비대위원장으로 22대 총선을 지휘한 한동훈 후보의 치열한 대결로 폭로 비방전으로 치달렸다. 현재 국민의힘 당원은 84만 3292명이었지만 투표일 전일(18일) 기준, 1678명이 탈당하여 소폭 감소했다. 뉴시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7월 14~15일 통신 3사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는 국민의힘 당 대표 적합도에서 한동훈 후보 43.9%, 원희룡
준공식을 마친 종합청사 전경 겹경사 축하차 참석한 내외빈들이 건물 입구 하나로마트 앞에서 열린테이프 컷팅식에 참여해서 축협 건승을 기원했다 청사 입구에 세워진 한우 상징물 하나로마트에 제대로 자리잡은 로컬푸드가 눈에 들어온다 용인신문 | 용인축산농협(조합장 최재학)은 지난 15일 처인구 고림동에 준공한 새 청사에서 ‘함께 이룬 50년, 함께 나눌 100년’을 주제로 신청사 준공식 및 축협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거행했다. 최재학 조합장은 “신축 블루 종합청사는 조합원과 고객들의 신뢰를 담는 그릇이 되고자 하며 모두의 화합으로 발전하는 용인축산농협의 비전을 담고 ‘새로운 100년’을 향해 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위기 속에서도 오늘 무사히 50주년을 맞이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 노력해 준 조합원, 임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앞으로도 더 큰 최고의 조합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써달라”며 “조합에서도 여러분들의 그런 노력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기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전했다. 행사는 식전 동영상 홍보를 시작으로 박흥준 경제상임이사의 준공 경과보고, 유공자에 감사패 전달, 조합장 기념사 및 내외빈 축사, 청사 입구 하나로마트 앞 테이프 컷팅
용인신문 | 지난 18일 용인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 쏟아진 극한 호우로 마을버스를 비롯한 차량 침수 및 시설물 유실 등 크고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용인지역의 경우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산사태 우려로 인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10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시에 따르면 이날 하루 동안 용인지역에는 평균 153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특히 처인구 양지면의 경우 이날 오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51mm의 폭우가 쏟아졌고, 백암면, 기흥구 기흥동 및 동백동의 경우 시간당 49mm의 집중호우가 내렸다. 지난 19일 현재 누적 강수량을 살펴보면 처인구 유림동이 209mm로 가장 많이 내렸고, 양지면(206mm), 기흥동(203mm)과 남사읍(203mm)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비로 인한 각종 피해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58분께 기흥구 고매동 411-22번지 인근 도로가 물에 잠겨 마을버스가 침수됐고, 기흥구 고매동 836-60번지 지하차도가 물에 잠겨 이 일대 통행이 통제됐다. 또 처인구 유림동에서는 낮은 지대에 고인 물로 인해 차량 5대가 침수되는가 하면, 처인구 남동 1통 일대 주민들에게는 산사태 우려 대피 문자가 발송되기도 했다. 시에
최재학 조합장이 '창립 50주년·신청사 준공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용인신문 | “종합청사 이전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기존 김량장동 청사에서 40년여를 근무하면서 청사가 낙후됐고 그 지역도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이 됐기에 이전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조합장 취임 당시 조합이 어려운 상황이었기에 신축과 리모델링 사이에서 검토를 많이 했습니다. 2013년 당시 조합이 약 80억 원 정도 적자 상태에서 취임했고 신청사라는 당위성은 있지만 능력이 따라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토를 거듭하던 최 조합장은 미래를 보고 결론을 내렸다. 슬럼화된 지역은 어차피 용인시 차원의 재개발이 시작될 것이고 그때 편승해서 건물을 고치기로 했다. 이때부터 부지 물색에 나서는 한편, 축협 정상화를 위한 최 조합장만의 경영 능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의 여러 가지 극약 처방은 모두 실적 위주의 인사였기에 본의 아니게 지점장 했던 사람이 과장으로도 앉게 되고 과장했던 사람들은 파격적으로 지점장으로 승진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당시 사업 규모로는 인원이 많았기에 금융 마케팅팀이라는 부서를 신설해 남은 인원을 배치하게 된다. 실적 위주다 보니 그 팀원이 되면 공격적인 영업능력을 발휘할
영캐어러 청소년에게 자기돌봄지원금을 지원하는 모습 용인신문 | 처인구에 거주하는 올해 대학생이 된 한 청소년은 중학교 때 부모님 이혼 후 연락 두절로 현재 할아버지와 심각한 지적 장애를 앓고 있는 동생과 셋이 살고 있다. 할아버지는 불편한 몸을 이끌고 손자들의 생계를 위해 물류센터 야간 경비로 일하고 있으며, 청소년 본인은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동생의 간병을 책임지고 주말에는 틈틈이 편의점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통해 동생의 치료비를 보태고 있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위와 같이 가족이 질병, 장애 등 이유로 청소년이 가족 구성원을 돌보는 가족돌봄 청소년(영 케어러)은 하루 3시간 이상을 가족 돌봄에 할애하고 있으며 일반 가정 청소년 대비 삶에 대한 불만족도가 2배 이상, 우울감은 7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족돌봄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 용인시청소년미래재단(대표이사 황재규)은 경찰서·학교·주민센터 등과 연계해 매년 40명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면 학원비, 생필품, 도서 구입 등으로 이용할 수 있는 자기돌봄 지원금 50만원을 지급하고 재단 산하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심리상담, 미술치료, MBTI 검사 등을, 청소년수련원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