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공간은 비어있지만 사람들이 만든 구조물은 혹은 구조물을 만들지 않아 생긴 공간은 사람이 머무는 공간이 되기도 하지만 권력과 욕망이 채워지기도 하고, 시민의 요구가 흐르기도 한다. 임우진의 『보이지 않는 도시』는 사람들이 만들어낸 구조물을 열 가지 의문과 함께 들여다보며 보이지 않는 의도들을 발굴해 낸다. 필자는 공간을 소개하고 그곳의 인문적 배경과 가치에 대해 설명한다. 예를 들면 동서양의 도로변과 도로에 대한 시각 차이를 제시하고 과거의 소산이 어떻게 다른 도로 문화를 만들었는지를 두루 살핀다. 잊지 않는 것은 우리의 공간에 적절한 대안을 모색하려는 시도이다. 과거의 문제를 설명하는 박물학적 입장 대신 시각을 달리해 바꿀 수도 있는 것 혹은 바꾸지 말아야 할 것 등을 제안하거나 실패한 계획이라도 긍정적인 면을 발견해 현재에 적용하려는 시도 등을 적었다. 구성의 측면에서 내용의 전문성보다 보편성에 관심을 갖고 읽으면 좋은 도서이다.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하기 시작한 요즘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광화문 광장에 대한 기록들이다. 필자는 광화문 광장이 ‘광장’이 되지 못했다고 지적한다. 광장을 둘러싼 다섯 면은 사람들이 머물러 공론에 집중하기 좋
용인신문 | 지금 이재명 대표의 운명은 아이러니하게도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에 달려 있다. 지난 12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한동훈 특검법’ 공약을 발표했다. 22대 국회가 개원되는 즉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인 한동훈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는 것이다. 조국 대표가 ‘한동훈 특검법’ 공약에서 거명한 한동훈의 혐의들은 모두 네 가지가 적시되었는데 생략한다. 아무튼 조국혁신당은 당 강령 전문에서부터 검찰 독재 종식을 가장 먼저 내세웠고 강령 1조 역시 ‘검찰 개혁’이다. 조국 대표는 일단 4.10총선의 이슈를 선점하는 데 성공했고 여론조사만 놓고 본다면 비례대표 의석 10여 석 확보는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라는 지표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결과는 4.10총선이 ‘윤석열 정권 심판’으로 치러질 것임을 보여주는 지표였다. 국민의힘은 수도권 전패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로 내몰렸고, 결국 한동훈 비대위라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동훈 비대위는 ‘운동권 청산론’을 내걸고 4.10총선 구도를 ‘야당 심판’으로 바꾸는데 진력했고, 어느 정도 성공했다. 전통적인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동훈을 중심으로 모였다. 이렇게 되자 여당
용인신문 | 선거철만 되면 후보보다 더 낯익은 이름들이 먼저 호출된다. 이들은 선거판 주인공이 아닌 연출자들이다. 선거 기획자인 듯싶지만, 일명 ‘꾼’이나 ‘브로커’에 가깝다. 후보자들만 모를 뿐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래서 세상은 요지경이다. 결국, 후보자 공천에 더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본선전에 들어가면 인물론보다 대세론이 당락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꾼’도 크게 보면 두 패로 나뉜다. 나름대로 보수와 진보를 표방하며 여론 주도층임을 자임한다. 여러 후보자 사이를 오가며 철새보다 더 바쁜 생존 전략을 짠다. 정치평론가 뺨치는 언변으로 공천과 본선전에 사활을 건 후보자들을 현혹한다. 이들은 심지어 여‧야 진영까지 제집 드나들듯 넘나드니 카멜레온도 울고 갈 판이다. 이런 현상은 용인갑 선거구인 처인구에 더 집중돼 있다. 처인구는 ‘혈연, 학연, 지연’이 어느 곳보다 많이 얽혀 있다. 브로커들은 지역공동체의 자산일 수도 있는 이 ‘3연’을 최대한 악용한다. 선거조직 내부에선 영향력이 있을지 모르지만, 유권자들이 볼 땐 매우 부정적이다. 한 지역에서 오래 살다 보면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브로커가 누군지 잘 알기 때문이다. 선거꾼들은 그럴싸한 감투 한두 개
용인신문 | 4.10총선이 1개월 내로 다가온 시점에 서울·경기 수도권 및 경남 양산 등 격전지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들 간의 접전양상을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들이 나왔다. 인천, 계양을의 이른바 ‘명룡 대전’에선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우세 폭이 다르게 나타났다. 지난 3월 1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이 방송사가 여론조사 기관 메타보이스에 의뢰해 지난 10~11일 인천 계양을 지역구의 18세 이상 남녀 524명에게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재명 대표 51%, 원희룡 전 장관은 34%의 지지를 얻어 이재명이 오차범위 밖에서 우세를 보였다. 반면 3월 11일 조선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10일 같은 지역구의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 공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이재명 43%, 원희룡 35%를 얻어 이재명 대표의 우세폭이 오차범위 내로 나타났다. 서울 동작을 여론조사에선 5선 복귀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민주당 측 정치신인 류삼영 후보를 크게 앞서 나 전 의원의 국회 복귀에 청신호가 켜졌다. 3월 12일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0일~11일 해당 지역구 만 18세 이상 유권
용인신문 | 모니카 안나 마리아 벨루치(Monica Anna Maria Bellucci/모니카 벨루치)는 1964년 9월 30일 이탈리아 움브리아주 페루자에서 태어난 배우 겸 모델로 만 59세의 나이로 전성기를 지났지만 여전히 놀라운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동안(童顏)의 여배우다. 모니카 벨루치의 전성기 시절의 영화나 화보 사진을 보면 그리스 여신을 방불케 하는 아름다운 얼굴, 월등한 육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우라가 보는 사람을 압도한다. 그녀는 페루자 대학교 법학과를 다니며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하다 중퇴하고 본격적인 모델로 활동하였다. 1990년 ‘아들과 함께 하는 삶’(Vita coi figli)에 출연하면서 스크린에 데뷔하였다. 1992년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에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이 알려졌다. 모니카 벨루치는 드라큘라의 신부로 나왔는데 몇 컷 등장하지 않았음에도 영화를 본 관객들은 주연배우인 위노나 라이더보다 아름다운 ‘모니카 벨루치’에 관심이 집중되었다. 이때 그녀는 절정의 아름다움을 보여줬고 이 영화를 발판으로 프랑스영화 ‘라빠르망’(1996)에 출연하면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라빠르망은 1996년 8월
용인신문 | 과거를 이야기하는 방식 중에서 앤드루 포터의 방식은 독특하다. 한 사람에 안에 머물렀던 또 다른 사람의 만남을 기억하고, 느낌을 공유하고, 그의 떠남 속에 부유한다. 주인공의 부유함 속에는 그의 곁을 떠난 어떤 존재에 대한 기억을 더듬는 것, 느낌을 끌어올리는 것, 남은 이들 곁에 있는 사라진 존재의 빈 자리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는 것이 주를 이룬다. 주인공의 부유와 슬픔의 목적은 무엇일까? 중년의 주인공은 “어쩐지 큰 목적에서 이탈해 표류하는 기분”으로 산다. 자신은 가정이 있지만 친구들은 없기 때문이다. 핑계를 대고 친구들 모임에서 일찍 돌아왔다. 그리고 아내와 아이가 있다고 생각했던 자리에 아내가 있는 것인지 꿈에서 아내를 본 것인지 알 수 없는 주인공. 그는 옛 애인을, 옛 동료들을, 친구들을 생각한다. 한번은 떠들썩하게 손님을 초대해 저녁식사를 하던 옆집 노인 테리사를 기억한다. 테리사와의 저녁식사는 열기로 가득했다. 그 열기는 저녁 식사 때문인지 테리사의 태도 때문인지 테리사가 자랑스레 식탁에 내놓은 매운 고추의 맛 때문인지 알 수는 없다. 어느 때는 갑자기 실종된 친구를 기억하는 주인공은 친구의 남은 짐을 정리하며 그가 남긴 집을 다
여강驪江 개불알꽃 이경철 봄이 오고 있네요 짓밟아 주세요 풀리는 저 강물 따라 달리고픈 이 마음 자꾸자꾸 밟아 주세요 언 땅 비집는 손바닥만 한 햇살 까치발로 쫑, 쫑, 쫑 피어나는 개불알꽃 먼, 먼 날 만난 소녀의 민낯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풀꽃, 풀꽃들 우리, 속 터지는 연정戀情일랑 저 여강에게나 주고 가도 가지 않을 사랑 하나 꾹꾹 눌러 밟는다 개불알꽃아. 약력: 2010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리움 베리에이션』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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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원숭이 똥구멍은 빨개, 빨가면 사과, 사과는 맛있어…길으면 기차…비행기는 높아…높으면 백두산. 원숭이가 백두산이라니, 은유가 예술의 경지에 이른 동요이다. 아닌 척. 은근슬쩍. 마침내 본심을 드러낸다. 과하지 않은 도그마를 통해 먹고 싶은 심리적 욕망을 표현했다. 세상에는 빨간 사과만 존재하거나 빨간 사과가 맛있는 것처럼(아오리는 녹색 사과이다) 주입한다. 강력한 당파성을 지닌 노래지만 입틀막을 강요할 수 없다. 욕망은 독점에 대한 욕구를 부추긴다. 각자의 욕망은 신념으로 포장되고, 주관적이지만 객관성으로 합리화시킨다. 문제는 그 신념들이 누구를 위해, 어디로 향하는지가 중요하다. 객관적인 논쟁은 애초부터 불가능에 가깝다. 균형의 의지가 부족한 게 아니라 언어의 세계에 중립의 설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객관성은 승자의 주관적인 언어에 가깝다. 특히 권력자의 주관성은 주변인들에 의해 새로운 차원의 객관으로 작동되어 고착된다. 이에 맞서는 유일한 방법의 하나가 무관심이라면 어쩔 텐가. 2024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당파성을 묻는 여론조사가 빈번하다. 전화와 문자를 통해 지지와 호소를 자주 받는다. 여론조사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중요한 객
용인신문 | 여행을 다녀오면 내가 얼마나 많은 물건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고작 옷 몇 벌과 수저 젓가락이면 어디서든 살 수 있는데. 내가 가진 것은 왜 이리 많고, 여전히 많이 가지고 싶어 하는지. 짐을 싸보면 신기하게도 일주일 치 짐과 한 달 치 짐은 크게 다르지 않다. 어느 정도 크기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다. 배낭의 크기가 욕심의 크기라는 말이 있다. 매번 꼭 필요한 것만 챙겨가야지! 다짐을 하고 짐을 싸지만 직접 메고 걸으면 그 무게에 허덕인다. 욕심을 부려 챙긴 작은 스피커와 예쁜 원피스는 한두 번 겨우 꺼낸다.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실제로 필요한 것 사이의 간극을 느끼고 돌아온다. 그렇게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돌아왔다가 다시 모든 것을 가지고 싶어질 때가 오면 떠날 때가 된 것이다.
용인신문 | 경향신문 3월 8일 자에 실린 4.10총선 인천 계양을 선거구의 여론조사가 흥미롭다. <뉴스1>이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지난 3월 7일 인천 계양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내일이 선거일이라면 누구에게 투표하겠느냐’는 질문에 45%는 이재명 대표 41%는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라고 답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오차 범위(95% 신뢰 수준에 ±4.4%포인트) 안으로 나타났다. 성별로 보면 남성은 원희룡 45%로 이재명 41%를 앞섰다(이하 직함 생략). 반대로 여성은 이재명 48%, 원희룡 37%로 조사되었다. 연령별로는 이재명은 20대(18세 이상 포함-46%)·30대(58%)·40대(63%)의 지지를, 원희룡은 60대(62%) ·70세 이상(61%)의 지지를 받았다. 50대 지지율은 양측 모두 46%로 같았다. 정치 성향이 ‘중도’라고 답한 응답자 중에선 이재명이 46%로 원희룡 35%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을 지역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9%, 국민의힘 37%로 백중세인 것으로 조사되었다. 아울러 조국혁신당은 3%, 개혁신당은 2%,
용인신문 | ‘용인신문’은 아직도 종이신문 열렬 구독자가 많다. 1년에 한 번씩 신문사에 찾아와서 연간 구독료를 내시는 어르신 독자가 계신가 하면 해외에서 용인신문을 통해 향수병을 달래는 실향민들도 있다. 무엇보다 다른 매체에서는 보기힘든 지역정보를 상세하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1992년 창간된 용인신문은 ‘주간 성산신문’ 지령을 이어받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으니 강산이 세 번 변할 동안 용인의 역사를 기록해 온 것이다. 작은 역사라 해도, 역사는 항상 준엄하다는 걸 알기에 지역언론의 책임감 또한 클 수밖에 없다. 필자는 용인출생 30년 차 기자이다보니 용인 역사를 누구보다 더 많이, 잘 알 수밖에 없다. 만약 ‘용인학’ 분야에 박사학위가 있다면 우선순위 대상에 도전할지도 모른다. 세월이 흘러 소소한 일까지 다 기억할 순 없겠지만, 현대사를 이어가는 지역공동체와 도시변화에 대한 정서와 감각은 뛰어날 수도 있으니까. 이십 대부터 기자의 삶을 살아온 나에게 누군가 최근의 용인 선거판에 대해 남다른 시각이 있지 않냐고 물었다. 선거판세를 듣고 싶었겠지만, 나는 그냥 ‘미디어 정치쇼’로 전락한 현실을 지적하고 싶다. 용인시는 1996년 도농복합시가 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