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고비 바오긴 락그와수렌/이안나 옮김 백양나무 그늘 아래 새끼 낙타가 울고 솥에 든 가축의 젖에 달이 뜬다 작은 산꼭대기로 구름이 흘러가고 꿈에 찾아오신 어머니의 모습이 생생하다 커다란 모래언덕과 하늘이 고비에 녹아 스러지고 암낙타의 하얀 코뚜레 소리가 새끼 낙타에게 와서 사라진다 동쪽 오아시스 갈대숲에 원앙이 꾸꾸 노래하고 여러 꿈속에서 늘 어머니가 찾아오신다 바오긴 락그와수렌은 몽골의 초원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그는 한국을 네 번이나 방문한 지한파다. 1962년부터 작품 활동을 시작했지만 20년이 지난 1982년에 첫 시집 『서정의 궤도』가 출간 되면서 몽골을 대표하는 3대 시인 중의 한 사람으로 알려졌다. 그 후 사회주의 사상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오랫동안 시집을 출간하지 못하다가 1991년에 『이중주』를, 2000년에 『쓴 풀』을 출간하게 된다. 그는 누군가와 똑같은 시를 쓴다면 더 이상 살아갈 이유가 없다고 선언한다. 그의 시에서는 초원의 바람소리가 들린다. 그의 시에서 어머니의 존재는 자연이며 생명의 원천이며 감수성의 원초적인 실마리라 할 수 있다. 「꿈의 고비」 역시 어머니가 전경을 이룬다. 각 연의 마지막 행에 등장하는 어머니는 혈육의 어
묘비명 후안 헬만/성초림 옮김 새 한 마리 내 안에 살았다 꽃 한 송이 내 피를 떠돌았다 내 마음은 바이올린이었다 사랑했다, 사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때로 나를 사랑해 주었다. 봄, 맞잡은 두 손, 행복함에 나도 즐거웠다. 내 말은 사람은 그래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 새 한 마리 눕는다. 꽃 한 송이. 바이올린 하나.) 후안 헬만(1930-2014)은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하다 중퇴하고 청년공산당에 가입한다. 호르헤 비델라가 1976년 쿠데타로 집권하기 1년 전, 그는 망명을 한다. 오랫동안 외국을 떠돌며 독재자를 비판하고 저항한다. 그의 아들과 며느리가 군사독재의 희생자가 되기도 했다. 임산부였던 며느리가 감옥에서 출산한 아기는 우루과이로 입양되었다. 아르헨티나에 민주정부가 들어섰지만 그는 멕시코에서 살다 생을 마감했다. 「묘비명」은 그 자신의 묘비명을 상정하고 쓴 시가 분명하다. 시인의 가슴에 살았던 새는 자유의 상징일 것고 군부독재에 의해 억압당하는 자유에의 기원이기도 할 것이다. 그의 피를 떠돌고 있었던 꽃 한 송이는 저항정신의 상징이다. 그의 마음이 바이올린이었으면 그는 운명적으로 시인일 수 밖에 없다. 어떤 글에서 바이올린은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아담 자가예프스키/최성은 이지원 옮김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 위안이 있다, 타인의 음악에서만, 타인의 시에서만. 타인들에게만 구원이 있다. 고독이 아편처럼 달콤하다 해도, 타인은 지옥이 아니다, 꿈으로 깨끗이 씻긴 아침 그들의 이마를 바라보면, 나는 왜 어떤 단어를 쓸지 고민하는 것일까, 너라고 할지, 그라고 할지, 모든 그는 어떤 너의 백신자일 뿐인데, 그러나 그대신 서늘한 대화가 충실히 기다리고 있는 건 타인의 시에서뿐이다. 아담 자가예프스키는 1945년 6월 21일, 폴란드의 리비우, 지금의 우크라이나 영토가 된 르부프에서 태어났다. 2차 대전 이후 르부프가 소비에트로 넘어가자 자가예프스키 가족도 새로이 폴란드 영토가 된 실롱스크 자방의 탄광도시인 글리브채에 정착해서 살았다. 그가 영원한 정신적 이방인으로 살게 된 것은 이러한 유년의 기억 때문이다. 그는 자기 자신까지도 타인의 의식 속에 넣고 시를 썼다. 그는 억압 받는 자의 고독에 깊이 천착 한다. “나는 시가 내 국가가 아니라 나 자신의 감정, 의견, 기쁨, 슬픔으로부터 커가야 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타인의 아름다움에서만」은 그의 이와 같은 시정신이 잘 드
불안스레 숨 쉬는 나뭇잎으로 오쉬프 만델쉬탐/조주관 옮김 불안스레 숨 쉬는 나뭇잎으로 검은 바람은 살랑거리고 날고 있는 제비는 어두운 하늘에 원을 그린다 내 죽어가는 다정한 가슴으로 번져오는 황혼은 꺼져가는 빛과 조용히 다투고 있다 저녁 숲 위로 구리빛 달이 떠 있다 왜 음악이 없을까? 왜 그런 침묵만 흐를까? 오쉬프 만델스탐(1891-1938)은 바르샤바의 유태계 가정에서 태어났다. 1934년 5월 어느 날 밤, 그의 아파트에 비밀경찰들이 들이닥쳤다. 안나 아흐마토바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등의 시인들이 함께한 자리에서 낭송했던 스탈린을 풍자한 시를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그의 두꺼운 손은 구더기처럼 기름기로 번들거리고/말은 저울추처럼 믿음직하며/바퀴벌레 같은 콧수염은 웃고 있으며 그의 장화목은 번쩍인다’는 시였다. 그는 그날 밤 체포되어 모진 고문을 당한 뒤 우랄산맥의 소도시로 추방된다. 1938년 두 번째로 체포된 뒤 강제수용소로 보내진 그는 그해 12월 27일 공동묘지에 묻혔다. 그의 작품은 부인 나데쥬다의 암기에 의해 복원된 것이 대부분이다. 암기되지 않은 것은 필사본으로 여러 지인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했다. 그의 시는 사랑과 두려움, 추억, 그리고 죽
선물 포루그 파라흐자드/신양섭 옮김 나 저 깊은 밤의 끝에 대하여 말하려 하네 나 저 깊은 어둠의 끝에 대해 깊은 밤에 대해 말하려 하네 사랑하는 이여 내 집에 오려거든 부디 등불 하나 가져다주오 그리고 창문 하나를 행복 가득한 골목의 사람들을 내가 엿볼 수 있게 포루그 파로흐자드(1935-1967)는 페르시아 문학 천년 역사에 가장 중요한 시인으로 꼽힌다. 그녀는 1935년 이란의 군인 집안에서 태어나 열일곱 살에 결혼하여 아이를 낳는다. 영혼이 자유로운 그녀는 히잡을 쓰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혼을 당하고 아이 양육권도 빼앗긴다. 파로흐자드가 우리에게 알려진 건 이란 감독 아바스 키아로스타미의 영화 <바람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가 개봉되면서부터였다. 시의 부분을 옮기면 다음과 같다. ‘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푸르른 이여/불타는 기억처럼 그대의 손을/내 손에 얹어달라/그대를 사랑하는 이 손에/생의 열기로 가득한 그대의 입술을/사랑에 번민하는 내 입술에 맡겨 달라/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바람이 우리를 데려다주리라.’ 그녀는 온 몸을 던져, 온 영혼을 던져 시를 썼다. 그러다 1967년 2월 13일 지프를 타고 가다 맞은편에서 오는 스쿨버스를
내 입에서 당신의 뺨까지 안토니오 가모네다/최낙원 옮김 내 입에서 당신의 뺨까지 쓰디쓴 길이 뻗어 있다 벌거벗은 당신의 가슴 내 손에 재를 뿌린다 당신의 시선과 내 목소리 사이에 죽음이 떨고 있는가 안토니오 가모네다는 1931년 5월 30일, 스페인 오비에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역시 시인이었는데 『또 다른 더 나은 삶』이라는 시집을 남기고 가모네다가 한 살 때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 아멜리아 로본의 건강 때문에 1934년 레온의 변두리 철도 옆 빈민가로 이사했다. 그는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아버지의 시집으로 글을 깨우쳤기 때문에 글자와 시가 함께 왔다고 술회한 바 있다. 가모네다는 자신을 “시를 쓰는 프롤레타리아”라고 말한다. 유년기의 가난으로 인한 고통스런 기억과, 전쟁의 역사 속에서의 절망과, 부조리한 사회에 대한 투쟁이 환상성의 언어로 응축된 그의 시편들은 고뇌와 갈등에서 피어난 붉은 꽃과 같다고 평가한다. 스페인의 문학평론가인 호세 안토니오 폰데 파르는 “그의 시는 감성에서 비롯된 본능적이고 직관적인 시어들로 가득 차 있고, 어떤 언어로도 품을 수 없는 신비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2006년에 전 세계 스페인어권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세르반
고독을 낚다 박이도 언제부터였는지 등에 들메어진 괴나리봇짐이 버거웠구나 차면 비우고 또 차면 비워내며 달려온 한 세월 무엇을 그리 많이 짊어졌는지 한적한 물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다 오늘은 다 내려놓고, 고독의 정체를 명상하자 물안개 피어오르는 수초에 붙어 꼼짝 않는 잠자리도 보인다 첨벙 뛰어드는 개구리 한바탕 저들의 합창이 시작되려나 살랑대는 미풍이 내 귓가를 맴도는구나. 박이도는 1938년 평북 선천에서 태어나 196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문단에 나왔다. 그의 시에는 비의가 없다. 상징이나 알레고리나 은유도 보이지 않는다. 일상어로 쉽게 읽히는 시를 써왔다. 그것도 60여 년을 한결 같은 작업을 해온 것이다. 「고독을 낚다」 또한 잘 읽히고 이해하기 어려움이 없는 시다. 그가 등에 짊어지고 살아왔던 세월의 무게를 결코 가볍다고 할 수는 없다. 일제 강점기에 태어나 6.25 전란 속에 남쪽으로 내려와 정착하는 과정의 신산함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이제 8순에 이른 그가 그 등짐을 다 벗어버리고 한적한 물가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운 것이다. 그 풍경만으로 사는 일이 족하다. 그는 지금 행복한 고독을 낚고 있는 것이다. 물가에 등장하는 잠자리나
무엇을 심어도 되겠지 심을 수 있는 마당 새로운 날씨가 된다면 새로운 곤충이 온다면 심을 수 있는 마당 돋아나는 나물을 심고 그 나물 속으로 내 발자국과 현기증이 들어간다 심을 수 있는 마당 내 방을 심고 우주본도 심었다 파헤쳤다 나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계속 내려다보고 있었다 안태운은 1986년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2014년 문예중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시인의 말에서 “시작, 하면 다들 흩어질 것이다/ 그래 흩어져서 각자 시를 써볼 것이다// 하지만 그건 무슨 일이었을까/ 그건 어떤 일이었는지/ 문득 의아해지고/ 그러니까 어떤 마음이 흘러가고 있었을까/ 어떤 풍경이// 거기서 다시 시작해보려고”라고 쓰고 있다. 흩어져서 각자 시를 쓸 것이지만 시를 쓴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 어떤 마음이 흘러가는 것인지 의아해지지만 거기서 다시 시작하는 게 시라고 말하는 것이다. 시 쓰기의 지난함이 엿보이는 문장이다. 「심을 수 있는 마당」은 심리적 공간이다. 날씨도 심고 곤충도 심을 수 있는 마당이니 그 심리적 공간에 나물이 돋아나면 발자국과 현기증이 나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그 공간에 화자의 방도 심고 우주본도 심었다 파헤칠
달과 마트 신영배 환한 곳으로 움직였다 밤새 반짝인 것에 가격이 붙었다 죽어가는 것의 진열을 보았다 헤매는 길도 계산에 넣었다 책은 표지만 팔렸다 섬뜩함에서 뛰어내렸다 물을 한 덩이 한 덩이 셌다 흐르는 문장을 비추겠다 이미 낡았다 하얗게 질려서 나왔다 신영배는 1972년 충남 태안에서 태어나 2001년 『포에지』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 시집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물의 이미지다. 이미지를 넘어 물은 시의 몸이라고 말하는 게 맞다. 그녀의 물은 범람하지도, 급류로 흐르지도 않는다. 시인이 물방울을 더듬어 사물을 적시는 세공의 과정으로서의 물이다. 시적 화자는 마트에 있다. 그 마트에 이르기까지 여러 마트를 헤맸다. 그렇게 도착한 환한 곳이 화자가 진열대를 기웃거리고 있는 지금의 마트다. 진열대의 상품들은 모두 가격이 붙어 있지만 팔리지 않거나 생물들은 그곳에서 죽어갔다. 마트에서도 책을 판다. 마트에 온 사람들은 책을 사지는 않고 표지만 훑는다. 팔리지 않는 책, 먹거리만 팔리는, 지적 빈곤의 섬뜩함에 몸을 떤다. 화자는 마트에서 생수를 샀을 것이다. 한 덩이 한 덩이라고 물병을 셌다. 그녀는 물을 물송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생수 한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권지영 당신과 헤어지고 돌아와 아름답고 슬픈 시간들을 헤아립니다 소풍 빗물 사랑 아침이면 다시 뜨는 해처럼 밤이면 다시 뜨는 별처럼 사라짐이 없다면 그 말들이 아름다울 수 없겠지요 더는 아프지도 않겠지요 권지영 시인은 울산에서 태어났다. 그녀는 매일 여행을 꿈꾼다. 그러므로 그녀의 시편들은 정신적 여행의 편린들이라고 읽어도 틀리지 않다. 오민석은 해설에서 ‘권지영의 시들은 부재가 뿜어내는 기억이고, 상처이고, 슬픔이다. 현존 앞에서 부재는 늘 결핍이고 고통이므로 욕구와 욕망과 그리움을 생산한다. 그러므로 권지영의 시들은 부재와 현존 사이의 팽팽한 길항이고, 빈번한 왕복 운동’이라고 말한다. 표제시 「아름다워서 슬픈 말들」 역시 부재의 고통을 노래하고 있다. 부재하는 현존의 사랑 형식은 고전적인 것이다. ‘당신은 떠났지만 지금도 내 가슴에 살아 있다’라고 노래한 시편들은 수없이 많다. 권지영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사라짐이 없다면/그 말들이 아름다울 수 없겠지요/더는/아프지도 않겠지요’가 그것이다. 사라져야 비로소 아름다운 말과, 사랑을 깨닫게 되므로 사랑의 말들은 뒤에 부재하는 고통의 어두운 그림자를 배경으로 얻어지는 것이다. &
길 두르가 랄 쉬레스타/유정이 역 가다가 멈추고 내가 나에게 물어본다 우리 모두 어디로 가고 있나 분주하기만 한 발걸음 헐떡이는 숨 어디로 가고 있나 길은 목적지도 없는 맨 얼굴 미끈거리는 허벅지만 보여준다 산과 산 들과 들 사람과 사람 사이 길과 길이 잇대어진 얽힌 세상 어디에도 목적지 없는 목적지만 무더기무더기 놓여 있다 목적지 없는 목적지만 무더기무더기 놓여 있다 두르가 랄 쉬레스타는 네팔의 국민시인이다. 그의 시는 종교적이고 명상적이며 철학적이다. 그러면서도 현실정치에 대한 관심과 구체적인 사회인식을 드러낸다. 그를 『누군가 말해 달라 이 생의 비밀을』이라는 번역 시집으로 한국에 소개한 역자가 유정이 시인이다. 번역이 유려해서 마치 유정이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길」은 수많은 시인들의 노래가 된 제목이다. 길을 인생의 행로로 파악하고 있는 것도 새롭지는 않다. 이 시가 새로운 것은 ‘목적지 없는 목적지만’이라는 그의 인식이다. 길은 언제나 시작이 있고 끝이 있게 마련이다. 길의 끝이 목적지가 된다. 그러나 그는 목적지 없는 목적지가 인생이라는 것이다. 길의 끝에 죽음이라는 목적지 아닌 목적지가 기다리고 있다는 그의 인식은 철학적이고 실
폭풍우 김지녀 혀의 근육처럼 구물거리면서 솟구쳐 올라 집어삼킬 듯 쫓아왔다 배와 배가 뒤엉키고 혀와 혀가 뒤엉키고 새와 고양이 울음이 들리지 않았다 벚나무 가지가 찢어졌다 혀의 돌기가 곤두선 날이었지만 아무 맛도 느끼지 못한 식탁이었다 언제 그랬냐는 듯 떠난 자리는 배 위에서 흔들리는 기분 어느 배가 가라앉는 건지 모르겠다 어느 혀가 나의 것인지 물밑의 눈알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 갸웃했다 김지녀는 1978년 생이다. 2007년 『세계의 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문단에 나왔다. 이번 시집에 앞서 『시소의 감정』과 『양들의 사회학』이라는 두 권의 시집이 있고 『방금 기이한 새소리를 들었다』는 그녀의 세 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에서는 현실에 사려 깊은 눈길을 주면서, 현실의 이면을 섬세하고 예리하게 파헤쳐 형상화 하고 있다. 「폭풍우」는 운우지정을 폭풍우에 비견해서 노래한 시로 읽힌다. 그녀가 살고 있는 곳이 부산이어서 실제로 폭풍우 속에서 배와 배가 뒤엉키는 모습을 보았을 수도 있기는 하다. 그러니까 폭풍우와 운우지정이 서로의 은유로 작동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도 하고 폭풍우와 운우지정이라는 두 원관념을 병치시킨 구조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랑의 격렬한 행위로 읽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