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처인구는 마지막 희망의 등불마저 꺼졌나? 국토부의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서 광주~용인(처인구)~안성 안이 제외된 지 두 달여 만에 제5차 국도·국지도 5개년(2021~2025)계획에서 국가지원도로 57호(마평~포곡)선마저 예비타당성조사 검토 결과, 탈락했다. 45번 국도 우회도로인 국지도 57호선(마평~포곡)은 15년째 중단된 처인구 최악의 장기 민원으로 선거 때마다 정치인들의 단골 공약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탈락한 것이다. 20여 년 전 시작된 사업이 돌연 중단, 잇따라 탈락하는 원인은 결국 토지보상가다. 사업의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급격한 지가상승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처인구 대동맥이기도 한 국지도 57호선(마평~포곡)은 애초 경기도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2910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1년 5% 보상 후 10년째 멈춰 서있다. ‘포곡2~오포’ 6.2km 구간은 착공 9년 2개월 만에 왕복 4차선으로 개통, 2022년 개통 예정인 서울~세종 고속도로와도 연결된다. 문제는 2016년에 이어 또다시 제외시킨 국토부 논리대로라면 예비 타당성 조사 결과는 영영 물 건너간 것이나 마찬가지다. 갈
[용인신문] 얼마 전 지인과 자주 다니던 식당에 갔다. 저녁 6시 이후의 방역수칙에 따라 2명으로 인원 제한을 해서인지 한산했다. 평상시엔 예약하지 않으면 갈 수 없을 정도로 붐볐던 식당이지만, 멀찌감치 혼자 식사하러 온 손님 한 테이블이 고작이었다. 좀 늦은 시간까지 있었지만 더 이상 손님이 오지 않았다. 식사 후 밖으로 나가보니 거리도 유령도시처럼 한산했다. 우리가 갔던 곳은 처인구청 뒤편이다. 과거엔 시청으로 사용되던 곳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용인시 번화가의 중심지였지만 이젠 슬럼화된 뒷골목 분위기다. 주변 상가도 점점 쇄락해가고 있다. 변화라고는 기껏해야 도로확장 없이 원룸과 대형 오피스텔만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을 뿐이다. 근본적인 도시발전 희망은 아예 찾아볼 수가 없다. 골목길에서는 밤낮으로 주차 전쟁을 하니 상가번영을 기대하긴 애당초 어렵게 됐다. 이미 코로나19와는 무관한게 인근 역북지구 등으로 상권이 이동하는 것도 한몫을 했다. 명지대학교 아래 역북지구 역시 대규모 주차난을 겪는 난개발 상업지구라는 비판을 받고 있지만, 젊은 층이 선호하는 브랜드 위주의 사업장(프렌차이즈 포함)들이 밀집해있다 보니 기존 구도심의 경쟁력은 점점 떨어지는 상황이다.
[용인신문] 광복 76주년인 8월 15일은 일본의 패전 및 종전일이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 식민체제를 겪은 우리 국민의 아픔과 갈등은 끝나지 않고 있다. 올림픽을 계기로 한일 정상회담을 기대했으나 양국 모두 정치 셈법만 따지는 바람에 더 꼬여가는 형국이다. 문제는 일본이 아직도 과거사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자기 성찰이 없다는 것이다. 일본 우익들의 성지로 꼽히는 야스쿠니신사에는 8.15만 되면 참배객들이 줄을 잇는다. 청일‧ 러일‧ 태평양 전쟁에서 숨진 군인과 군속만 약 247만 명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는 1896년에 건립됐다. 일본에겐 국가 영웅일지 몰라도, 침략전쟁 피해를 본 주변국들 입장에서는 용납할 수 없는 반인륜적 행태다. 신사 안의 전쟁박물관 ‘유슈칸(遊就館)’에는 태평양 전쟁 말기 일본군이 자살 공격에 사용했던 전투기 ‘제로센(零戰)’이 전시돼 있다. 태평양 전쟁을 태평양 전쟁이라며 ‘식민지 해방전쟁’으로 미화하는 걸 보면, 제국주의 망령이 아직도 떠나지 않았다. 물론 정권에 따라 과거사에 대한 인식과 태도가 달라지기도 한다. 전후 50주년인 1995년 8월 15일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 담화’에서는 총리 최초로 통절한 반성을 보였다. 10년
[용인신문] 백군기 용인시장의 취임 3주년 기념 언론간담회 키워드는 ‘균형’, ‘경제’, ‘환경’이었다. 난개발 오명으로 얼룩진 용인시 입장에서는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러나 남은 임기 1년 동안 동서남북 균형발전 도시의 초석을 만들겠다는 의지가 실현될 수 있을까. 동서남북 균형발전 계획은 대한민국 경제수도로의 도약과 탄소중립도시 실현을 통한 친환경 생태 경제자족도시 조성이 주제였다. 그 중 처인구는 남사읍 일대 약 620만㎡을 주거·산업·에코타운 기능을 갖춘 자족복합도시로 건설하기 위한 가이드라인 수립이 있었다. 교통인프라는 정치권과 처인구민들이 강력하게 요청해서 결정된 세종~포천고속도로(제2경부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에 각각 2곳씩 만들어지는 IC를 꼽았다. 차기 철도망 구축계획인 ‘경강선 연장 수정안’도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끝내 포함되지 않았다. 경안천을 중심으로 5곳의 녹지 거점을 연결한 277만㎡ 규모의 ‘용인 어울林(림)파크’ 와 ‘이동 에코-레저파크’조성 계획도 밝혔다. 백암면에는 ‘팜 앤 포레스트 타운’을 만들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사업들을 꼼꼼히 들여다보면 용인시 사업이 아닌 게 대부분이다. 국토부와 환경부
[용인신문] 용인시 도시 브랜드가 ‘에이스(ACE) 용인’임을 아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도시 브랜드가 있기는 하냐고 반문하는 시민들도 많다. 왜, 도시 브랜드가 수시로 바뀌냐고 묻기도 한다. 이는 도시 정체성을 기본부터 망각하고 무너뜨린 역대 시장들의 무지와 정치적 욕심이 자초한 현상이다. 2004년 민선 3기 이정문 시장 시절 만든 용인시 첫 도시 브랜드가 ‘에이스 용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민들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사실상 ‘에이스 용인’은 용도 폐기된 상태다. 시 공식 홈페이지 어딜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다. 시는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도시 브랜드를 만들 때 ‘에이스 용인’을 탄생시켰다. 처음엔 가구 브랜드를 연상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러나 도시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화 시대의 도시경쟁력을 위해 ‘에이스 용인’을 도시 브랜드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에이스(Ace)는 ‘최고’ 외 ‘최우수’, ‘숙달한’, ‘일류’, ‘멋진’ 등의 의미를 포함해 용인시 미래 비전과 일치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당시 시는 시민 공모로 도시 브랜드 1148건을 접수했지만, 선정위원회 검토에서 선정 작품을 결정하지 못해 외부기관에 의뢰해 ‘에이스 용인’을
[용인신문] 경강선과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염원하는 플래카드가 이제 다 떨어졌다. 잠시나마 용인시민 중에서도 처인구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줬을 국가철도 유치, 삼성그룹 고 이건희 회장 컬렉션은 대중집회와 서명운동으로까지 이어져 용인공동체 의식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기자를 비롯한 오피니언 리더들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서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었다. 안타깝지만 염원의 결과는 모두 실패였다. 그래서 씁쓸하다는 것이 아니라 뻔히 실패를 예측하면서도 억지춘향의 모습을 보인 쇼맨십 때문이다. 모든 행위가 지극히 정치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뜻이다. 봄에 씨를 뿌려야 가을에 열매를 거둘 수 있는 게 세상과 자연의 이치다. 봄부터 땀 흘려 일하지 않고, 가을에 풍성한 수확을 기대한다면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경강선 문제야말로 경전철 때문에 손해 보는 용인시 입장에선 치밀한 계획과 유치전을 펼쳤어야 한다. 처인구에는 어떤 수를 써서라도 국가철도망을 견인 했어야 했고, 이를 위해서는 정치인들이 초당적으로 힘을 합치길 기대했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이야 애초부터 실패할 걸 알면서도 남들도 하니까 했던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더 이상의 쇼맨십은 하지 말길 바
[용인신문] 최근 정치권에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 논란은 국민의 힘 이준석 당대표의 공약에서 촉발됐다. 자격시험은 그동안 공천제에 무임승차한 함량 미달 정치인들을 배제하기 위한 것이다. 물론 구체적인 자격시험 방법론이 제시되지는 못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세대교체 바람처럼 선출직 공직자들도 변해야 한다는 것. 이 대표는 SNS를 통해 “정당 기능 중에서 공직 후보자 추천이 가장 중요하고도 어렵다. 그래서 완벽한 설계가 필요하다”면서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은 사실상의 상시 공천심사와 비슷한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단순 자격시험 이상으로 정당의 인재영입 구조를 바꿔놓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인물 검증 방법론으로 토론배틀을 거론했고, 당 대변인부터 토론배틀로 선발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아직까지 뚜렷한 방법론이 제시되진 못했지만 그동안 보수정당 수뇌부가 보여왔던 행태와는 분명 파격적인지라 당내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현재 이 대표가 거론한 대상은 기초단체로 국한한 것처럼 보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선출직 공직자다. 온전한 지방자치제 부활은 1995년 4대 지방동시선거로 시작됐다. 이중 기초의회는 1
[용인신문] 용인시가 사상 유례없는 개발 부흥기를 맞고 있다. 제2의 부흥기가 아니라 르네상스 원년이라 해도 될 만큼 개발 호재가 풍년이다. 용인시는 복된 도시임이 틀림없다. 1970년대 초 고속도로 시대 개막 후 산업화와 택지개발로 불과 30여 년 만에 글로벌 도시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를 자랑하며 고속도로와 전철, 심지어 광역급행철도까지 들어설 예정이니 지도가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진 셈이다. 행정분야도 2022년부터는 수원‧고양‧창원시와 함께 준 광역시급인 ‘특례시’로 바뀐다. 인구는 광역시급이지만 지금까지 소규모 도시 혜택을 받아왔다. 이제 몇 개월후면 용인시민들도 준 광역시민 대접을 받게 된다. 물론 아직은 특례시가 처음 시행되는 것이기에 불분명한 것들이 많다. 그래도 특례시가 되면 많은 권한과 혜택이 지자체와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니 행정력과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기대감에 박수를 보내는 것이리라. 용인시는 경제적으로도 일약 기회의 땅으로 거듭나는 중이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플랫폼시티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글로벌 자족도시로써의 기대감이 크다. 최근 전 세계는 반도체 부족 사태로 난리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서도
[용인신문] 최근 용인시는 문화예술행정 수준을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에 올라있다. 뒤늦게 문화체육관광부가 2018년부터 추진 중인 ‘법정 문화도시’ 선정에 뛰어들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안타깝기까지 하다. 그래도 용인시의 문화예술 현실을 직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전국 지자체들이 ‘이건희 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드는 바람에 용인시도 유치 희망을 선언한 상태다. 삼성과의 연고를 따지자면 당연히 용인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해야 함이 마땅해 보인다. 손이 안으로 굽는다고, 지역언론인 처지에서 볼 때도 이병철 회장의 유지를 받든 호암미술관이 있고, 삼성그룹의 두 축인 삼성반도체와 에버랜드까지 있으니 용인시가 금상첨화 아닌가. 그런데 필자가 우려하는 것은 용인시 문화예술 행정인프라, 즉 전문 인력과 지속 가능한 예산지원 문제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 희망은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생색내기, 또는 면피용 선언일 수 있다. 그런데 긍정적인 측면은 이를 계기로 용인의 문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앞으로 용인지역 문화예술 분야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갈 수 있는 단초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시민들은 무능한 정무직 행정가와 정치인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용인신문] 용인시의회가 공부하는 의원상을 표방해 2011년부터 의원 연구단체 모임을 운영 중이라고 한다. 시의회에 따르면 2021년 의원 연구단체는 △용인독립운동탐험대 △공유도시 용인 △치매 원스톱 서비스 △용인특례시 △Sports city- 용인 △환경치유 용인 △용인스포츠라이프 △아트(art)지기 등이다. 지난해 5개 단체에서 올해부터 ‘용인특례시’를 포함해 3개 단체가 늘어났다고 한다. 시의원들이 공부한다는 것엔 큰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연구모임을 빌미로 자신들의 연구단체 실적을 위해 혹여라도 미진한 정책을 정치적으로 이용할까 심히 걱정된다. 최근 용인항일독립기념관 건립을 둘러싼 공직사회와 향토사학계에서 흘러나온 비판 때문이다. 사업의 타당성과 객관성을 따져 합리적이면,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정책임에 틀림없다. 더군다나 항일독립운동 기념사업이란 명분에는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계획안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비판이 적지 않다. 이유는 공론화 과정 없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 관계자는 독립운동기념사업회 등 일부 단체 인사들과 소통을 했다는 입장이다. 또 예산심사 등의 과정을 거친 후 전문가로 확대해 폭넓은 공론화 방향을 피력했다.
[용인신문] 용인시는 예로부터 풍수지리 측면에서 명당자리가 많다고 했다. '사거용인(死去龍仁)'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분묘가 많은 곳이기도 하다. 조선시대부터 한양성곽 주변 도시의 고관 대작들이 우거지로 선호해 조광조, 남구만 같은 굵직한 인물들이 낙향해 살았다. 벼슬에서 물러나 용인에 머물면서 명현의 묘역이 조성되거나 명현이 많이 배출됐다. 요즘에도 유명세를 날리던 인물들의 유택(幽宅)이 대거 몰리는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문학인들의 묘역이 용인지역에 산재해 눈길을 끌었다. 홍길동의 저자 허균의 가족묘가 이전해와 원삼면 맹리에 조성되어 있다. 몇 년 전엔 박목월 시인 묘역 옆에 그를 기리는 문학정원이 용인공원묘원에 조성되기도 했다. 용인지역 최초로 용인신문과 용인문학지에서 용인문학 순례길 4개 코스를 개발해 제언했던 것은 행정당국이 나서서 지역문화콘텐츠로 적극 개발해 주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한 작가의 사상이나 예술 활동 등을 연구 비평하기 위해서는 그의 활동 시기와 공간, 그 시대 특수한 환경 등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작가론은 작가의 탄생 공간부터 작품 활동에 영향을 끼쳤던 환경, 그리고 사후 묘역을 통한 조명과 평가에 이르기까지 다
[용인신문] 30여 년을 용인시에서 언론인으로 살아온 기자는 누구보다도 용인을 잘 안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최근엔 용인시가 낯설게 느껴진다. 20대 후반 처음 기자 생활을 했을 때 만해도 용인시는 전형적인 농촌 지역에 불과했다. 1995년 지방자치가 부활했고, 대부분 지방의원은 지역을 연고로 나온 원주민 중심이었다. 90년대 초 중 반, 군 단위 시절 출입기자단은 본지 기자단을 제외하면 10여 명에 불과했다. 당시엔 정보기관인 안기부와 기무사, 그리고 경찰서 정보 형사들이 시살상 지역 내 모든 조직을 관리(?)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군 단위 시절의 전형적인 시골 마을은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개발의 광풍이 몰아닥치면서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뤘다. 원주민이 불과 1만여 명에 불과했던 수지구(당시 수지면)는 현재 38만 명에 육박한다. 그래서 비약적 발전이 아닌 “논밭이 아파트숲으로 변했다”라는 비유를 한 것이다. 기흥구 인구는 더 많아서 현재 44만여 명이고, 오히려 면적이 가장 큰 처인구는 26만여 명이다. 도시의 가장 큰 변화는 인구 증가라고 볼 수 있지만, 최근 들어 놀라운 것은 도시 인프라가 어느 정도 조성되자 일명 ‘핫플레이스’가 곳곳에 생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