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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숲이야기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장수비결 알려주는 ‘주목’

이대영의 숲이야기

정선 두위봉 국내 최고령 주목.

 

설악산 주목.

 

[용인신문] ‘주목’하면 따라붙는 말이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다.

 

천년 넘게 사는 장수목이며 죽어서도 오랫동안 썩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나무의 특성을 잘 표현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주목(朱木)은 나무껍질(樹皮)과 심재(心材)가 붉은색이어서 붙인 이름이다. 또한, 택솔이란 항암물질이 주목의 씨눈에 다량 함유된 사실이 발견돼 택솔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설악산 고지대에서 자라는 눈주목과 울릉도 회솔나무도 주목의 변종으로 판단되고 있으며 최고령으로 강원도 정선의 ‘정선 두위봉 주목’(천연기념물 제433호)이 있다.

 

특히 소백산 비로봉 주목 군락지(천연기념물 제244호)는 해발 1200~1400m 정상부 서쪽에 100여 그루가 강한 바람과 눈보라에 줄기가 꼬이고 가지는 여러 방향으로 휘어져 신기한 모습이다. 겨울에 내린 눈과 어우러져 만들어진 작품은 달력이나 연하장 등에도 자주 등장한다.

 

사람의 장수비결을 적게 먹고 느긋하게 행동하는 습관에서 찾는 학자도 있다. 대개의 식물이 더 많은 광합성을 위해 햇빛을 쫓지만, 주목은 햇빛이 강해지면 스스로 광합성 활동을 줄이며 느긋하게 자라는 쪽을 택하니 조직이 치밀해져 오래 살고 죽어서도 잘 썩지 않는 음수의 특성을 잘 표현한다. 자연의 오묘한 생태계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와 중국동북부, 시베리아, 일본 등 고산지대에 주로 분포하는 주목은 수형이 아름답고 가지가 사방으로 퍼져 보기 좋고 안정감이 있는 원뿔형으로, 조경수로도 많이 쓰이며 바둑판과 무병장수의 상징인 지팡이로 노인에게는 으뜸의 효도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