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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사회

세계로 뻗어나가는 K-기상레이더 운영 기술

기상 칼럼

 

기상청장 장동언

 

용인신문 | 우리나라는 6·25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국토와 무너진 기반 시설 위에서 맨손으로 ‘한강의 기적’을 통해 괄목할 만한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한때 식량부터 물자, 기술 등 많은 부분에서 외국의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세계 여러 나라에 원조하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다른 많은 기술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기상기술 역시 과거에는 해외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현재는 기상기술의 국산화를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우수한 기상기술은 해외로 전파되어 글로벌 무대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기상청은 1998년부터 시작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 등 개발도상국의 기상청 직원을 대상으로 국제 교육과정을 운영해오고 있다. 2015년에는 세계기상기구(WMO)로부터 아시아지역 교육훈련기관(RTC)으로 인정받았으며, 지금까지 96개국의 1,440여 명에게 우리의 기상기술을 전수하였다.

 

특히, 2012년부터 시작된 ‘기상레이더 운영 및 활용 교육’은 개발도상국의 기상재해 대응 능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12년 16개국 16명을 시작으로 2024년까지 13년간 총 47개국 211명의 기상 관계자가 참여하였다. 이 과정에서는 기상레이더 관측 이론부터 운영과 유지 관리, 자료 해석과 활용까지 포괄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며, 참석자들은 기상레이더 영상을 활용하여 위험기상 현상을 조기에 탐지하는 방법도 습득하게 된다. 또한, 국내 기상레이더 관측소와 용인 실증관측소에서 레이더 관측 전략과 유지 관리에 관한 현장 실습도 병행하여 실질적인 배움의 기회를 얻어 간다.

 

기상청은 기본적인 종합 과정 외에도 해마다 장비 운영이나 자료 활용에 특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 6월 ‘기상레이더 자료 활용능력 향상과정’을 운영하였는데, 라오스, 몽골,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6개국 14명의 레이더 담당자와 실무예보관 등이 참석하였다. 교육 참석자들은 나라별 레이더 활용 위험기상 분석 사례, 기상레이더 기본 이론 및 관측 원리, 기상레이더 자료 해석 및 예보 활용 기술 등을 학습하였다. 또한, 국내 레이더 설치 지점과 국가기상센터, 기상‧지진장비 인증센터 등 실무 현장에서 기후위기 시대에 위험기상 조기 감시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국내 수요가 적어 기상레이더를 자체 생산하지는 않지만 레이더 장비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해 세부 부품 수준까지 자체 매뉴얼을 제작했으며, 관련 유지·관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세계 레이더 기술 동향을 파악하는 동시에, 국내에서 대체할 수 있는 부품을 개발하고 핵심 기술을 국산화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와 같은 끊임없는 노력을 바탕으로, 우리나라는 기상레이더 자료 처리 기술력 부분에서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이러한 기술력은 품질관리, 영상 합성기술, 위험기상과 연계한 산출물의 생산 등 90건의 국내외 특허로 증명된다.

 

우리나라의 기상레이더 기술은 인류의 공동 자산이 되어 세계 곳곳에 전파되고 있다. 여러 나라의 기상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기상청이 제공하는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흡수해 자국에서 적용하기 위해 열심히 배우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기상예보 역량 향상과 위험기상 조기 대응을 지원하기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선두에 서 있는 기상청은 앞으로 전 세계에 기상기술 협력망을 구축해 나가고,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기상기술 선도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전 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자연재해를 예방하는 것은 인류의 미래가 걸린 공통의 과제이다. 그 중심에 우리나라 기상청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