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바람
장진수
비가 온다
우산 잡을 손이 없어 비를 맞고
목발은 비를 먹어 미끄럽다
넘어지지 않게 목발에 깔창이라도 달렸으면
들길을 걸을 때
목발은 돌들과 싸우며 걷는다
안 걸리게 받침대라도 있었으면
내 소중한 목발이
그랬으면 행복하겠다
장진수
1991년생(장애정도 중증)
2014년 시창작 시작
작은 바람
장진수
비가 온다
우산 잡을 손이 없어 비를 맞고
목발은 비를 먹어 미끄럽다
넘어지지 않게 목발에 깔창이라도 달렸으면
들길을 걸을 때
목발은 돌들과 싸우며 걷는다
안 걸리게 받침대라도 있었으면
내 소중한 목발이
그랬으면 행복하겠다
장진수
1991년생(장애정도 중증)
2014년 시창작 시작
작은 바람 장진수 비가 온다 우산 잡을 손이 없어 비를 맞고 목발은 비를 먹어 미끄럽다 넘어지지 않게 목발에 깔창이라도 달렸으면 들길을 걸을 때 목발은 돌들과 싸우며 걷는다 안 걸리게 받침대라도 있었으면 내 소중한 목발이 그랬으면 행복하겠다 장진수 1991년생(장애정도 중증) 2014년 시창작 시작
우린 모두 따듯했다 최문석 눈이 오는 날에 사람들은 모두 집 밖으로 나간다 하지만 나는 아니다 나는 따듯한 집에서 캐롤을 들으며 책을 읽는다 그게 나에게는 행복이다 사진도 찍고 맛있는것도 먹고 눈놀이도 한다 추운 겨울날 행복하고 따듯한 추억을 만든다 사람들은 사진을 보면서 지난 겨울을 추억하고 나는 책을 떠올리며 지난 겨울을 추억한다 우리의 추억은 모두 다르지만 모두 따듯했다. ============================== 1994년 생(장애정도 중증) 2015년부터 시창작 시작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김상규 나에게 시를 쓸 수 있는 용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모님이 안 계셨으면 많은 책도 불편할 수 있어요 의자가 없으면 불편한 것처럼 부모님이 안 계시면 나는 쓸모 없는 물건처럼 불안해요 부모님이 세상에 나를 낳아 밝고 아름다운 세상과 만났어요 부모님이 계셔서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어요 김상규 1997년생(장애정도 중증) 2017년부터 시창작 시작
시를 읽는 이유 오정환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어서 설레일 수 있어서 공감할 수 있어서 소통할 수 있어서 시를 읽는다 음식을 만들어 나누듯 시를 쓰로 나누고 싶다 토요일마다 만나는 시 이런저런 삶에 대한 시 반짝이는 생각으로 엮은 시 오늘도 시를 만난다 시는 꿈꾸게 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나무를 심게 하고 숲이 되게 하고 물이 흐르게 하고 동물이 살 수 있게 한다 시는 뭐든 할 수 있게 한다 ------------- 시각장애1급 반딧불이 시인
<제7회 남구만신인문학상 수상작> 심해어 박형식 공중에 세 들어 사는 새들은 알까 수화처럼 무겁게 꾹꾹 눌러 담은 어둠을 깃털처럼 가벼운 소문은 절대 가라앉지 않지 물에 빠져 죽은 물고기들 그리고 사체를 유령처럼 뜯어먹고 사는 눈이 사라진 어류들 폐를 선물로 받은 생명체는 결코 가 볼 수 없는 곳 심해 원시의 밑그림 해조차 속 시원히 들어가 보지 못한 곳 한여름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도 노랗게 물든 잎사귀를 훑어줄 따스한 바람도 없고 한적한 구름도 머물지 못하는 곳 갑작스런 소나기 피할 수 있는 따스한 둥지도 없어 어미는 그 새끼를 애써 품어본 적이 없지 이빨이 피부를 뚫고 가시처럼 박힌 무시무시한 겉모습을 가진 괴물들과 이마에 등을 앞세우고 다니는 심해어 그리고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한 생명체들 걔네는 아마 모를 거야 자신들의 그 끔찍한 몰골들을 목마른 옹달샘에 얼굴 비춰 본 적 없으니 어디 한 번 꽃단장이나 제대로 해 봤을까 햇살을 피해 천적을 피해 세상을 피해 어둠을 찾아 바위틈 한적한 은신처를 찾아 경쟁하듯 끝없이 파고 들어간 어둠의 헤픈 끝자락 어느새 머리부터 흐물흐물해져 몸은 가족조차 못 알아볼 정도로 볼썽사납게 납작해졌지만 감당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