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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 어머니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②

어떤 아기가 태어날까. 부모들은 태어날 아기에 대해 많은 상상과 기대를 한다.

그런데 “내 마음을 닮은 아기가 태어날 수 있도록 해주세요”라고 또박또박 말할 수 있는 부모, 엄마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본다.

그런 부모의 마음, 엄마의 마음이 하늘을 닮아있다면, 그래서 그 마음을 닮은 아기가 태어나고, 또 그 아이가 자라 부모가 돼 또 부모를 닮은 아기를 낳는다면.

하늘, 허공은 무한한 에너지의 창고이고 무한히 크고 넓은 지혜와 자비가 있어 이 같은 우주의 신비를 불교 경전에서는 중생의 여러 바람을 이루어 준다고 하는 허공장보살이라고 부른다.

무한한 덕을 베풀고 살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아이. 하늘 닮은 마음이 대를 잇는 아름다운 세상.

그런데 요즘 결혼 한 신세대 부부들 가운데는 건강이 최고요, 그다음에는 공부 잘해서 돈 많이 버는 아기가 태어나길 바란다고 말한다.

“험난한 세상에서 착해가지고 어떻게 살아가려구요. 지금은 경쟁 시대니 남보다 앞서 나가야 인생이 보장되는 것 아닌가요. 더군다나 100세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데.”

인성은 처음부터 배제라고 애교를 담아 마치 그게 실제 마음은 아닌 듯 쑥스럽게 이야기 하지만 실은 그게 진정 현대 부모들의 마음일지 모른다.

요즘 엄마들은 영어 태교하랴, 악기 배우랴, 책 읽으랴 능력 있는 아기를 낳기 위해 바쁘다. 다중지능에 고루 노출될 수 있게 해주려면 엄마가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

고요히 앉아 삼감과 정으로 마음을 다스린 옛 어머니들과는 달리 태교도 역동적으로 한다.

지금으로부터 210년 전 사주당이씨는 요즘 부모와는 차원이 다르게 격조 높은 태교를 실천하고 태교책까지 남겼다.

어려서부터 책읽기를 좋아해 사서오경, 육례, 제자백가의 말씀을 익히고 우주의 오묘한 이치까지 파악했으며, 천문학 산술학 음악 한의학에 이르기까지 깊고 넓은 학문의 세계를 두루 갖추고 성인의 말씀을 평소 실천하고 살았으니 임신한 후에 허둥지둥 요즘 엄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엄마로서의 준비가 이미 몸에 배어있는 상태에서 아기를 맞아들이는 여유있는 엄마다.

그는 하늘의 성품을 본받은 성인 군자를 닮은 아기 낳기를 기원했다.

그의 아들 유희와 세명의 딸은 소원대로 총명하고 인성을 두루 갖춘 인물로 태어났다.

특히 효성이 지극했던 유희는 시류에 휩쓸리지 말라는 어머니 말씀대로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고, 언문지를 비롯해 문통 물명고 등 100여권에 이르는 주옥같은 저술을 남겼다.

사주당이씨와 유희는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처럼 한쌍의 훌륭한 모자의 모델로 꼽을 수 있다.

율곡이 벼슬을 해서 그 어머니 신사임당이 이름을 날릴 수 있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사주당이씨는 유희와 함께 역사의 뒤편에 묻혀 있지만 율곡 모자에 버금가는 훌륭한 인품을 갖춘 인물들이다.

사주당이씨는 훌륭한 성품을 갖춘 아기를 낳는 것을 태교의 큰 덕목으로 여겨 태교신기 제일 첫머리에서 사람의 성품과 기질을 논했다.

“사람의 성품은 하늘을 본받고 기질은 부모에 의해 이뤄진다. 그런데 기질이 한편으로 치우쳐 버릇으로 굳어져버리면 하늘의 선한 성품을 가리게 된다. 따라서 부모의 낳고 기름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특히 어머니의 기질을 태아가 뱃속에서 열 달 동안 감화하면서 길러지니 열 달 동안의 어머니의 마음가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