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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부는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④

어머니와 아기는 한 몸이다. 어머니의 몸속에 자리를 잡고 자라기 시작하는 태아는 어머니의 자궁을 10개월 동안 빌리는 독립된 개체임과 동시에 자궁 속에 안착돼 자라고 있는 동안 엄마와 탯줄로 이어진 한 몸이다.

엄마의 생각과 느낌은 따라서 태아의 생각이고 느낌이다. 이사주당은 태교신기에서 “뱃속의 아기는 어머니와 혈맥이 이어져 있어 어머니의 호흡에 따라 움직이므로 어머니의 기쁨과 성냄은 아기의 성품이 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임신부들이 이런 생각을 하기란 쉽지 않다. 즉 엄마의 마음 씀씀이가 곧바로 태아에게 영향을 주리라고는 잘 생각하지 못한다.

그래서 임신시에 조심한다고 하는 것을 보면, 주로 행동거지나 음식, 혹은 외부적 요인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넘어지지 않게 조심한다든가, 커피를 마시지 않는 것 등을 잘 실천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만일 안다고 해도 10개월을 잘 견뎌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남편과의 부부싸움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모르고 둘째를 가진 엄마들은 아빠가 큰 애를 혼내는 일에 격분해서 뱃속에 둘째가 보고 듣고 있음을 잠깐 잊고 부부싸움에 나선다.

이는 엄마의 감정이나 말 한마디가 모두 태아에게 영향을 준다는 점을 부부 모두 미쳐 깨닫지 못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리라. 어머니가 싸움을 건다는 것은 화가 나있다는 이야기다.

이사주당은 태교신기에서 “엄마가 화를 내면 태아의 혈이 잘못 된다”고 경계하고 있다. 현대 의학에서도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더 자주 아파 병원을 찾는 수가 많다고 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은 임신부의 자궁을 수축시켜 태아에게 전해지는 산소를 충분히 공급할 수 없게 해 태아의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할 수 있게 된다.

이런 태아는 심할 경우 태어난 후에 저능아나 정신질환 등의 문제를 앓을 수 있다.

이사주당은 “남편이나 가족은 임신부가 화나거나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도록 각별히 사랑하고 보호해 줘야 한다”고 태교신기에 적어 임신부의 정서적 안정이 중요함을 일깨우고 있다.

조선왕실 태교는 유난스럽다고 할만치 각별했다. 왕비의 간택에서부터 임신 태교 출산에 온 궁궐이 관심을 쏟았다.

임신 3개월째가 되면 왕비는 모든 스트레스와 신경 쓰이는 일로부터 뚝 떨어져 아예 별궁으로 나가 거처하면서 몸가짐 마음가짐에 온 정성을 쏟아 부었다.

그런데 이렇게 태교에 조심스런 조선 왕실에서조차도 태교 실패작이 탄생한 것을 보면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알 수 있다.

조선왕실에서 최악의 태교 실패작이었던 연산군의 아버지는 조선 초기 왕조의 체제를 완성시킨 성종이다. 이런 훌륭한 왕에게서 폭군이 탄생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러면 어머니는 어떨까. 폐비 윤씨는 마음 다스림에 크게 실패했다. 윤씨는 연산군을 임신한 후 남편 성종이 다른 후궁들을 가까이 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

더구나 후궁이 임신까지 하게 되자 증오심과 질투에 따른 분노가 극에 달했다. 부부싸움이 잦아지는 것은 물론이었다. 결국 연산군은 어머니의 성정을 그대로 닮은 채로 태어났다.

그의 악행은 도를 넘는다고 할 수 있다. 어머니 윤씨가 그토록 증오했던 후궁들을 참혹하게 죽인 후 시신을 찢어 젓을 담가 산과 들에 내다버렸을 정도다.

남편으로서 부족했던 성종과 격한 마음을 다스리지 못한 어머니 윤씨가 맺은 결과다.

아기는 태중에서부터 바르게 성장해야 한다. 사랑의 씨앗을 심은 부부는 사랑이 튼튼한 뿌리를 내리게 아름답게 키워내야 한다.

땅을 닮은 엄마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아름답게 성장시키는 마음을 본래부터 가지고 있어야 한다. 하늘을 닮은 아빠는 넓고 넓은 지혜와 용서로 포용하는 마음을 본래부터 가지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