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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품있고 총명한 태아를 위한 기원⑫

아기에 대한 소원을 담아 예쁜 아기 이불을 꾸며보자

태교가 무슨 거창한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그저 일상 생활 속에서 좀 더 태아를 위해 신경 쓰는 것이라고 할까.

그러나 이런 소소한 일상임에도 막상 임신을 하게 되면 열 달 동안의 태교가 말처럼 쉽지 않다.

모든 일거수 일투족, 일상 생활의 중심에 아기를 두어야 하는데 평소의 습관이나 그날 그날의 기분, 혹은 상황이 녹녹하게 허락해 주지만은 않는다.

특히 아기가 뱃속에 있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상대를 대상으로 한다는 것은 어렵다. 뱃속의 아기를 깜빡 잊고 무심히 행해지는 부주의가 수없이 따를 수 있다.

뭔가 태아를 위해 특별한 것을 해주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첫 아이가 아닌 경우에는 큰 애들과 아빠, 그리고 주변의 가족이나 사회에서 만나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두 태아를 중심에 두지만은 않는다.

특히 사회적 관계에서 만나는 사람들이 늘 임신부를 배려하는 것이 아니다.

옛날 왕실에서 임신 3개월이 되면 거처를 조용한 별궁으로 옮겨 아예 주변의 신경 쓰이는 일로부터 차단을 해버린 이유가 납득이 간다.

요즘 평범한 주부로서는 남의 나라 이야기로 들린다. 물론 여건이 되면 옛날 왕비처럼 태교를 시도해 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예인들은 임신을 하면 활동을 중지하고 온통 태교에 전념한다고 하는데, 왕비 부럽지 않은 태교를 하고 있지 않을까 자못 궁금한 부분이다.

왕비가 있는 별궁에는 담당자 이외에는 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다. 임신한 왕비는 매사 조심하고 철저히 금욕생활을 했으며 늘 조용히 앉아 예쁘고 바른 것만 보고 좋은 이야기를 듣고 고운 언행을 실천했다.

시와 서예, 그림에 대한 태교 수업도 부지런히 했다.

그런데 한편으론 외부와 단절된 삶이 얼마나 답답하고 지루했을까하는 동정이 간다.

총명한 공주 왕자를 위한 것도 하루 이틀이지 허구헛날 별궁에 갇혀 태교를 실천하는 것이 쉽기만 했겠는가. 아마 도를 닦는 것과 같이 마음을 다스렸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마음 내킬땐 언제든지 경치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거나,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콘서트장, 감동을 주는 그림을 볼 수 있는 갤러리를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현대 여성들이 더 왕비 같은 태교를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대를 갈 수 있다면 아마 왕비들이 21세기로 날라다 줄 것을 애원할지도 모를 일이다.

임신 3개월은 비로서 태아의 남녀가 구별되는 때이기도 하지만 뇌신경이 성장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마음을 편하게 갖도록 노력해야 한다.

사주당이씨는 태교신기에서 임신 3개월부터 백옥이나 공작 같은 아름다운 것을 봐야하며, 나무가 부러지는 것, 집이 무너지는 것, 음란한 것, 과일이나 채소 등이 상한 것, 더럽고 혐오스러운 것 등 밉고 나쁜 것을 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조상들은 고귀하고 기품이 있다고 여겨지는 옥이나 수정, 봉황, 신선의 그림, 공작, 귀인의 초상화 등을 늘 보고 어루만지며 그 물건의 기품과 아름다움이 태아에게 전해지기를 바랬다.

왕비는 자신의 처소에 있는 아름답고 화려하며 우아한 십장생 병풍 그림을 보면서 장차 태어날 아기에게 입힐 누비옷을 직접 만들었다고 한다.

태교를 위해 왕비가 직접 바느질을 했다는 것인데 옷을 만들 때의 정성과 섬세함, 그리고 아기를 생각하는 마음이 태아에게 듬뿍 전해졌으리라.

총명한 아기 낳기를 염원하는 엄마의 마음은 이런 왕비나 필부필부(匹夫匹婦)가 매한가지다.

우리의 어머니 세대는 물론이고 요즘 신세대 임신부들도 예쁜 아기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매일 바라보면서 태어날 아기가 크고 예쁜 눈, 오똑한 코, 앵두같이 앙징 맞고 귀여운 입에 뽀얗고 고운 피부를 갖고 태어나기를 기원한다.

또 예쁜 아기를 낳기를 바라면서 양말이나 모자도 뜨고 모빌이나 딸랑이도 만든다.

유태인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율법이 쓰인 강보에 싼다고 한다. 율법에서 떨어져 살지 말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태어날 때부터 이러하니 그들은 평생 율법에 따라 삶을 산다.

부지런하고 알뜰 살뜰한 우리 임신부들은 아기가 태어나면 덮을 이불도 미리 직접 만든다. 시장에 나가 예쁘고 질 좋은 천과 솜을 사서 정성을 다해 포근한 이불을 만들어 놓는다.

정성껏 만든 이불에 얼굴에 부비면서 훌륭하고 아름다운 아기가 태어날 것을 기원한다.

그런데 유태인들처럼 늘 덮을 이불을 만들 때 아기가 어떻게 자랐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수놓거나 성현의 기품 있는 문구 등을 새겨 넣으면 어떨까.

임신하고 있을 때만이 아니라 태어나서도 그 아기가 어떻게 자라주기를 바라는 끊임없는 엄마의 사랑을 포근한 이불에 살포시 담아 보는 것도 좋은 태교가 될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