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전략
산다는 건 참 힘들다. 왜 그런 걸까? 돈이 없어서 그런 거라고 쉽게 말하지만, 돈 많은 사람이 자살하는걸 보면 그런 것도 아닌 듯싶다. 사람은 사람들과 함께 산다. 그런데 그것이 자신의 마음과 안 맞거나 헝클어지면 자신의 정체성이 혼란을 겪고 사는 의미와 의욕을 잃어버린다.
망해도 다시 일어나 열심히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남들이 볼 때 성공한 것 같아 보이는데도 자살하는 사람도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표준인구로 계산한 한국의 자살률은 33.5명으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고 한다. OECD 평균 자살률 12.9명에 비해서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우울증이 문제라고 한다.
사람은 서로를 비교하며 자신을 판단한다. 사회적인 모습으로 태어난 인간은 타인과 긴밀한 유대를 가지려고 하는데 남들보다 못한 입장에 서게 되면 쉽게 우울증에 빠진다. 친지들은 잘 살고 있지만 그것에 비해 떨어진다면 불행한 마음이 다가오는 것이다.
뻔뻔하고 씩씩하게 혼자 살 수 있다면 문제가 될 건 없지만 인간이 혼자 살아간다는 건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우린 언제나 관계 속에서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우리는 만나면 타인에 대한 이야기들을 주로 한다.
누구는 어떻게 살고 있고, 누구는 잘됐고, 누구는 망했고 하는 식으로 주변사람들 소식을 나눈다. 안부를 묻는듯하지만 마치 검열하듯 자신의 입장에서 타인을 평가하고 스스로도 그 기준에 의해 자신을 평가 한다.
우린 어쩌면 타인이 무서워서 열심히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남들에게 못났다는 소릴 듣기 싫어서 억지로 타인의 기준에 맞추어 그럴 듯하게 살려고 한다. 그러면서 결국 자기다움이나 자신만의 특성과 기쁨은 갖지 못하고 끌려 다니듯 살게 되고 삶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우울증에 시달리게 된다.
사주상담을 하다보면 몸과 마음이 부서지도록 남들 눈치만 보며 사는 사람들이 있다. 착한여자 콤플렉스나 착한아들 콤플렉스에 의해 자신의 꿈과 희망을 포기하고 원망하는 소릴 듣지 않기 위해 말도 안 되는 희생을 감수하며 살아간다.
그들의 손금을 보면 곧 죽게 생겨서 이렇게 살면 안 된다고 말해주지만 그것을 이겨낼 자신만의 당위성을 가지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가 자신을 보고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자신이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우스꽝스럽게 살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그 옷을 벗어버릴 용기를 가질 수 있다면 아마 상담 같은 것도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린 늘 일에 쫒기고 사람들의 시선에 쫒기면서 스스로 생각할 시간조차 갖지 못하고 사는 게 대부분이다. 만일 시간이 난다고 해도 명상이나 인문학 공부를 통해 자신을 알려고 하는 것보다는 아무생각 없이 내일의 힘든 삶을 위해 휴식만을 취하려한다. 그리고 그렇게 반복의 악순환만을 가지고 온다.
사람들은 다 다르다. 반드시 각자의 특성이 있고 그 특성대로 살 때만이 행복해진다. 장사하는 사람은 가게를 차리는 게 행복하고 직장에서 안정된 자릴 원하는 사람은 그렇게 살아야 한다. 또한 자유로운 사람은 자신만의 기술을 가지고 프리랜서로 먹고 살아야 하며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커뮤니티가 있는 곳에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알고 그 자리를 차지할 때 우울증 같은 건 안생기고 남이 뭐라고 하든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에게 맞는 것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니깐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