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합니다.” 지난 3월 1일자로 혁신학교인 기흥중학교에 부임한 권금자 교장은 교장실에 들어선 기자 일행을 ‘사랑한다’는 인사말과 함께 공수인사로 반겼다. 역동적이고 활력 넘치는 에너지가 강하게 전해지는 순간이다.
부임 후 교사간, 사제간, 교육가족간 사랑한다는 공수인사를 권장한 권 교장은 한 달도 채 안 돼 기흥중학교 전체에 사랑 바이러스라는 변화의 씨앗을 뿌렸다.
‘사랑합니다’라는 글귀가 씌여진 노란띠까지 만들어 김용옥 교감 이하 부장 교사 등과 나눠 두르고 아침 등교시간에 정문과 후문에 서서 사랑한다는 인사말로 학생들을 맞이하니 학생들이 행복감을 느끼며 학교 생활에 활력을 얻기 시작했다.
점심시간에도 200여명의 전교생에게 일일이 식판에 수저까지 놓아주면서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맛있게 많이 먹으라는 정 나눔을 잊지 않고, 얼굴에 붙은 밥풀까지 스스럼없이 떼어주니 따뜻한 심성이 전해지면서 아이들이 팔짱을 끼고 매달리며 좋아 난리 났다.
등교 맞이 후 교감과 빗자루를 들고 교장실이며 복도 행정실 등의 청소에 나서는 권 교장을 보면서 학생들의 심성과 생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가, 솔선수범하는 모습 하나 하나가 아이들에겐 특별한 자극이고, 활력소다.
이날 자리를 함께 한 정찬민(운영위원회 지역위원 위촉예정)씨는 “모든 과제의 성패는 마음을 합하고, 협력하는 게 중요하다”며 “권금자 교장을 중심으로 펼쳐지게 될 기흥중학교 시즌 2의 희망찬 혁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흥부활 프로젝트
부임 후 권 교장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기흥부활 프로젝트’를 선포했다.
개교 23년 된 기흥중학교는 지난해에 혁신학교로 지정돼 소프트웨어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외형은 많이 낙후돼 있는 실정이다. 9년전만 해도 전교생이 1000명이 넘었으나 현재는 200여명 8개 학급에 불과하다. 찾아오는 학교, 오고 싶은 학교를 만들자는 각오를 다지면서 우선 그간 배출한 5000명되는 졸업생 동창회 수배에 나섰다.
#깨진 유리창 법칙-환경 혁신
권 교장은 안에서는 못 보는 문제를 바깥에서는 볼 수 있다는 생각에, 3월 1일 부임하기 2개월 전 이미 학교를 전체적으로 둘러보면서 부임 후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의 리스트를 정했다. ‘깨진 유리창 법칙’처럼 깨진 유리창을 오래 방치해 두면 무질서가 확산된다는 이론에 바탕을 두고 학생들에게 깨끗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로 했다. 신명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환경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다.
#CEO 교장의 강한 추진력
권 교장은 4일 입학식을 마친 다음날부터 기흥구청이며 농협을 찾아 나섰다. 무너진 담장을 고치고 화단과 학교 주변을 꽃 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지역사회의 협조를 호소했다. 농협이 비료를 제공해줬다. 5월이면 학교에 꽃이 만발할 것이다. 학교 주변의 쓰레기도 깨끗하게 치울 계획이다. 주차장 보도블럭도 정비하고 구령대며 그늘막도 산뜻하게 교체된다.
혁신거점학교이기도 한 기흥중학교는 앞으로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신갈중학교와 MOU를 맺어 운동장을 공유할 계획이다. 학교끼리의 소통과 공감으로 교육 인프라의 나눔을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꿈JOB器(꿈잡기)
혁신학교인 기흥중학교를 적극 홍보하기 위해 이니셜을 만들었다. ‘꿈잡기’가 그것. 꿈과 진로, 큰 그릇이라는 의미의 이니셜로서 학생들을 큰 그릇으로 만들어 돌려드리겠다는 학교의 의지를 담았다.
#전교사 마이 브랜드 제안 수업
한반에 20~25명의 학생들로 이뤄진 기흥중학교는 혁신학교에 잘 맞는 학생 규모다. 더욱이 한반에 보조교사가 3명씩 배치돼 맨투맨 교육에 의한 학업 성취도가 높다. 교사들은 자신의 과목을 브랜드화 시켜 공개수업을 한다.
강의식 수업에서 벗어나 참여와 활동위주의 수업으로 전환해 학생 스스로 배움이 일어나는 배움 중심 수업을 펼치고 있다. 전 교사가 자기 수업을 개방해 용인지역의 전체 교사가 참관할 수 있게 하고 있으며, 교사끼리도 수업 방식을 비교해 배우고 반성한다. NTTP 연수 등 민수정 혁신연구지원부장을 중심으로 한 교육 혁신 작업이 착실하게 추진 중이다.
#교과 융합, 문화 융합 수업-문화체험 창의 교육
1학년은 난타, 2학년은 패션, 3학년은 마당극을 테마로 다(多)교과 융합, 문화 융합 수업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수학여행과 수련회를 없애고, 대신 학년별 테마체험에 나설 계획이다. 1학년은 홍대 앞에 있는 난타 전용관, 2학년은 패션 체험을 위해 동대문을 찾을 계획이다.
권 교장은 부임 후 한국유네스코가 지원하는 CCAP(Cross-Cultural Awareness Programme: 외국인과 함께 하는 문화교실)에 계획서를 제출해 선정됐다. 이에따라 외국인을 초빙해 국제적인 문화이해 교육도 받을 수 있게 됐다. 학년별 테마 융합 교육과 맞물려 국가별 문화 탐구를 실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틈새 문화 콘서트로 감성 교육
좋은 레스토랑에 음악이 나오듯 식당의 방송시설을 이용해 점심 시간 동안 학생들이 좋아하는 개콘이나 K-POP 공연 등을 틀어줄 계획으로 1년 프로그램을 짜는 중이다. 악동뮤지션을 좋아하는 권교장을 아이들이 좋아한다.
물론 학생들이 복장을 단정하게 하는 등 아름다운 자신을 가꾸기로 약속을 하면 해주기로 했다. 25일에 행복한 기흥중학교를 이끌기 위해 학생, 학부모, 교사가 참여하는 ‘학생 인권 규정 개정’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학생 스스로 변화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극제다.
#꿈트리-타임 캡슐
학생들이 입학 때 현관에 있는 꿈트리에 꿈을 적어 매달게 했다. 졸업생들에게는 20년 후 개봉될 미래의 명함을 담은 타임캡슐을 제작해 학생들에게 무한 꿈을 지원했다.
세탁방을 만들어 학생들이 사용하는 걸레를 일일이 세탁해 주는 권교장의 따뜻한 배려를 닮아 인성과 도덕성을 갖춘 미래 리더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한다.
손발척척 역점사업, 눈 맞춤, 마음맞춤 특색사업이며, 매일아침 심성체조, 삼성드림 진로멘토 등 기흥중학교의 혁신의 꿈은 우리 모두에게 희망찬 공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