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13년의 4월도 중반을 지나고 있다. 언제쯤 새싹이 돋아날지 기미가 보이지 않던 주변에도 하나둘씩 작고 여린 초록빛이 보이기 시작한다. 세상은 조바심을 내지 않아도 시간이 되면 늘 그렇게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고 또 다음을 위해 준비한다. 겉으로 보기엔 이 모든 일들이 그냥 저절로 이루어지는 듯 보이지만 차가운 땅속에서 그 여린 것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추위와 목마름과 그리고 아무도 모르는 무관심 속에서 고군분투 했으리라.
우리가 5년 혹은 4년, 선거 때마다 한 표씩 행사할 권리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숨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바닥에 땅을 딛고 걷는 것만큼 익숙하다. 노력하지 않아도 가질 수 있는 권리이다 보니 행사하지 않고 버려지기도 쉽다. 어느 날 부턴가 우린 ‘선거’가 가진 본래의 의미를 잊은 채 ‘선거’라는 행위나 정치적 상징성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태어나면서 갖는 당연한 권리들이 있다. 법에 규정되어 있지 않아도 인간으로써 당연히 가지는 권리인 생명권, 평등권, 자유권 등이 그 것이다. 그러나 선거를 행사할 수 있는 참정권은 법에 세부절차가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권리다. 더욱이 ‘선거’는 투쟁 혹은 타협의 역사 속에서 일련의 복잡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 국민으로서 누리는 가장 중요한 권리다.
‘선거’의 사전적 의미는 일정한 조직이나 구성원이 그 대표자나 임원 등을 투표 등을 통해 뽑는 것이다. 그러나 ‘선거’는 ‘뽑는 행위’가 아닌 ‘구성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조직의 대표자를 조직의 구성원이 뽑는 것, 다수의 의견을 ‘선거’라는 방법으로 모아 하나의 결정을 만들어 내는 과정이다. 그렇기에 선거는 5년 혹은 4년마다 행사하는 권리가 아니라 우리 생활 전반에 깔려있는 중요한 이데올로기다.
민주주의는 국민이 권력을 가짐과 동시에 스스로 행사하는 정치형태다. 그리고 권력을 행사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 ‘선거’다. 즉,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서 국민이 권력을 행사한다는 의미고 선거는 민주주의를 표현하는 결정체, 즉 민주주의의 꽃이다.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했다. 추위와 목마름 속에 여린 싹을 틔우고 그 싹이 단단한 봉우리를 맺고 꽃을 피우는 것처럼 우린 어려운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의 싹을 틔우고 지켜왔고 그 꽃이 활짝 피는 걸 지켜봐왔다. 내년 6월 4일, 지방선거에 또 한 번 민주주의의 꽃을 피울 중요한 기회가 주어진다. 수 많은 꽃들이 활짝 필 내년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