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3 |볼록볼록|신현정

이은규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3

 

볼록볼록

신현정


과연 이 시각 안내견을 앞장세워

맹인 하나 어김없이 지나가는 이 시각 이 길을

발 디딜 때마다 해가 볼록볼록

달이 볼록볼록

별들이 볼록볼록

그리고 꽃송아리들이 볼록볼록 올라오는

보도블록으로

교체해주셨으면 하고 존경하는 시장님

갓 구워낸 말랑말랑한 빵도 한 번쯤은 밟고 지나가게 해주셨으면 하고 시장님.


당신께 드리고픈 새해 ‘새마음’. 언제나 ‘길’은 ‘나아감’을 떠올리게 하지요. 우리가 마주하게 될 풍경이 여기 있습니다. “이 시각 안내견을 앞장세워// 맹인 하나 어김없이 지나가는 이 시각 이 길을” 바라보아요. 만약 “발 디딜 때마다 해가 볼록볼록// 달이 볼록볼록// 별들이 볼록볼록” 떠오른다면 어떨까요. 마침내 “꽃송아리들”까지 “볼록볼록 올라오는// 보도블록”이 있다면, 우리는 더 이상 ‘길’을 나서는 일이 두렵지 않을 거예요. 시장님, 아니 그보다 높으신 이름들이여! “갓 구워낸 말랑말랑한 빵도 한 번쯤은 밟고 지나가게 해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들리나요. ‘마음의 사회학’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 사회의 표정은 곧 구성원들의 ‘마음’이기 때문이지요. “갓 구워낸 말랑말랑한 빵”냄새의 시간을 그리며.


이은규 시인 yudite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