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득원 수지구청장 |
바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가족과 함께 텃밭을 가꾸며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리고, 한바탕 웃음으로 힐링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냅니다. 서울 근교만 하더라도 주말농장 참여인구가 1만여명을 훌쩍 넘어버린 요즘 도시근교 모습입니다.
왕복 교통비, 재료비 등 경제적 비용으로만 따지자면 그냥 마트에서 구입해 먹는게 이득일 수 있겠지만, 사랑하는 우리가족 식탁에 올라오는 친환경 농산물을 직접 재배했다는 쏠쏠한 재미와 기쁨이 도시민들을 점점 더 주말농장으로 이동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산비탈, 휴경지를 이용해 운영 중인 주말농장이 흉물로 전락하고 있는 곳이 적지 않게 늘어가고 있습니다.
물론 주말농장의 인기가 지역경제 활성화란 수혜도 낳겠지만, 남겨진 쓰레기들로 인한 주변환경 악화는 시민의 눈을 찌뿌리게 하고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 세대에는 농사를 지어도 남의 눈을 의식해서 논두렁도 닦고, 잡초 뽑기, 주변환경정비에 항상 신경을 쓰고, 땅을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손님을 맞이할라 치면 집단장은 물론 앞마당을 쓸고 닦는 게 도리인 줄 알고 살았죠.
내가 분양받아 농사 짓는 것만 중요한게 아닙니다.
소중한 먹거리를 수확하고 가족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땅’에 대한 경건한 마음과 주변정리 마무리가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주말농장’의 가치를 누렸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조그만 텃밭을 가꾸고 지나간 자리에 지난해에 사용하고 남겨진 검은비닐, 고춧대, 비료포대 등이 여기저기 널려 있는 모습을 보면, 우리시민의식 수준이 아직 갈길이 먼 것 같아 씁쓸해집니다.
내가 올해 일군 텃밭은 내년에도 또다른 시민에게 분양되어 농작물을 길러 낼 소중한 땅입니다. 농사의 마무리는 ‘수확’이 아니고 ‘다음 해 농사를 위해 땅을 정리하고 깨끗한 자연환경을 지속시키는 작업’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실천하는 것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