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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규 시인의 시로 쓰는 편지 98ㅣ원(瑗)ㅣ요시마스 고오조

용인신문 시로 쓰는 편지 98

원(瑗)

요시마스 고오조


엄마 같은 그림자가 아이에게
“새끼줄을 묶어주는 거예요.
달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하고
말을 걸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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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여름, 이라고 적습니다. 새삼스럽게 소중한 질문을 드려볼까요. 우리에게 시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치 시는 “엄마 같은 그림자가/“아이에게” 묶어주는 하나의 가는 선일지도 모릅니다. 인간이 “달로 되돌아가지 않도록”, 혹은 어느 날 아침 미쳐버리거나, 미쳐버리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말이지요. 알랭 바디우는 “시의 표면에 있는 수수께끼에 관해 말하자면, 이 수수께끼는 오히려 시의 작용들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우리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것임이 분명하다”고 말합니다. 이 문장을 오늘의 시인 요시마스가 읽는다면, 어느 날 아침 미쳐버리거나, 미쳐버리지 않을 ‘자유’에 대해 가만가만 이야기를 이어나가지 않을까요. “시의 작용들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는 우리의 욕망”을 자극하면서, 존중하면서 말입니다. 시의 내부로, 당신의 마음이라는 수수께끼 안으로! 시인의 강조점처럼 시를 읽고 쓰는 것은 천재나 광인의 것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인간의 일이라는 생각이 떠오르네요. 당신으로부터, 당신에게로 향하는 투명한 여름.



이은규 시인 yudite2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