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 지키는 감성치안 '이상무'
지난 2014년 11월 개소한 보라파출소는 2015년 4월 30일 제2대 소장으로 강우진 경감을 맞았다. 보라·지곡·고매·공세동을 관할하기에 행정동으로 치면 두 곳, 보라·지곡동이 포함된 상갈동과 고매·공세동을 포함하는 기흥동을 관할한다.
파출소에 15명이 근무하다보니 관할구역의 4만8000여명 주민은 경찰 1인이 약 3400명의 주민을 담당하고 있다.
강우진 경감은 지난 1999년 순경 공채출신으로 승진시험을 통과하며 서초경찰서를 시작으로 김포공항경찰대, 서울청202경비단, 서울중앙지검 등 줄 곳 서울에서 근무했고 경감으로 승진 후 용인 동부경찰서로, 다시 보라파출소로 발령 받으며 서울을 벗어났다.
강 소장은 “보라파출소에서의 첫 인상은 푸르른 주위환경에 조용하고 살기 좋은 동네였다”며 “하지만 관할지역을 돌아보며 산적해 있는 문제점이 눈에 들어오자 돌봐야할 것들이 많은 동네로 변했다”고 말했다.
신축인 보라파출소는 깨끗했고 파출소 주위는 아파트와 나무숲으로 푸름이 어우러졌지만 노인정, 마을회관 등 지역 곳곳을 돌아본 결과 등은 깨져있고 어려운 이웃이 많았으며 치안에 힘써야 할 곳이 눈에 들어왔다.
강 소장은 지역의 기업체와 연계하는 사업을 추진했다. 먼저 독거노인이나 한 부모가정 등 소외이웃을 도우며 감성치안을 전개했다.
시급히 교체가 필요한 노인정을 선정해 낡고 깨진 형광등 조명기구를 LED등으로 교체했고 저소득층 가정을 돌며 지속적으로 교체한 결과 6곳의 노인정과 불우한 315가정에 혜택이 갔다.
지난해 추석명절에는 여주즙과 토마토즙 등 141가구에 명절선물도 전달했다. 사랑의 김장나누기 사업으로 700여 포기의 김장을 담아 소외이웃 120가구에도 전달했다. 연말에는 소외이웃의 겨울나기에 도움주기 위해 라면과 쌀을 전달하는 한편 20가구를 선정해 방한용 뽁뽁이도 부착했다. 부착하느라 애쓴 뽁뽁이의 역할은 주민들의 피부에 와 닿는 가장 큰 선물이 됐다.
주민 50여명을 초청해 치안간담회도 열었다. 주로 도로에서의 불편을 호소했고 신호등을 점멸로, 또는 비보호 좌회전을 실시함으로써 주민 불편해소에 도움을 줬다.
올해 초 마을 대동회에 참석한 강 소장은 주민들로부터 감사패를 전달 받았다. 그는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라며 “그동안 공적으로 수상했던 수많은 표창장보다도 더욱 간직하고픈 감사패였다”고 말했다.
지난해 추진한 사업을 금전적으로 계산하니 약 1억 원이 소요됐다. 계산할 수 없는 봉사자들의 땀은 그보다 더욱 값졌다.
말없이 후원하는 기업이나 봉사자들에게 해줄 것이 없나 생각하다가 후원금영수증과 봉사시간을 선물해주기 위해 기흥장애인복지관(관장 김선구)과 협약을 맺었다. 올해는 범죄로부터의 치안을 위해 후원업체와 협의 후 CCTV 설치 사업을 계획했다.
기존 60만화소의 60개 CCTV는, 치안공백은 물론 운 좋게 범위 내에서 촬영돼도 자동차 번호판 식별이 어려운 처지였다. 결국 적외선으로 야간촬영이 가능한 210만화소 4테라바이트의 CCTV를 관할지역 61개소에 신설했다.
그는 “설치가 필요한 장소라도 주민들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며 거부하면 계속 설득해야했다”며 “발품으로 힘은 들었지만 힘든 만큼 값진 사업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어려운 중증장애인 가정을 복지관에서 선정하면 파출소와 후원업체가 현장 실사 후 등 갈아주기와 함께 화재감지기, 소화기, 전등을 켤 수 있는 리모컨 등을 분기동안 70여 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선물도 차상위계층을 우선해 선정할 계획이다.
강 소장은 “작은 시작이지만 주민 행복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 생길 때마다 파출소에서 할 일을 찾을 것”이라며 “자꾸 늘어나는 예산이나 일감에도 말없이 응해주는 후원기업과 봉사자들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