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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외면 규정 급급
선진방역형 동물복지 농장까지 무차별 살처분

현장속으로… 농업회사법인(주) 청려원의 ‘눈물’
농업회사법인(주) 청려원 대표 김영석

 

 

 

 

[용인신문] # 청려원 농장주 김영석 대표의 한숨

“지금 저는 숨을 못 쉴 정도로 아픕니다.”

 

인근 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했다는 이유로 자신의 건강한 닭 16만여 마리를 눈앞에서 살처분해야 했던 농업회사법인 청려원 김영석(72세) 대표가 기자에게 쏟아낸 안타까운 절규다.

 

지난달 29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 일원 청려원 농장. 눈 쌓인 농장 입구에 취재 차량을 세워놓고, 80여m 쯤 걸어 들어가자 대형 탑차가 농장 방역 문을 빠져나오고 있었다. 한파 속에도 햇살은 좋았지만, 살처분 소식을 들어서였는지 분위기는 적막하고 더 을씨년스럽게 느껴졌다.

 

농장 입구의 사람에게 관계자를 찾으니 농장 안쪽의 사무실을 가르쳤다. 그곳엔 방역복을 입은 용인시 관계자가 나와 있었고, 40여m쯤 떨어진 계사 인근엔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한창 살처분이 진행 중처럼 보였으나 여느 살처분 현장과는 달리 고요했다.

 

잠시 후 농장주와 용인시 관계자들이 나오더니 기자에게 매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방역 문제 때문이라며, 바로 농장 입구 방역실로 안내했다. 기자를 안내한 사람이 바로 농장주 김영석 대표였다.

 

그가 바로 청와대 홈페이지에 ‘AI 살처분 규정을 개정해 달라’며, 국민청원을 올린 장본인이었다. 지난달 21일부터 한 달간 진행 중인 청원은 “AI 과도한 살처분 규정으로 인하여 숨을 쉴 수 없는 가슴의 고통을 느끼면서”라는 제목으로, 예방적 살처분 범위를 개정해 달라는 내용이다. 이 청원은 언론을 통해 잠시 여론을 탔으나 지난 5일 현재, 청원에 참여한 국민 숫자는 1000여 명이 채 안 되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청려원, 살처분 매몰 아닌 안락사 후 처리

기자가 농장을 방문했을 때는 김영석 대표가 10여 일간 예방적 살처분 제외를 요구했지만, 정부 측으로부터 거부당한 후 안락사(CO2 투입)를 조건으로 동의, 이미 살처분이 진행 중인 시간이었다. 만약 자신이 동의하지 않으면 방역대로 지정된 10km 이내의 농장에서는 모든 입· 출입이 금지돼 엄청난 손실을 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는 거의 2주간 살처분을 거부하며 버텼고, 닭들은 모두 건강하게 음성이었다. 1주일만 더 버티고 3주 후 방역대 해제를 요구할 작정이었으나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증명하려는 의지로 3주 후 음성확진이 된 후 살처분을 수락하려 했다. 하지만 정부 측의 확고한 살처분 의지를 알았기에 인근 농장들에 피해를 줄 수 없어 눈물을 머금고 동의했다는 것이다.

 

살처분 대상은 법정 인수공통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높고 백신으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어렵다. 바이러스 전파력이 매우 빠르고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것도 문제다. 따라서 바이러스에 노출된 동물을 살려두면 외부로 퍼져 더 큰 피해를 불러오기 때문에 살처분한다는 게 방역 당국의 명분이다.

 

#예방적 살처분 명분 없어

지난달 19일, 청려원 인근 농장(용인-68차)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되면서 산란계 19만 수가 다음 날인 20일 전격적인 살처분이 진행됐다. 문제의 농장으로부터 직전 거리 2.4km, 차량 거리로는 5.7km 떨어진 청려원 농장은 정부 방역 규정(SOP)상 ‘예방적 살처분’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청려원은 경기도의 선진방역형 동물복지농장 구축 프로젝트 공모에 선정돼 2018~2019년 2년간 24억 원(기회비용 포함 30억 원 이상)을 투자해 AI 차단 방역 설비를 구축, 경기도와 용인시로부터 선진방역형 동물복지농장으로 인정받았다.

 

농장 측은 국민청원 내용처럼 “일괄 규제보다는 방역대로부터 1.5km(예전 SOP 500m이내)이상, 3km 미만은 지자체와 농림식품부 심의를 받아 3주간 유예해 무감염시 해제하는 방법으로 규정을 개정해 달라”며 강력히 요구해 왔다.

 

김 대표는 지형적으로도 확진 농장과 청려원 농장 사이엔 율곡천이 있고, 산을 넘어야 하는 곳이라 감염 위험성이 매우 적다고 말했다.

 

이미 청원서를 통해서도 “농장에 방역 동을 신축한 후 주· 야간 방역 동선을 유지하고, 생산품은 농장 외부의 신축한 가축 창고로 반출하는 등 철저한 방역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라면서 “(고병원성 AI) 발병 원점에서 3km 이내에 있다고 일괄적으로 살처분을 피할 수 없다면 누가 차단 방역 설비를 구축하고, 엄동설한에 매일 소독하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청려원 측은 그동안 8단계 차단 방역 설비를 구축, 철저히 운영해 왔기 때문에 정부의 비현실적인 규정을 반드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림식품부의 탁상행정 논란

선집방역형 동물복지 농장인 청려원 측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경기도와 용인시는 농장 측의 강력한 요구를 받아들여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청려원만 예외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결국 무산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정부 측 인사가 단 한 번도 농장에 와 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대표에 따르면 농림부 산하 소속 검역원 직원만 농장 밖에서 ‘위해 시설’ 유무만 확인한 후 돌아갔다는 것이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여전히 현행 규정에만 매달려 살처분만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는 것. 따라서 AI 확진 발생 건보다 실제로는 5~6배 이상 많은 닭이 살처분되고 있다. 앞으로 약 10km의 방역대가 모두 풀린다 해도 방역 당국 심사를 거쳐 살처분 농장은 5~6개월, 음성 농장은 1~2개월이 지나야 양계 입식이 가능하다. 그나마 당장은 병아리와 씨닭조차 구할 수 없으니 언제 문을 열지도 미지수다. 따라서 “3km 살처분 규정을 유지하면 양계산업은 회복하기 힘든 상태로 진입할 우려가 매우 크다”라는 게 김영석 대표의 주장이다. 게다가 농장 문을 닫는 몇 달 동안, 얼마가 될지 모르지만, 직원들 급여는 모두 경영자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살처분은 혈세 낭비…유동적인 대안 마련해야!

정부는 살처분 산란계의 경우 잔존 가치(달걀 수익)를 따져서 주지만 아직 알을 낳지 못하는 닭은 국내에서 AI 최초 발생 1개월전 시세만 따져 보상하기에 계약에 의하여 고품질의 중추를 생산공급하는 농가는 생산비도 못 미치는 살처분 보상비만 받게 될 뿐 아니라 병아리의 값은 이미 2배정도 올라 새로 구입할 시 추가 부담을 하여야 한다. 보상은 국가와 지자체 부담으로 과거의 사례를 비교할 경우 올해 피해액만 최소 1조 원대를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예방적 살처분 논란은 수년 전부터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살처분 명령을 거부했던 화성시의 산란계 친환경 동물복지농장에서도 무려 3주간 살처분을 거부했지만, 음성 판정 이후에도 방역대를 해제하지 않아 법적 분쟁마저 일고 있다.

 

김영석 대표는 어렵게 살처분에 동의했지만, 조건을 내세웠다. 불과 한 달 반 후면 산란을 시작할 닭들을 산채로 매몰하지 못하게 했다. 대신 처분도 살처분팀이 아닌 살아있는 닭들을 처리하는 전문 인력들이 상자에 옮긴 후 CO2를 주입하는 안락사형 살처분 방식을 택했다. 정부에서 지정한 렌더링 업체를 통해 외부로 반출, 처리하는 조건부 동의였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작업 내내 현장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조건 대로 처리를 하는지 감시할 수 있는 직원 두 명을 투입했다. 청려원 직원 16명 중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휴가를 보냈다. 향후 직원들의 트라우마를 의식한 조치였다.

 

청려원 농장의 특징 중 하나는 철저한 방역을 위해 외국인 노동자가 없고, 100% 내국인을 채용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김 대표의 확고한 방역 의지가 담긴 경영 노하우였다.

 

#농장주 김영석 씨, 20년 전부터 농장 경영

정부의 안일한 행정편의주의를 비판한 김영석 대표. 김 대표는 이번 사태로 닭 가격만 10억 원, 향후 정상적인 잔존가치를 따지면 25억 원 등 35억 원 이상의 손실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에서 20여 년째 축산업 중인 그는 서울 태생으로 한때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 약품 회사에 근무했던 경력의 소유자로 건국대 축산학과를 졸업한 인물이다.

 

그는 정부의 살처분 규정을 단호하게 비판했다. 살처분하는 SOP는 지자체 건의를 받을 때에는 중앙가축방역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지만 임의 규정으로서 농림부 장관이 필요치 않다고 판단하면 심의회도 개최하지 않고 살처분을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했다. 단순히 2016년~2017년의 경험이 작용한 것이라는 것. 그 사이 선진형 방역시스템을 구축한 선진방역형 동물복지농장들의 노력이 허사가 된 이유다. 수십억 원을 투입했고, 무려 2년간 사육 동선까지 싹 바꾼 노력이 정부의 안일한 정책으로 하루아침에 허사가 된 것이다.

 

김 대표가 강조한 또 하나의 문제는 혈세 낭비다. AI 발생지점 거리에 따라 무조건 살처분을 강행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고 주장한다. 이 예산엔 정부와 지자체 예산이 들어간다. 그런데도 3주 동안 음성이 나왔음에도 방역망을 해제하지 않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람들도 코로나 19로 2주 격리 후 음성이면 해제를 한다. 정부의 행정편의주의가 비판받는 이유다. 그러니 동물복지단체나 방역 전문가들조차 동물 방역 행정을 비판하고 반박하는 것이라고.

 

#이제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

실례로 김 대표 주장대로 음성이 나오면 살처분이 아니라 도계장으로 출하해 식용으로 처리하면 살처분 비용을 100% 절감할 수도 있다. 과거 AI 사태에서도 보았듯이 무려 1조 원 대의 예산 낭비는 물론 육계와 달걀값이 치솟아 물가 불안 요인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인 정부 인사들이 책상에 앉아 현재의 살처분 규정만 따르는 게 문제라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독일은 고병원성 AI가 발생되어도 밀집도와 사육현황을 파악 결정하도록 하고 있고 네덜란드는 최대 1km. 미국과 일본은 발생농장만 살처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감염병 발생지점 3km(양안 6km) 이내의 살처분 규정은 과도한 정책이라는 것. 그런데도, 꿈쩍도 하지 않는 방역 당국의 자세가 무엇인지, 이젠 정부가 답해야 할 차례다.

 

정부 측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살처분된 돼지는 38만 5040마리, 2000년부터 2019년까지 20여 년간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은 총 391만 9763마리다. 같은 20년간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된 닭, 오리, 꿩, 메추리 등 가금류는 총 9414만 9000마리로 알려져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낸 2019년 ‘구제역 백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19년까지 구제역 보상금액만 3조 3436억 원이라는 예산이 소요됐다. 그만큼 가축 감염병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예방적 살처분에 대한 현행 규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무조건 SOP 3km라는 규정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생에서 비롯된 것임이 확인되고 있다. 따라서 ‘동물 홀로코스트’ 정책 대신 사전 예방을 위한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미 통계에서 보았듯이 수조 원 대의 손실을 초래하는 동물 학살 살처분도 지만, 당장 인간사회에 미치는 도덕적 경제적 문제 또한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상태다.

 

현재 코로나 19와 싸우는 전 세계의 방역 당국과 지구인들은 이제라도 가축전염병으로 소리 없이 살처분되는 동물 학살과 학대, 동물 홀로 코스가 만연된 세상을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 코로나 19 사태 역시 인류에 대한 동물 세계의 반격은 아닐는지 생각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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