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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내로남불’ 보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하다

박소현(방송작가)

 

[용인신문] 대화를 하다보면 같은 사람을 두고 장점만 말하는 사람이 있고, 단점만 말하는 사람이 있다.

 

사실 누군가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들을 때 귀가 더 솔깃해진다. 게다가 그 사람의 사생활이나 비밀이 화두에 올라오면 대화는 더 흥미로워진다. 시간도 빨리 지나간다. 잠깐 죄책감이 들기도 하지만 이내 합리화로 이어진다. 없는 데서는 ‘나라님’욕도 한다는데 뭐 어떤가…. 그런데 문제는 그 누군가가 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사다난했던 2021년이 지나가고 2022년 새해가 밝았다. 지난해를 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떠오를 것이다. 뉴스에서는 연일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코로나 확진자의 수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선 후보들의 열띤 행보들이 실시간으로 보도되었다. 코로나 확진자의 숫자는 이제 너무 익숙한 뉴스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사람들을 기대하게 만드는 뉴스는 대선 후보들의 공약이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필요한 구체적 공약보다는 상대 후보를 비난하기 위한 단점만을 찾아내는 모습은 기대와 희망을 자꾸 무색하게 만들었다. 알고 싶지 않은 비밀을 굳이 모든 사람이 알게 만들고, 인격적 공격을 서슴지 않는 모습은 배려와 존중을 잃어버린 사회의 한 단면을 보여 주었다.

 

상대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고 자신은 ‘솔직하다’, ‘뒤끝이 없다’라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다. 만약 자신이 똑같은 말을 들었을 때 어떤 마음이 들지 되짚어보고 그 말을 내뱉어야 한다. 말은 한번 뱉어내면 주워 담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자신은 뒤끝이 없지만 상대에게 아픈 앙금을 남기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사람마다 ‘먼지’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다르기에 누군가에게는 용납되는 잘못이 누군가에게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일이 되어 갈등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래서 ‘먼지’라고 생각하는 잘못의 기준이 나와 상대, 모두에게 똑같은 잣대여야 한다.

 

말은 화살이 되어 돌아오기도 하고 향기를 남기기도 한다. 누군가를 대할 때 좋은 점을 먼저 찾아내는 노력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이든, 친구든, 상사든, 부하 직원이든, 나아가 나라의 지도자를 바라볼 때 잘해보려고 노력했던 점에 먼저 주목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시선이 머무르는 곳에 상대의 시선도 머무르는 것이다. 단점만 찾아내려는 사람은 진정성 있는 대화와 소통이 힘들다.

 

상대방의 장점을 찾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아마 2022년 한 해가 행복해질 것이다. 행복해질 권리를 반드시 찾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내로남불’ 보다는 ‘역지사지(易地思之)’가 필요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