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하늘이 장차 어떤 사람에게 큰일을 맡기려 할 때는 반드시 먼저 그의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하고, 그의 뼈를 수고롭게 하며 배고프고 핍절하게 만들어 하는 일마다 실패하게 하나니, 이는 그의 마음을 분발하게 하고 성질을 견디게 하여 그가 할 수 없는 일을 해내게 하고자 함이다. 아성 맹자가 맹자고자장구하15문장에서 한 말이다. 이글을 읽고 뜻을 세워 공부한 이가 산당서객山堂書客최충성崔忠成(1458-1491)이라는 선비인데 그는 공부로 크게 현달하지는 못한 인물이다. 졸음을 견디기 위해 방에 불도 안 넣고 한겨울을 견뎌 공부했지만 몸은 축나고 병은 심해졌고 중풍까지 맞아서 서른 세 해를 간신히 채우고 생을 마감한다. 그야말로 징글징글한 가난속에서 몸부림치다가 절딴낸 인생이라 그의 죽음이 그토록 안타깝기까지하다, 할 수 있겠다. 물론 과거 등과 일차 관문인 향시조차 입격을 못했으니 벼슬 했을리는 만무할 터. 일남일녀의 아버지요, 한 여인의 지아비로서 집안을 잘 이끌고 싶은 마음이야 얼마나 간절했으랴마는 그럼에도 하늘은 그를 돕지 않았다. 그의 스승인 한훤당 김굉필은 이렇게 위로하고 격려했다고 그의 문집인 산당집山堂集권3잡설雜說에는 전한다. 뜻을 품은 사람
[용인신문] 주역이라는 책에는 두 개의 판본까지 포함한다. 역경과 역전이다. 흔히 세 번 바뀐다하여 삼역三易이라고 부르는데 혹자들은 주역에 대한 역경으로 존숭까지는 인정하나 역전으로의 비하는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기도 하다. 이유는 경經의 반열에 올려는 놓을 순 있으나 전傳으로 깍아내릴 수는 없다는 것이며 더욱이 역전易傳에서 전은 두 개의 뜻을 갖는데 전달傳達로서의 전과 전기傳記로서의 전으로 양 전이 충돌하기 때문에 역전은 인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저들의 변이다.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사이비라는 말이다. 주역 이후 어림잡아 700여 년이 흐른 다음 날 아침쯤 맹자가 한 말이다. 겉으로는 비슷하나 속은 완전히 다름이다. 본래 주역을 일러 경상經常이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본래 그러했음이 때를 만나 더욱 늘 그러함’이라는 말이다. 유협劉勰은 문심조룡文心雕龍에서 경을 일러 점도, 획도, 물론 단 한 글자라도 더할 수도 감할 수도 없는 큰 가르침이라는 말로 불간지홍교不刊之鴻敎라 했다. 이는 영원히 지속되는 지극한 원칙, 곧 항구지지도恒久之至道인 셈이다. 그렇다면 이 주역이 삼역의 판본으로 나뉘면서까지 인류에 살아남은 이유는 무엇인가? 과연 그 주역이 백성들
[용인신문] 사람의 성품은 본래 선하여<人性本善> 고금과 지우의 다름이 없거늘<無古今智愚之殊>, 성인은 어찌 홀로 성인이 되시며<聖人何故獨爲聖人>, 나는 어찌 홀로 중인이 되었는가<我則何故獨爲衆人耶>. 이는 뜻이 서지 않음이요<良由志不立>, 앎이 밝지 않음이요<知不明>, 행실이 돈독치 않음 때문이니<行不篤耳>, 뜻이 섬과<志之立> 앎의 밝음과<知之明> 행실의 돈독은<行之篤> 모두 나에게 달려 있으니<皆在我耳>, 어찌 다른 데서 구하랴<豈可他求哉>. 율곡이이 선생의 격몽요결에 나오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는 자는<智者> 하늘이 정해주는 때를 따라 뜻을 이룬다 했다<成之於順時>. 반대로 알지 못하는 이는<愚者> 세상 이치를 거스리다가 패한다<敗之於逆理>고, 계원필경桂苑筆耕은 말하고 있다. 타면자건唾面自乾이라 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침을 뱉으면 어떻게 해야하나” 라는 문과 답으로, 닦지 말고 마를 때까지 놔두라는 말이다. 침을 뱉을 때는 정신이상자가 아닌 다음에야 거기에는 그만한 사연이 있
[용인신문] <우농의 세설> 일기이경지서一奇二經之書 오래된 미래라는 앞 전시대의 인류에는 늘 세 개의 금서가 있다. 임금이 임금답지 못하면 갈아치워라는 역성혁명易姓革命의 맹자孟子책이 그중 하나요, 도둑질을 가르치고 상관을 죽이며 난을 일으킨다는 회도범상작란지서誨盜犯上作亂之書의 수호지水滸志 책이 그중 하나요, 노비도 읽고 나면 왕후장상이 된다는 노비독후奴婢讀後 왕후장상지서王侯將相之書의 대학大學 책이 그중 하나다. 이를 일기이경지서一奇二經之書라한다. 한권의 기서와 두권의 경전이라는 말이다. 이 책들은 모두 군주의 정치적 역량이 모자랄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책들로 때를 만나면 나라도 세울 수 있는 뒷심을 가진 책들임에는 분명하다. 수호지를 읽고 나라를 세운 인물이 인류에 둘 있는데 청나라를 세운 멧돼지 가죽이라는 이름을 가진 누르하치. 중국건국의 아버지 빛이 지목한 아들이라는 뜻의 모택동이 그다. 맹자 책을 읽고 나라를 세운 인물을 꼽으라면 아마도 명 태조 주원장을 비껴갈순 없으리라. 그에게 있어서 맹자 책은 두 개의 판본으로 전해지는데 황제로 등극하기 이전의 맹자 책과 황제 등극 이후의 맹자 책이 그것이다. 15세 때부터 읽기 시작했다는 맹자 책에서
[용인신문] 공자의 3000 제자 중 가장 둔한 인물을 꼽는다면 증자다. 공자 문하에서 두 번씩이나 축출당했음에도 미련스레 공부해서 결국 공자의 손자를 길러내어 그 문하에서 맹자를 낳게 한 인물이다. 그야말로 미련함으로 시작해서 미련함으로 성인聖人의 반열인 종성宗聖의 지위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증자에게 있어서 하루는 자기 반성이랄 수 있는 오일삼성오신吾日三省吾身에서 시작되어 종효終孝에 이르러는 제자들에게 이불을 들치고 나의 몸과 손발을 살펴보아 행여라도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몸에 상처라도 없는지 확인해보거라<증자유질曾子有疾 소문제자왈召門弟子曰 계여족啓予足 계여수啓予手 시운詩云 전전긍긍戰戰兢兢 여림심연如臨深淵 여리박빙如履薄氷 이금이후而今而後 오지면부吾知免. 소자小子 논어태백3>. 그야말로 신체발부身體髮膚는 수지부모受之父母니 불감훼상不敢毁傷이 효지시야孝之始也니라 라는 문구를 한자도 빼놓지 않고 온전히 지켜 살다 간 인물이다. 증자의 아비는 정신이 온전치 못한 사람으로 틈만 나면 아들 증자를 두들겨 패는 것이 일상이었다. 오죽하면 스승인 공자마저도 증자에게 왈, “미련한 놈아! 작은 매는 맞아도 큰 매는 도망가라”고 까지 말했다. 만약에 아비가
[용인신문] 전쟁은 나라의 큰일로(병자兵者국지대사國之大事) 생사의 처지이며(사생지지死生之地) 존망의 길이니(존망지도存亡之道) 불가불 살펴야 한다(불가불찰야不可不察也). 손자병법 제1시계편始計篇 초두의 말이다. 전쟁이 발발하면 백성들의 재산은 열에 일곱은 소진되고(十去其七), 나라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 또한 열에 여섯이 허비됨은(十去其六)기정사실. 결국 싸워 이겨야 그나마 본전에서 밑지지 않는다는 것 또한 손자병법의 말이다. 여기서 분명한 사실 한 가지, 전쟁은 이겨도 상처는 남고 죽은 사람은 다시 살릴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전쟁을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라에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면 전쟁을 해도 되지만 그게 아니라면 멈춰야한다. 그렇다면 전쟁은 어떻게 해야 할까. 손자병법 작전편은 병귀승兵貴勝 불귀구不貴久를 말한다. 어차피 격돌해야 할 전쟁이라면 속전속결을 해야지 지구전은 위험하다는 말이다. 이 문장은 후일 많은 주석을 낳는데 성품론에까지 전개된다. 결국 전쟁은 사람의 일이고, 사람의 일에 성패는 그 사람의 성품에 달렸다는 말이다. 포청천 후임으로 개봉 부판관을 지낸 문장가 구양수는 포청천이 부임할 때 황제로부터 하사받은 용작두 호작두 개작두를
[용인신문] 방덕龐德은 위魏 나라 장수로 전쟁터에 관을 끌고 다니는 것으로 이름이 꽤나 알려진 자이다. 적장을 베어 관에 넣어서 돌아오겠다는 아주 오만하기 이를 데 없는 자신에 찬, 그러나 그저 싸움만 잘하고 소양이 부족한 졸장일 뿐이다<적장의 목을 베되 그 죽음을 모욕하거나 폄훼하지 말라. 중국 전국 시대戦国時代 진秦나라 장군 왕전王翦의 말이다>. 그런 그가 촉蜀나라 장수 미염공운장관우와 전장에 임 할 때에도 역시 관우 키에 맞는 관을 짜서 한쪽 손으로 관을 높이 쳐들고는 다른 한 손으로는 긴 칼을 휘두르며 관우를 향해 돌진한다. 관짝을 들고 다닌다는 방덕의 이런 치기 어린 모습을 어처구니없이 바라보던 관우는 적군의 진중에서 누가 쏜지도 모르는 느닷없이 날아온 독화살이 왼쪽 어깨쯤에 명중한다. 벼락같은 일이라 손 쓸 틈이 없었다. 독은 순식간에 퍼져 몸을 가누기도 힘들 지경이 됐다. 응급조치는 했으나 백약이 무효했다. 더군다나 지금은 전쟁 중이다. 이렇게 사나흘이 지난 새벽녘 청낭靑囊을 메고 찾아온 괴짜 늙은이가 있었는데 패국沛國 초군譙郡 사람으로 화타華타佗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관우의 독화살 맞은 어깨를 고치겠다 하니, 혹시 적군의 첩자가 아닐까
[용인신문] 독재자를 중심으로 저쪽 편에서는 민주화를 향한 투쟁이 있었고, 또 다른 저쪽 편에서는 독재자를 축복기도하는 교회가 있었다. 결과는 아연啞然이다. 전자는 형벌같은 고통의 나날이요, 후자는 세금감면과 세습이라는 경악驚愕할 은총이다. 그 중심에 코로나 19가 있다. 대한민국사회에서 코로나 19의 확산지를 꼽으라면 아마도 두 개의 교회를 비껴가기란 어려울 것이다. 정통 기독교회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총재 이만희 교주가 이끄는 신천지 장막성전이 하나일 것이고, 교회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게 만드는 한기총 회장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서울사랑제일교회가 그중 하나일 것이다. 이단이 됐건 정통교단이 됐건 성경66권을 경전으로 삼는 교회가 주는 함의는 단 하나다. 내 이웃이 누구오니이까<눅10:25-37> 라는 물음에 예수의 답변은 간단하면서도 명료했다. 네 이웃을 네 몸처럼 사랑하라. 신천지든 사랑제일교회든 나름의 이유와 핑계가 있을 것이다. 그 이유와 핑계가 면죄부가 될 수 없는 이유는 네 이웃에게 해가 됐을 경우엔 더욱 그렇다. 교회는 세상에 속했으나 세상에 물들지 않는다. 다만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가르칠 뿐이다. 예수께서 아
[용인신문] 순자荀子는 순자荀子 대략大略편에서 말한다. 백성들이 잘살지 않는데 어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생기겠는가<不富 無以養民情>?라며 정치의 요체는 거두절미하고, 백성들을 잘 먹고 잘살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공자孔子는 논어論語 이인里人편에서 부자이면서 귀하게 되는 것은 사람들의 원하는 바<富與貴是人之所欲>라고 했다. 이보다 훨씬 앞선 세월을 살다간 관자는 관자管子 팔관八觀편에서 백성들을 제 몸처럼 아낀다고 떠들어대는 그런류의 정치 지도자들을 향해 꽤나도 쓴소리를 한다. 나라를 다스리는데 <정치 지도자들이> 부자이면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국고國庫를 낭비하게 될 것이고, <그로인해> 백성들은 가난하게 된다. 백성들이 가난해지면 정치지도자들은 온갖 간사한 꾀와 감언으로 백성을 어지럽힌다. 관자 목민 편은 말한다. 창고가 가득 차야 예절을 알고<倉庫實而知禮節>, 의식이 족해야 명예도 아나니<衣食足而知榮辱>, 예는 돈이 있어야 생기고 돈이 없으면 없어진다<禮生於有而廢於無>. 여기서 의문은 주住다. 관자는 왜 살집을 말하지 않았을까. 설원을 쓴 유향의 표현을 빌
[용인신문] 목민심서 권5 이전吏典육조六條 제1장 아전을 단속한다는 속리束吏편에서 말한다. 아전을 단속하는 근본은 목민관이 자기 자신의 행동을 올바르게 다스리는데 있으며 자기 몸가짐이 바르면 명령하지 않아도 시행될 것이고, 자기 몸가짐이 바르지 못하면 비록 명령하여도 시행되지 못할 것이다<속리지본束吏之本 재어율기在於律己 기신정其身正 불령이행不令而行 기신부정其身不正 수령불행雖令不行>. 속리지본이라는 말은 아랫사람을 잘 다스리라는 범중엄의 말로 대 문장가 구양수가 판관 포청천이 개봉부 판관으로 3년을 마치고 후임으로 가서 전임 판관 포청천의 개작두, 용작두, 호작두가 너무 잔혹 하다하여 철폐하면서 천하에 알려진 말이다. 물론 출전은 훨씬 이전부터 관아의 이언이었다. 그만큼 고을 수령은 백성을 다스리기에 앞서 자신의 몸가짐을 먼저 살펴보라는 경책인 셈이다. 고을 수령이 된다는 것은 백성을 다스린다는 의미도 있겠지만 그 성과 패는 먼저 백성을 관리 감독하는 아전들을 어떻게 잘 다스리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대학자 주자의 명성과 달리 그의 세 아들은 학문에 현달하지 못했다. 아버지 또한 아들이 대학자가 될 기질이 일찍이 없음을 알고는 큰꿈꾸지 말고 그저 지방
[용인신문] 양혜왕이 81세 노인의 맹자를 모셔놓고, 자신이 백성을 위한 정치를 했음에도 백성들은 그걸 몰라준다며 이렇게 섭섭함을 토로했다. “과인이 백성 다스리기를, 한쪽 고을이 흉년이 들면 그 지역 백성을 다른 지역으로 이주시켜 먹고 살게 했다. 이렇게 열심히 백성들을 보살폈는데도 백성들은 자꾸만 다른 나라로 도망하는 통에 인구가 늘지 않는다. 세금은 고사하고……” 여기서 맹자는 오십보백보五十步百步이야기를 꺼낸다. 쉽게 말해서 그 정도 쯤은 어느 왕이든 다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맹자는 나라가 잘되고 백성이 잘사는 나라가 되는 방법을 제시하는데 양생상사무감養生喪死無憾 왕도지시야王道之始也가 그것이다. 풀어쓰면 이렇다. 산 자는 먹고 사는데 부족함이 없어야 하고, 망자 장례에는 서운함이 없어야 한다. 이것이 왕으로서 도리에 맞는 정치의 시작이다. 양생養生이란 그날 벌어 그날 사는 일이다. 황정견의 주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먹고 사는데 있어서 불안을 느끼게 되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없다. 상사喪死는 죽은 자를 보내드리는 일이다. 조선 예학의 태산북두 사계는 말한다. 장례를 흡족하게 치르지 못하면 누구나 마음 한구석에 꺼림칙함이 남는다. 그것이 마음에 두
[용인신문] 힘은 산을 뽑고 기개는 세상을 덮었거늘<역발산혜기개세力拔山兮氣蓋世> 때가 불리하니 말도 달리지 않는구나<시불리혜추불서時不利兮骓不逝>. 말도 달리지 않거늘 난들 어쩌랴<추불서혜가나하骓不逝兮可奈何>. 오강의 정장亭長이 배를 대고 기다리고 있으면서 패해 도망 오는 항우를 향해 말한다. “강동이 비록 적다고는 하나 땅이 사방 천리나 되니 왕이 되기에 충분합니다. 바라건대, 왕은 급히 건너가소서” 하니 항우가 말한다.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거늘 내가 어찌 살아 건널 수 있으랴. 내가 강동의 자제 8000명을 끌고 와 중원中原으로 갔다가 지금은 한 사람도 살아 돌아가지 못했거늘 나 혼자 무슨 면목으로 돌아가랴. 듣건대 한나라 유방이 내 목에 천금과 만 호의 읍을 현상금으로 걸었다 하니 내가 너희들에게 덕을 베풀겠다.”하고, 스스로 목을 끊어 죽었다. 사마천 사기 권7 우본기羽本紀에 기록된 말이다. 남자가 일생을 살면서 대망을 꿈꿔볼 기회가 몇 번이나 있으랴마는 그릇이 안 되는 자가 대망을 꿈꿀 때는 여럿이 피곤하다. 역사에는 백척간두에서 건곤일척을 낚겠다며 천하자웅을 기웃하다가 자멸해간 자가 수두룩하다. “군주를 제외한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