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나는 큰 나무를 보면 설렌다. 훌쩍 뛰어 올라가고 싶기도 하고 곁에 누워 자고 싶기도 하다. 적당하게 큰 나무 말고 누가 봐도 수령이 100년은 넘었을 거 같은 나무. 이리저리 휘어있는 나무. 당산나무 같은 나무들을 보면 맘이 편해진다. 그런 나무 앞에 서 있는 어린 나를 그리고 싶었다.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날에 햇빛이 드는 오후. 깊은 숲에 호기심 넘치는 개구진 아이 하나.
[용인신문] 오송에서 지하차도에 물이 범람하여 순식간에 14명의 아까운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다. 이번 수해로 전국에서 7월 19일 기준으로 50명이 사망·실종하고, 111개 시군구에서 1만 597가구 1만 6490명이 대피했다. 이번 수해는 천재지변에 인재가 겹쳐 일어난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천재지변이 전 지구적으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유럽과 미국은 최악의 폭염이 덮쳐 저소득 노동자가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일상화되었고 해를 거듭할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산업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강도 높은 ‘탄소중립정책’을 시행하지 않는다면 21세기 말이 되면 지구는 종말적 재앙을 맞을 것이 확실하다. 남극대륙은 1만 3660㎢로 오세아니아 대륙의 1.64배 크기다. 남극대륙은 두께 3000여 미터에 달하는 얼음과 눈으로 덮혀 있다. 기후변화로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급속하게 녹고 있다. 기후변화를 진정시키지 못한다면 세기말엔 해수면이 얼마나 올라갈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탄소배출을 줄이려면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시대를 마감해야 한다. 문제는 저개발 국가다. 이들에 대한 책임은 선진산
[용인신문] 나는 공책을 만들어 쓴다. 내가 좋아하는 공책의 모양은 A4 용지를 반으로 접은, A5 크기다. 180도로 펼쳐져서 어떤 바닥에서도 평평하게 필기할 수 있고, 줄이 없는 공책이다. 용도를 정해두지 않고 공책을 쓴다. 어떤 날은 필사 노트로, 어떤 날은 드로잉북으로 변신한다. 용도를 정해두고 나면 그 용도에 부합하는 내용만 써내려가야 만 할 것 같아 잘 사용하지 못한다. 이런 나의 공책 취향은 내 성격과도 비슷하다. 마음이 시시각각 변하고 관심사도 자주 옮겨 다닌다. 장점은 새로운 것을 시작할 때 거침이 없다는 점이고, 단점은 때로는 거침뿐만 아니라 대책도 없다는 점이다. 거침이 없을 때는 대개 신이 나지만 대책이 없을 때는 진땀이 난다. 그 사이를 자주 오가면서 살아가고 있다.
[용인신문] 정부는 시장원리에 따른 교육개혁(안)을 내세워 입시제도의 개편을 모색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에 선 고교학점제는 교육부의 명문고 육성정책과 맞물려 있다. 정부 수립 이후 대학입시를 골간으로 하는 교육제도는 누더기가 될 만큼 개악(改惡)을 거듭해왔다. 역대 정부는 미국과 일본의 교육제도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현재에 이르렀다. 미국과 일본은 경쟁 원리에 따라 대학과 고등학교의 서열을 인정하는 방향의 입시제도를 채택했다. 문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임기 말인 유신시절에 고교평준화 정책이 실시되면서 입시제도도 그에 맞게 개편되었는데 어느 것도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고 뜯어고치기를 거듭해왔다. 미국은 사교육을 육성하기 위해 공교육을 철저하게 희생시킨 나라다. 공교육의 골간인 중등교육제도를 보면 공립학교가 사립학교에 맥을 추지 못하고 대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은 시장원리에 따라 교육을 산업(産業)으로 분류하는 나라다. 영국은 수 세기 전부터 엘리트 교육을 지향하여 대학을 대폭 늘리기보다 명문 학교를 지원하고 육성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미국은 대학의 수를 크게 늘리면서도 엘리트 교육에 중점을 둔 사립학교의 지원과 육성에 주력했다.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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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할머니는, 내게 역사였다. 내가 역사를 공부하게 된 것의 8할은 할머니 때문이다. 할머니는 지나간 것들을 구구절절 읊조렸다. 그녀는 음유시인이었고, 때론 판소리 명창이었다. 손자가 유일한 관객이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지만, 조각처럼 떠오를 뿐이다. 징용으로 끌려갔던 할아버지와 동학농민운동으로 풍비박산 난 친정. 6.25전쟁때 비행기의 오폭으로 오른팔을 잃은 이야기. 오래전 그 시절부터였던 모양이다. 할머니의 못다 한 이야기들을 많은 사람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지시살지(然至是殺之), 시년이십육(時年二十六). 조선 성종 때 고령에서 태어나 연산군 때 죽은 박은에 대한 기록이다. 지난 며칠간 박은의 붓과 기록자의 붓을 이해하고자 마음을 쏟았다. 고작 열 글자로 남겨진 박은의 졸기(卒記)가 서러웠기 때문이다. 죽음은 모두 덧없기 짝이 없지만, 잔인한 죽음도 있는 법이다. 박은의 붓은 붓으로서 꼿꼿하다. 이 명쾌한 단순성이 그가 지닌 붓의 무서움이었다. 그의 생애가 처절한 아픔으로 다가온 이유를, 이제 겨우 조금 알 것 같다. 기록자의 붓끝이 짧아서가 아니다. 혼탁한 시류 속에 살기를 바라지 않았던 박은에 대해 최고의 찬사
[용인신문] 특별기고 기상청장 유희동 최근 방영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3‘에는 때 늦은 함박눈에 주인공이 ‘요즘 날씨는 루틴이 없는 게 루틴이래’라고 말하는 장면이 나왔다. 그리고 폭설은 곧 각종 사건 사고로 이어져 극 중 위기감을 한껏 고조시켰다. ‘루틴 없는 날씨’가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돌발적인 위험기상은 드라마 속 위기만큼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기상을 조기에 탐지하여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며, 그 선봉에 기상레이더가 있다. 기상레이더는 마치 의료 장비 CT처럼 비구름의 내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유일한 기상장비로, 강수의 위치, 세기, 속도 등을 직관적으로 감시하고 예측하여 위험기상을 파악하는 데에 활용된다. 기상청은 1969년 관악산에서 기상레이더 관측이 시작된 이래 전국에 분산 운영되던 기상레이더를 2010년부터 통합 관리체제로 전환하고 운영체계의 표준화를 추진하였다. 그리고 2014년 용인시 갈미봉 정상에 ‘기상레이더 실증관측소(이하 실증관측소)’를 구축하고, 민·관·군 협업으로 기상레이더 관측 기술의 개발과 성능시험에 매진하고 있다. 실증관측소에서는 현업용 기상레이더와 같은 장비로 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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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다. 2011년 3월 12일 15시 36분 도호쿠(東北) 지방 태평양 해역 해저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참사가 벌어진 지 12년이나 지났지만,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정부는 발전소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와 지하수를 포함한 오염수를 더 이상 저장 탱크에 보관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51년간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안전하게 정화하여 방류할 것이기 때문에 환경 오염은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변국은 물론 일본 국민도 이것을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공포는 지금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오염수를 정화하여 방류해도 일본 수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6월 15일부터 매일 일일 브리핑을 통해 오염수 방류 현황을 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자 대형매장에는 천일염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후쿠
[용인신문] 경기교통공사는 지난달 30일 대구교통공사 회의실에서 대구교통공사와 모빌리티 협력체계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업무협약은 도·시민 편의 증진, 안전한 교통환경 조성 및 상호 공동 발전에 대한 신교통사업과 철도운영 사업 협력을 위한 것이다. 주요내용으로는 △똑버스ㆍ똑타 등 신교통사업 및 철도운영 사업 공유ㆍ협력 △모빌리티 관련 정부 정책 수행 △모빌리티 관련 연구역량 강화 등이다. 업무협약 체결을 통해 경기교통공사는 경기도의 광역도시철도 사업운영을 위한 역량을 강화하고, 대구교통공사는 도시철도와 연계하는 교통수단을 강화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경기교통공사 민경선 사장은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양 공사가 상생 및 상호발전 차원에서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철도운영까지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는 공사 입장에서, 대구교통공사의 철도사업 노하우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기혁 대구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을 통해 도시철도와 공공버스에 강점을 가진 양 기관이 상호협력을 기반으로 상생 발전하고,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모빌리티, R&D 분야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역량을
[용인신문] 경기교통공사는 지난 1일 수원 광교역사공원에서 수요응답형 신교통서비스인 ‘똑버스’ 개통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재준 수원시장, 이오수 경기도의원, 정영모 수원특례시의원, 언론, 광교1, 2동 대표, 시민자치위원회 등 200여 명이 참석해 개통을 축하했다. 행사는 식전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경과보고, 축사, 테이프 커팅, 시승 체험 순으로 진행됐다. ‘똑버스’는 경기도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Demand Responsive Transit)의 고유 브랜드로 ‘똑똑하게 이동하는 버스’라는 의미이며, 입주 초기 신도시나 농어촌 등 교통 취약지역에 도민에게 편리한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도입한 새로운 형태의 교통수단이다. 똑버스는 기존 버스와 달리 정해진 노선과 운행계획표 없이 승객의 호출에 맞춰 탄력적으로 승객을 수송하는 형태로, 기존 공급자 중심의 운영체계가 아닌 수요자 호출 운영체계의 맞춤형 대중교통 수단이다. 수원시 똑버스는 광교 1 · 2동에서 지난 5월 30일부터 시범 운행을 진행하였으며, 7일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했다. 11인승의 현대 쏠라티 차량 10대로 매일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 운행하고, 호출은 오후11시 30분까지 가능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