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볼 줄 안다는 말이 있다. 오래된 물건의 가치는 골동품을 다뤄 본 사람이 알듯 사물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는 경험에서 나오기 마련이다. 노인 한 사람이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는 것과 같다는 아프리카 어느 부족의 속담처럼 경험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으랴. 나는 제법 빵을 볼 줄 안다. 언젠가 친구와 빵집에 간 적이 있다. 나는 각각의 빵이 뿜어내는 아우라에 이미 시각과 후각을 빼앗겼다. 내가 그렇게 넋이 나간 사이 친구는 천정이며 벽, 바닥 계산대의 마감처리를 스캔했다. 나는 빵을 보았고 친구는 공간을 보았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나는 친구의 예리한 눈에 대해 놀란다. 사물을 볼 때 어쩜 그리 세심한 곳까지 보는지 모르겠다. 친구와 비교해 보건대 내 눈은 장식용에 가까울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무엇을 보는 능력이 아주 한심한 것은 아니다. 친구에게는 아마도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보인다. 매화 꽃눈이 언제 맺히는지. 동백이 붉은 입술을 발치에 떨어뜨리고 나머지 계절을 어떻게 견디는지. 시골 마을 저녁 가로등이 조용히 외로움을 밝히는 시간이 언제쯤인지. 그런데 보는 기능을 하는 눈은 몹시 이기적인 인체의 감각이다. 오로지 자신
용인신문 | 시민 등이 선정한 지난 2023년 한 해의 용인특례시 10대 뉴스 중 1, 2위는 ‘이동·남사읍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이동읍 반도체 특화 신도시 조성’이다. 설문조사에 응한 1만 2000명이 넘는 시민들이 압도적으로 이들 소식을 2023년의 가장 중요한 뉴스로 꼽은 이유는 반도체 산단 조성이 국가와 용인시 미래에 중요하다는 얘기일 것이다. 반도체는 대한민국 제일의 먹거리 산업이고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이다. 정부가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수도권에 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밝히고 반도체 및 IT 인재들의 정주 여건을 마련을 위한 신도시 계획을 발표한 것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한국을 추격하는 세계의 여러 선진국들과 치열한 경쟁을 의식해서일 것이다. 정부가 용인의 이동·남사읍 국가산단과 원삼면 반도체클러스터, 삼성전자 기흥캠퍼스를 반도체 국가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도로·용수·전력 등 기반시설 확충과 입주기업·인재양성 지원 등 용인시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겠다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때문에 다른 도시에서는 용인을 부러워하고 있으며, 용인은 비약적 발전과 동‧서 균형 발전의 호기를 맞게 됐다. 우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
[용인신문] 요즘 대한민국에는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이라는 영화가 온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1000만 관객을 넘겼다. ‘세계반도체 중심도시’를 꿈꾸는 인구 110만 명의 용인특례시도 다가올 '용인의 봄'을 바라보고 또 기대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부동산 정책과 시장경제 발전을 논(論)할 때, 박정희 대통령의 부동산 정책과 경제발전 그리고 부작용을 언급할 수밖에 없다. 당시 계획은 국가의 경제 발전을 이뤄 냈으며, 부동산 시장 또한 이에 따라 성공적으로 활성화시켰고, 주택 수요와 투자가 증가하면서 부동산 시장은 안정성을 유지하게 된다. 다만, 도시화로 인한 지역 간 격차와 도시 내 주택 부족 문제 등이 부동산 시장에서 발생하게 되었으며, 특히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만들어 사회 문제가 됐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계획과 국토종합개발계획으로 대한민국 경제는 성장해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하지만 그 밑거름엔 국민의 희생이 있었고, 그 희생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윤석열 정부와 이상일 용인시장도 용인시민의 개인 재산에 희생을 원하고 있다. 마치 대의를 위한 소수의 희생쯤은 참고 견뎌야 한다는 논리다. 용인에서 태어나 조상 대대로
[용인신문] 조선일보 12월 19일 기사에 한국·러시아 다문화 자녀 1만여 명 ‘불법체류자 신세’라는 기사가 실려 유심히 살펴보았다. 조선일보 기사를 인용하면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 아무개(19) 씨는 두 나라에 모두 출생신고가 됐지만 한국 국적을 기준으로 살아왔다. 한국에서 초·중·고를 다녔고 주민등록증도 받았다. 그는 한국 여권으로 5차례 해외여행도 다녀왔다. 올해 초에는 병역을 다하기 위해 신체검사도 받았다. 그런데 최 씨는 입대를 위해 지난 6월 러시아 국적을 포기하려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갔다가 ‘불법체류자’ 통보를 받았다. 한국 국적은 말소되고 러시아 국적만 가진 상태에서 불법으로 한국에 체류했다는 판정이었다. 최 씨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국인으로 살아왔는데 이런 황당한 경우가 어디 있느냐?”고 항의했지만, 한국 국적을 인정받지 못했다. 구청과 주민센터에서는 “여권과 주민등록증을 잘못 발급해 줬다”라는 답변만 들었다. 최 씨처럼 자신도 모르게 불법체류자가 된 사례는 최대 1만 5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사례는 2002년 러시아가 국적법을 개정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최 씨는 러시아 정부가 ‘러시아 영토가
[용인신문] 용인시는 상수도사업소 경영적자 해소 및 합리적인 상수도 요금체계 개선을 계획 중이다. 용인시의 수도요금 현실화율은 78.8%에 불과하다. 2022년 기준 용인시 수도요금 생산원가는 톤당 783원이지만 판매단가는 616.9원이다. 현실화율은 생산원가 대비 판매단가 비율을 말한다. 용인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요금 부과체계 개선 및 현실화 방안’ 연구 용역을 실시했다. 그 결과, 2024년부터 4년간 매년 6.2%씩 수도 요금을 인상해 2027년도엔 요금 현실화율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상수도 요금체계도 업종별로 단순화했다. 현재, 가정용 3단계, 업무용 5단계, 영업용 5단계, 대중탕용 4단계 등 누진제를 적용하고 있다. 개선 방안은 가정용 누진세를 폐지해서 단순화했고, 영업용과 업무용은 일반용으로 통합 및 4단계로 누진 단계를 축소했다. 또한, 대중탕용 누진 단계도 2단계로 단순화했다. 이는 환경부의 업종 단순화 및 누진 단계 축소 권고에 따른 것이다. 본 의원은 2023년 용인시의회 경제환경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이와 관련된 부분을 지적했다. 노후관 교체공사 등으로 생산원가는 매년 상승하고 있지만 판매단가는 2018년 626.7원보다
[용인신문] 윤석열 대통령은 누군가의 말을 듣지 않는 편이라고 한다. 그런 의중을 잘 들어낸 것이 “나는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말일 것이다. 말은 그 사람의 품성을 재는 잣대와 같은 거다. 말은 곧 법과 원칙에 따라 행동하겠다는 말로도 읽힌다. 평생을 법가로 살아온 그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말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이 말이 함의하는 바는 크다. 고래로 훌륭한 용사는 힘을 자랑하지 않으며, 싸움을 잘하는 사람은 성내지 않으며, 적과 싸워 잘 이기는 사람은 함부로 다투지 않는다고 했다. 노자의 말이지만 훗날 진나라 영거량 때 상앙이 인용한 말로 더 유명해졌는데 그는 법가로 힘자랑도 없었고 성냄도 없었고, 다툼도 없었으나 천하가 그를 두려워했던 것은 법의 엄정한 집행을 했기 때문이다. 그런 그도 법의 심판을 받는 일이 있었으니 곧 여론이 그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법을 뛰어넘는 인정은 있었으니 세상은 그것을 여론이라 했고, 요즘은 이를 언론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언론은 국민의 생각이나, 차마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해줄 수 있어야 하고, 정치의 미미한 부분까지도 밝혀 시시비비를 따져주어야 한다. 그 감시와 펜 끝은 날카롭기가 추상같아야 한다. 말하는 사람은
[용인신문] 정부의 ‘긴축 재정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지자체와 서민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고 물가는 뛰는 악재 속에 최후의 보루였던 정부마저 세수 급감을 이유로 지출을 줄이면서 풀뿌리 복지와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추석 연휴기간 최대의 화두는 민생이었다. 월급쟁이도, 시장 상인도, 주부도, 노인도 이구동성으로 ‘민생실종’에 한숨지었다. “정쟁만 있고 민생은 없다”는 원성이 한가위를 짓눌렀다. 정부가 지갑을 닫으니 지자체가 지갑을 닫고, 빡빡해진 형편에 시민도 지갑을 닫으니, 골목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 경제에 돈이 안돌면 ‘돈맥경화’로 침체에 빠진다. 적기에 자금 수혈을 안하면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도 뇌사에 빠진다. 그래서 재정은 ‘타이밍’과 ‘기세(분위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은 시기도 기세도 없다. 쉽게말해 죽어가는 경제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국내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확장재정’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경제와 지역경제가 시들해질때 재정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회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만약 기세가 없으면 시장은 위축되고 소비는 얼어붙어 소상
[용인신문] ‘인류의 역사는 도전과 응전의 연속이다’.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를 이렇게 정의했다. AD 1066년 노르망디 공 윌리엄이 브리티시 섬에 노르만 왕조를 세웠다. 노르만 왕조는 색슨족과 바이킹의 일파인 데인족이 교대로 지배했던 잉글랜드의 역사를 끝내고 노르만 바이킹이 지배하는 새로운 잉글랜드를 건설했다. 바이킹은 순식간에 유럽 전역의 왕조를 전복시키고 새로운 지배계급으로 등장했다. 앵글로 색슨족의 탄생은 노르만과 색슨족 혼혈(混血)의 결과다. 현재 유럽 모든 나라의 왕족과 귀족들은 바이킹의 후예다. 로마시대, 북방의 야만족으로 교화와 토벌의 대상이었던 바이킹이 라틴계의 지배를 끝내고 유럽대륙의 계급 질서를 새로 쓴 배경은 심플하다. 바이킹족의 생활 터전이 척박하고 진화하지 않으면 도태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오늘날 북아메리카는 백인 주류인 잉글리쉬(영국계) 백인종이 지배하고 라틴 아메리카는 스페인·포르투갈계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출산율이 점점 감소하여 인구소멸의 시대로 접어들자 해결책으로 외국 유학생 30만 시대를 2027년까지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것은 인구감소를 억제하기 위한 수단이라고도 밝혔다. 오
[용인신문] 1974년 한 농부가 우물을 파다 전 세계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을 유물을 발견했다. 진시황의 병마용갱(兵馬俑坑)은 이렇게 농부가 우연히 발견하여 중국 정부와 고고학계가 발굴하여 전 세계에 공개되었다. 진시황릉에 관한 사마천의 사기에는 기원전 246년 건축하기 시작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병마용갱 발굴은 현재도 진행되고 있어 얼마나 더 많은 유물이 나올지 모른다. 유홍준 선생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일본 편을 보면 규슈지방에서 BC300~400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청동기 시대의 유물이 마을째 발굴되었다는 내용이 있다. 일본 고고학계가 거둔 최고 최대의 청동기 시대 유물 발굴이었을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청동기 시대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의 대사건이었다. 이 같은 일들을 되돌아보면서 용인시가 떠올랐다. 더군다나 며칠 전엔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보라산 등산로에서 백제 한성 도읍기(기원전 18년∼475년)의 흔적이 남아있는 고분이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유산협회와 함께 발굴 조사한 결과, 백제 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돌덧널무덤 5기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용인시는 전역은 야외 박물관이라 해도 좋을 만큼 문화유산의 보고다. 현재 용인시는
[용인신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났다. 2011년 3월 12일 15시 36분 도호쿠(東北) 지방 태평양 해역 해저 지진으로 인해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하는 참사가 벌어진 지 12년이나 지났지만, 원전 사고는 현재진행형이다. 일본 정부는 발전소 사고로 방사능에 오염된 냉각수와 지하수를 포함한 오염수를 더 이상 저장 탱크에 보관할 수 없는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향후 51년간 바다에 방류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안전하게 정화하여 방류할 것이기 때문에 환경 오염은 걱정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주변국은 물론 일본 국민도 이것을 액면 그대로 믿지 못하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공포는 지금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오염수를 정화하여 방류해도 일본 수산물 수입을 즉각 중단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6월 15일부터 매일 일일 브리핑을 통해 오염수 방류 현황을 보고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염수 방류가 결정되자 대형매장에는 천일염 사재기가 벌어지는 등 후쿠
[용인신문]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또 안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도 말한다. 맞는 말 같지만 틀렸다. 안보와 경제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환경이다. 환경의 근본은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다. 인간의 몸과 같이 지구는 인류가 생존하는데 1분 1초도 없으면 안 되는 존재다. 기후학자들은 18세기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1.3도 상승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겨우 1.3도 기온이 상승한 것으로 무슨 큰일이 벌어지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를 인체에 비유하면 인간의 평균 체온 36.5도가 37.8도로 오른 것과도 같다. 체온이 37.8도면 감기몸살 증세 때의 평균 체온이다. 지금 인류가 살아가는 지구는 감기몸살에 걸린 것이다. 지구의 평균온도가 산업혁명 이전보다 1.3도가 상승한 것은 화석연료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를 이루어 지구의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측정은 1750년을 기점으로 계산한다. 필자는 교육공무원으로 일하다가 환경사업에 투신했다. 그래서 용인지역의 환경을 비롯하여 우리나라가 당면한 환경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해마다 폭서(暴暑)와 혹한(酷寒)이 되풀이되는 것은 앨니뇨현상과 라니뇨현상이 더
[용인신문] 태어나는 생명보다 죽는 목숨이 많은 나라는 불행한 나라다. 감히 말하자면 ‘볼 장 다 본 나라’일수도 있다. 지난 주 용인신문 보도에 따르면 2067년이면 화성시를 제외한 경기도 내 30개 시·군이 인구소멸 위험지역이란다. 새로 태어나는 생명보다 죽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정말 사람 살기 팍팍한 나라임을 웅변하는 것이다. 역대 정부는 수많은 저출산 극복 대책을 내놨고, 이미 백약이 무효인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정부는 끊임없이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써봐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완전히 공평한 세상은 못되더라도 어느 정도는 미래세대에게 꿈을 줄수 있고, 공평한 세상으로 바뀌어진다면 인구감소는 당장 멈춰질 것이다. 문제는 정치인들과 정당들이 과연 살만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느냐다. 우리나라 정당들은 성장 문제만 나오면 팔을 걷어붙이고 안보 얘기만 나오면 핏대부터 올린다.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람사는 세상, 사람답게 사는 편안한 세상에 대해서는 한사코 외면하는 듯 하다. 최저임금을 조금만 올리자고 해도 미래 세대에게 빚더미를 안겨줄 것이냐고 펄펄 뛴다. 정작 젊은이들이 미래세대를 준비하기가 겁난다는 단순한 공포심에 대해서는 침묵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