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만 있으면 백로(白露)다. 농작물에 이슬이 맺힌다는 때이니 사람살기 이 보다 좋은 날씨는 없다. 이때에 이르면 가을을 천고마비(天高馬肥)라고도 했다. 풍요로운 가을을 빗댄 말로 이 보다 제격인 말이 또 있으랴. 하늘이 높고 말이 살찐다는 뜻을 두고 중국 대륙에서는 달리 받아들였다 한다. 중국 북쪽에서 유목하는 흉노족은 살찐 말을 몰아 곡식을 취하려 남하하는 계절로 받아들였고 남쪽에서 농경하는 한족은 유목민이 쳐들어오는 계절이 되었다는 공포의 단어로 받아들였다고 한다. 또한 가을은 등화가친(燈火可親)이라고도 배운다. 등잔불을 가까이하기에 좋은 계절이라 하여 책읽기 좋다는 뜻이다. 선조들은 형설지공(螢雪之功)이라 하여 반딧불을 모아 책을 읽고 눈빛을 받아 공부했다고 했으니 옛 선비들의 책읽기 사랑이 지극했음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지인들끼리 모여 선비들의 열공에 대해 담소를 나누던 중 어떤 이가 질문을 던졌다. 형설지공과 비슷한 말로 종이 살 돈이 없어 땅바닥에 막대기로 글 쓰는 공부를 사자성어로 무엇이라 하느냐? 는 물음이었다. 제대로 맞추는 사람이 없자 질문을 한 이가 답을 내었다. 맨땅지공이 답이요. 지인들은 한 참 웃고는 형설지공보다 더 한 각고의
서민들의 금년 추석나기는 고물가로 인해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걱정의 목소리가 높다. 올 여름 유난을 떤 장마와 폭우 때문에 채소와 과일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게다가 예년보다 이른 추석명절인지라 햇볕을 받지 못한 대표적 제수용품인 배, 사과 등이 제대로 출하조차 되지 못했다. 시금치, 조기 등 오르지 않은 품목이 없다. 이렇다보니 아예 국산 제수용품은 엄두도 못 내고 수입 산으로 올 추석 차례상을 준비하겠다는 국민들이 64%에 이른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왔다. 아마도 조상님께 절을 올리며 조상님 이해해 주십시오. 라고 인사드리는 국민들도 꽤 나올 것 같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 같기만 하여라.라고 읊어진 그 풍요로움은 어디로 갔는가. 기실 풍요로웠던 한가위만 있었겠는가. 때로는 흉년도 있었을 것이다. 그 험한 세월 조상들은 이 거대한 민족적 축제를 수천년에 걸쳐 어떻게 전승해 왔던 것일까. 당나라에 유학한 일본의 구법승려 엔닌의 일기에서 유래된다. 엔닌이 장보고가 산동성에 세운 법화원에 몇 년 동안 기거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다음과 같은 기록을 남겼다. 신라인은 음력 8월 15일 떡과 음식을 만들어 이웃과 나눠먹고 가무를 즐긴다. 이는 중국에 없는 풍
매 주 마트로 장을 보러 갈 때마다 과일이며 채소 가격이 올라 살 엄두가 안나요. 아이들은 자꾸 커 장거리는 늘어나는데 물가는 내릴 기미가 안보이니 중소기업 부장급 남편을 둔 부인의 푸념이다. 올해 남편의 연봉은 동결이다. 불황이 장기화되다 보니 회사로서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들어오는 수입은 한정돼있는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물가 때문에 집 냉장고 안은 거의 비어 있다. 지난 7월 물가인상률은 올 들어 최고인 4.7%라고 한다. 게다가 지속되는 국지성 호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과일채소 값이 상당한 폭으로 뛰어 소비자들의 물가불안 심리가 가중되고 있다. 그야말로 살게 없다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하루하루 무섭게 치솟는 과일채소 값에 주부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올해는 추석이 예년보다 빨라 지금의 오름세가 추석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물론 한번 오른 물가는 내리는 법이 없기 때문에 서민들의 걱정은 날로 커질 것이다. 비상경고등이 켜진 추석 물가를 잡기위해 지자체의 행정력이 필요한 때다. 농촌에서는 올 여름 농사가 엉망이 돼 채소대란이 올 것이란 걱정이 벌써 나온다. 그래서 이달은 물론 추석이 끼어 있는 9월에도 채소와 과실류의 가격 강세가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이라는 의미로 천당 아래 분당이라는 별칭을 받게된 성남시 분당구. 제1기 신도시 사업으로 조성된 분당은 최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됐던 지난 1991년 이후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여전히 최고의 도시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일산판교 등 교통여건과 도시기반시설이 분당보다 잘 조성되고, 최신 공법으로 건축된 아파트와 고급 빌라가 위치한 신도시가 연이어 탄생함에도 분당의 아성은 그대로다. 오히려 천당 아래 분당이 아닌 천당보다 좋은 분당으로 한층 올라서는 분위기다. 분당이 이렇게 뜨는(?) 이유는 단순한 부동산 가치가 높다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서울 강남과 가까운 지리적 여건은 물론이거니와 주민들의 단합과 이를 뒷받침해 주는 지역 및 중앙정치권 일꾼들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최근 또다시 쟁점이 된 신분당성 연장선 미금역 추가역사 문제만 봐도 그렇다. 주민들의 요구와 이를 뒷받침한 성남시의 행정, 그리고 대통령실장과 제1야당 수뇌로 대표되는 지역 소속 정치인들의 노력이 합쳐져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분당과 불과 10여분 거리에 있는 용인을 살펴보자. 동서가 화합되지 않고 있는 지역문제와 제각각의 길을 걷고 있는 정치권, 중앙정부
2005년 2월 창단돼 우승 1회, 준우승 2회 빛나는 성적을 거두며 용인시민에게 늘 기쁨을 선사했던 여자핸드볼 팀이 창단 6년 만에 존폐기로에 섰다. 선수들은 청춘을 불살랐던 용인실내체육관 코트를 6월 7일 인천체육회와의 경기를 끝으로 다시는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용인시청 팀은 국가대표를 5명이나 배출했다. 남현화, 이선미, 명복희 등 대한민국을 대표해 이국 하늘 아래서 뛰고 또 뛰는 그녀들의 모습을 보며 TV 앞에서 행복했다. 팀은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11 SK 핸드볼 코리아리그에서 팀 해체를 앞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위를 달리고 있다. 뿐만 아니다. 권근혜는 스타 중의 스타다. 득점과 어시스트에서 당당히 1위다. 권근혜 팬이라는 용인시민은 권메시를 외치며 그녀의 몸놀림에 감탄했다. 상대팀 선수를 따돌리는 빠른 몸놀림, 파울을 이끌어내는 지능적 플레이, 머리 뒤에도 눈이 있는 듯 뒤로 패스해도 정확하게 연결되는 볼. 왼손으로도 오른손으로도 던졌다하면 성공하는 플레이. 그녀는 시한부 선수다. 거동도 쉽지 않다는 병을 얻은 선수다. 뼈, 관절, 근육이 딱딱하게 굳거나 통증을 유발하는 병이다. 대표팀에서 나와 은퇴를 고민하다 보니 몸무게가
부산저축은행 영업정지 사태가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의 도덕적 해이와 금융감독원까지 연루된 복마전에 민심은 분노를 넘어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금감원을 찾아 조직적 비리, 분노등 평소 쓰지 않는 발언을 통해 강도 높게 질책했다. 정부는 민관 TF팀을 설치해 개혁방안에 부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관계자를 줄 소환하고 있고, 감독 당국인 금감원도 나름의 개혁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여기까지만 보면 모든 수단을 동원한 백화점식 처방이라 볼 수 있다. 정부의 처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불법특혜인출에 대해 전면 환수발표까지 했다. 더 나아가 부산지역 국회의원들은 예금자 보호한도를 늘려 5000만원 이상까지 구제하는 예금자보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 놓은 상태다. 이러다보니 백화점을 넘어선 백가쟁명식 해법이라 불릴 수도 있겠다. 금감원은 금융기관 등에 감사직으로 나가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한다. 하지만 고문이나 이사, 사외이사 등의 낙하산이 수두룩한데 감사직만 살짝 뺀다고 문제 해결이 되겠는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와 정치인에 대해서도 수사해야 한다는 단호함을 보였다. 한편 법조인들은 정부의 전면환수조치는 불가능하므로 제3자가 인출
용인대학교(총장 김정행)는 학내 집단폭력사건과 관련해 총장 명의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26일부터 이틀 연속 진상조사 및 대책위원회를 열어 11개항의 대책수립(안)도 내놓았다. 대책으로는 교원 징계심의를 위한 교원인사위원회 조기개최, 학생지도를 위한 매뉴얼 작성 및 홍보강화, 실습실 개방 및 CCTV 설치 등 환경개선, 인성교육 확장 및 학내문화 개선, 가해학생 및 피해학생 심리치료 등이 제시되었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 커뮤니케이션 향상을 위한 토론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날로 중요성을 더해가는 인문학이 용인대학교에 뿌리내려야 하고, 다양한 인문프로그램을 학생들이 접할 수 있도록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가 일회성 대책으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용인대학은 문무를 겸비한 인재 양성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또 학생은 스스로에게 묻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선후배 간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떤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통해야 이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더 나아가 용인대 공동체의 목표가 정당한 것인지. 아울러 선배가 후배를 관리대상 또는 훈
30일 동남권 신공항 사업이 백지화로 결론나면서 결국엔 표 잡기용으로 내놓은 빈말 공약이 되고 말았다. 충청권과 영남권 지역 주민들은 공약의 유혹에 속아서 투표한 셈이고 극심한 허탈감과 후회에 시달리고 있다. 2009년 국토연구원이 내놓은 경제성 분석은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1은 넘어야 하는데 반해 밀양 0.73, 가덕도 0.70에 그쳤다. 인천국제공항의 B/C는 1.4였다. 동남권 신공항의 경제성은 사실상 이 때 결론이 난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동남권 신공항을 계속 추진할 것처럼 밀고 나갔고 부산 가덕도로 신공항이 입지돼야 한다는 부산 지역 의원들과 경남 밀양으로 와야 한다는 대구 경북 지역 의원들의 공방전만을 벌인 것이다. 결국 입지선정 타당성 조사에서 가덕도와 밀양은 기준을 채우지 못하고 갈등이 정점에 이르자 백지화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에 따라 국책사업을 공약으로 내걸 때는 철저한 사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국책사업의 범주를 정해서 공약으로 내세우면 현실적인 가능 여부를 따지는 시스템이 절실하다. 더욱이 찬반양론과 지역 간 대립을 불러 올 수 있는 정책결정은 신중히 이뤄져야 한다. 정부가 객관적인 검토 과정과 소신 없이 시간만 끌어왔
용인시 원삼면 문촌리 마을 입구 일명 미륵댕이라 불리우던 돌장승이 복원된지 8여년만에 또 다시 사라져 주민들이 직접 찾아 나섰다. 이번에 사라진 돌장승은 지난 1986년 문화재 전문 도굴꾼들이 마을 입구에 서 있던 오래 된 원래의 돌장승을 훔쳐 가 수년이 지난 후 한 향토 시인이 직접 나서 3년여의 작업 끝에 본래의 모양을 본 따 만들어 놓은 것이다. 기자가 돌장승을 직접 만든 그 향토 시인을 만났을 때 무척이나 아타까운 마음이 앞섰다. 용인시 지역 주민들의 향토색과 정신이 묻어 있는 지장물 등이 시의 관심 소홀과 젊은 사람들의 무관심으로 하나 둘씩 사라져 가고 있다는 아타까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문촌리 마을의 돌장승도 마찬가지다. 그 옛날부터 마을 입구를 지키며 주민들의 안녕을 기원해 온 돌장승. 그러나 이 돌장승의 가치는 용인시에서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본래의 미륵댕이라 불리우던 돌장승은 국립민속 박물관에서 찾아와 연구할 정도로 가치가 있었는데도 말이다. 결국 무관심속에 용인시에서는 그 돌장승을 도둑 맞았다. 그것도 문화재 전문 도굴꾼들에 의해. 하지만 도둑맞은 뒤에도 용인시에서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용인시는 내년부터 용인터미널에서 모란역까지 운행하는 경남여객의 820번 버스 7대를 초저상버스로 운행한다고 한다.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해 운행을 하게되는 초저상버스는 차량의 높이가 낮아 계단 없이도 승차를 할수 있도록 제작되었으며 뒷쪽에는 휠체어 승강기까지 설치되어 있어 장애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버스다. 취지만 보자면 따로 말할 필요없이 좋기만 하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따져보면 말처럼 좋지만은 않다. 초저상버스라는 이름 같이 버스의 차체가 낮기 대문에 도로의 상태가 좋지 않으면 운행을 할 수 없다. 운행을 하더라도 속도를 전혀 낼수 없다. 도로 중간중간에 튀어나온 맨홀뚜껑은 완전하게 집어 넣어야 하고 보도턱도 깍아야 한다. 또 턱이 높은 지역이나 커프가 심한 지역 역시 운행을 할수 없다. 내년부터 운행하게 되는 초저상버스의 노선이 820번으로 정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그나마 운행이 가능한 도로상태의 노선을 고르다 보니 820번 노선이 선택 된 것이다. 과연 얼마나 많은 장애인, 노약자들이 이용을 할 것인지 두고 볼 일이다. 뿐만아니라 초저상버스를 이용하려는 장애인, 노약자들은 버스를 이용하기위해 .스정류장으로 나오는것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