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 백년 후를 내다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말이다. 나라의 수장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수정되는 우리 교육은 과연 백년 후의 일을 내다보고 있는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최민아의 『앞서지 않아도 행복한 아이들』은 행복한 아이로 키우기 위한 프랑스의 제도와 어른들, 그리고 사회 분위기를 소개하는 책이다.
프랑스의 학교의 유급은 우리나라의 분위기에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일 수 있다. 초중고 모두 적극적인 유급을 하고 일정 수준이 되어야 학년이 올라간다. 이는 대학도 마찬가지인데 진입 장벽을 낮춰 누구든 원하는 전공을 할 수 있으나 일단 입학을 하면 열심히 공부하지 않을 수 없다. 중요한 것은 프랑스 학생들이나 사회가 유급을 따가운 시선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시제도 역시 눈여겨볼 만 하다. 6일에 걸쳐 치르는 시험은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다. 일정 시간 동안 몇 안되는 문제를 푸는데 화장실을 간다거나 시리얼을 먹는다거나 입시 불안을 이기기 위해 작은 인형을 들고 있어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채점은? 여러 선생님이 한달 동안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 시험의 결과가 대학입학에 결정적이지도 않다. 그러니 프랑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는 동안 문제 풀기 테크닉을 배우는 우리의 아이들과 달리 자신이 행복할 일을 적극적으로 찾는 분위기다.
“경쟁과 자아 소멸을 부르는 우리 학교/ 교육의 본질은 아이들의 성장과 행복이다”라는 말에 이끌려 읽게 된 이 책은 주객이 전도된 우리 교육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