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정부의 ‘긴축 재정공포’가 현실화 되고 있다. 지자체와 서민들의 비명이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수출은 줄고 수입은 늘고 물가는 뛰는 악재 속에 최후의 보루였던 정부마저 세수 급감을 이유로 지출을 줄이면서 풀뿌리 복지와 경제가 직격탄을 맞았다.
추석 연휴기간 최대의 화두는 민생이었다. 월급쟁이도, 시장 상인도, 주부도, 노인도 이구동성으로 ‘민생실종’에 한숨지었다. “정쟁만 있고 민생은 없다”는 원성이 한가위를 짓눌렀다.
정부가 지갑을 닫으니 지자체가 지갑을 닫고, 빡빡해진 형편에 시민도 지갑을 닫으니, 골목 점포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불황의 늪에 빠진 것이다. 경제에 돈이 안돌면 ‘돈맥경화’로 침체에 빠진다. 적기에 자금 수혈을 안하면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도 뇌사에 빠진다. 그래서 재정은 ‘타이밍’과 ‘기세(분위기)’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의 재정 정책은 시기도 기세도 없다. 쉽게말해 죽어가는 경제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반면 국내 경제학자들은 정부의 ‘확장재정’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경제와 지역경제가 시들해질때 재정을 선제적으로 투입해 회생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만약 기세가 없으면 시장은 위축되고 소비는 얼어붙어 소상공인들이 직격탄을 맞게 된다. 돈은 절약할 때와 쓸 때가 있다. 예를들어 자녀가 중병에 걸렸는데 ‘긴축살림’을 한다며 부모가 갑자기 병원비를 주지 않아 생명을 잃는다면 긴축의 이익보다 월등히 피해가 크다. 그래서 정부의 재정정책이 중요하다. 돈을 쓸 때와 절약할 때를 구분하고 적재적소에 혈세를 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는 긴축재정을 ‘금과옥조’로 여기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남발해 국가 부채가 폭증했다며 긴축재정 드라이브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
정말 문재인 정부는 혈세를 남발했을까? 국제통화기금(IMF)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지출 통계를 살펴보면 문재인 정부가 재정을 남발했다는 주장은 가짜뉴스다. 코로나19로 지구촌이 사실상 셧다운됐던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가 위기에 빠진 가계와 자영업자들을 위해 쓴 지출액은 쥐꼬리에 가깝다. 미국 바이든 정부가 12.3%로 제일 많았고 일본(11.3%), 독일(9.44%) 순이다. 한국은 중국(4.1%)보다 적은 3.1%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이같은 쥐꼬리 지출마저도 ‘돈잔치’라고 핏대를 세우며 더욱 재정 긴축을 강화 한다면 결국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된다. 이러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대한민국의 잃어버린 30년’으로 바뀔 수 있다.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일본에 추월 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 9월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반면 다른 주요국 전망치는 상향됐다. 미국은 1.6%에서 2.2%로 0.6%포인트 올랐다. 스페인은 2.1%에서 2.3%로 0.2%포인트 상향됐다. 특히 일본은 1.3%에서 1.8%로 0.5%포인트 오르며 한국을 추월했다. 이제 한국은 OECD 평균에도 못미치는 저성장 국가로 전락할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정부들어 지속된 수출 부진은 뼈 아픈 대목이다. 더 이상 ‘한강의 기적’은 없다.
불황은 불황을 낳는다. 긴축재정은 긴축을 낳는다. 아주 간단한 경제 원리다. 정부가 긴축을 하면 국민의 빚이 늘어 난다. 정부 살림은 나아질지 몰라도 국민의 살림은 망가지는 것이다.
특히 정부의 소극적인 보조금 정책은 용인시 등 지자체 살림을 쪼들리게 만들어 복지-민생예산을 삭감케 한다. 가계부채가 GDP의 108%에 육박한 상황에서 정부가 가계에 대한 보조책을 쓰지 않는 것은 사회적-경제적 약자들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결과를 낳는다. 최소한 긴축재정을 하려면 그에 걸맞는 양극화 분배 대책이 선행되어야 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가 불을 뿜고 있다. 여야가 사활을 걸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정답은 나와 있다.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빌 클린턴이 내세운 캐치프레이즈가 30년후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