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올겨울 첫 눈이 폭설로 시작되면서 용인지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눈을 치우던 남성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진 나무에 깔려 목숨을 잃는가 하면, 도로 및 대중교통이 마비되면서 일부 시민들은 아예 출근을 포기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처인구 남사읍 화훼단지의 경우 단지 내 하우스들이 대부분 붕괴되면서 큰 재산피해가 발생했고, 지역 곳곳에서 가설 건축물들이 붕괴되는 사고가 이어졌다.
시에 따르면 27일부터 이틀 연속 쏟아진 폭설로 28일 오전 용인지역 곳곳에서는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용인지역 적설량은 눈이 그친 28일 정오까지 47.5㎝로, 경기도 내 가장 많은 적설량을 기록했다.
평소 20분이던 출근 시간이 2시간 30분 이상 소요됐고, 27일 밤 서울에서 출발한 광역버스가 28일 오전 9시를 넘겨서야 용인에 도착하는 상황도 나타났다.
28일 오전 주요 도로 곳곳은 주차장을 방불케 했고, 경전철도 눈에 미끄러지며 제 위치에 정차하지 못하면서 감속·지연 운행됐다.
시의회에 근무하는 장용은(기흥구‧여)씨는 “오전 6시 30분에 집을 나서서 버스에 탑승했지만, 동백역까지 1시간 30분 가량 걸렸고 이후 경전철을 이용해 시청까지 오는데에만 1시간이 더 소요됐다”며 “평소 20여 분이던 출근길이 2시간 반을 넘겨야 했다”고 말했다.
처인구 양지면에서 동백역 인근으로 출퇴근하는 이채원(45‧여)씨는 “마을 안 길의 경우 전혀 제설이 안 돼 있어 출근을 하려다 포기했다”며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처음본다”고 말했다.
△ 곳곳 교통대란 … 대중교통 시스템 ‘마비’
이날 교통대란은 제설이 무의미할 만큼 눈이 쏟아진데다, 밤새 내린 눈이 얼어붙으면서 발생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도로 상황을 감안, 대중교통을 이용하려 나섰지만, 버스 운전기사마저 출근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교통대란으로 이어진 것이다.
시에 따르면 28일 오전 대중교통 운행율은 10%에 불과했다. 광역버스는 모든 노선이 지연 운행했고, 시내버스의 경우 대형차량을 중심으로 24%만 가동됐다. 마을버스의 경우 대부분 운행에 나서지 못했다.
경전철도 정상 운행을 하지 못했다. 이날 용인경전철은 폭설로 평소 대비 50% 속도로 감속 운행했다. 눈에 열차가 미끄러지며 정위치에 정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잇따랐고, 운행 중간중간 멈춰서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특히 강남대역에선 이날 오전 8시 20분께 차량 출입문이 고장 나 승객이 하차해 인근 기흥역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배차 간격도 15~20분으로 평소의 2배가량 길어졌다.
△ 남사읍 화훼단지 하우스 대부분 ‘붕괴’
건축물 붕괴와 가로수 전도 등 시설물 피해도 잇따랐다. 수지구 풍덕천동의 한 대형마트 지붕이 붕괴됐고, 신봉동과 성복동 일대 가설 건축물 및 주거용 비닐하우스 등이 무너지기도 했다. 남사읍 원암리에서는 주거용 비닐하우스가 붕괴 돼 이재민이 발생했다.
특히 남사읍 화훼단지의 경우 식물 재배용 하우스들이 대부분 붕괴됐다. 29일 정오 현재까지 공식 접수된 하우스 붕괴 신고는 50여 동 규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란 예측이다.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용인소방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5시께 처인구 백암면 단독주택 앞에서 제설 중이던 60대 남성이 쌓인 눈을 치우다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시에 따르면 29일 오전까지 접수된 피해사례는 수목 전도 249건, 비닐하우스 붕괴 등 기타 9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한편, 경기도는 재난안전대책본부 비상 대응 단계를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기도 했다. 대설 대처와 관련한 비상 3단계 가동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번 폭설로 경기지역 내에서만 5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7일과 28일 이틀간 112와 119에 접수된 폭설 관련 신고는 2000여 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폭설로 인해 유치원 634곳, 초등학교 337곳, 중학교 107곳, 고등학교 95곳, 특수학교 1곳 등 1174곳이 28일 휴업했다. 이는 전체 학교 4520곳의 26%에 해당한다.
폭설로 천장이 무너져 내린 풍덕천동 대형 마트 모습.
폭설에 차를 버리고 걸어서 출근하는 시민들.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꼬 쓰러진 가로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