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10대 뉴스
용인신문 | ‘푸른 용의 해’라던 2024년 갑진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차분하게 한 해를 되돌아보고 마무리하며, 새해 목표를 세워야 하는 시기지만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탄핵정국은 국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전국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제멋대로 권력을 부리며 함부로 날뛴다’라는 뜻의 ‘도량발호(跳梁跋扈)’를 꼽았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12.3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나기 전 선정됐지만, 올해 말 대한민국이 겪고 있는 상황에 딱 들어 맞는다.
2024년 용인시는 각종 재난재해 속에서도 수십 년 간 처인구 지역 개발 족쇄가 돼 온 송탄상수원보호구역과 포곡‧모현읍 일대 수변구역을 해제하는 등 기분좋은 소식들이 연이어 발표됐다. 반면, 시의회 의장단 선거와 관련 시의원들이 고가의 명품 선물로 로비를 해 수사를 받는 등 어두운 소식도 있었다. 용인신문은 수 많은 뉴스들 중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해 봤다.<편집자주>
‘4·10 총선’ 국힘 심판… 용인 4개 선거구 ‘민주당 싹쓸이’
지난 4월 10일 치러진 제22대 국회의원선거가 더불어민주당의 완승으로 끝났다. 국민들은 민생을 외면한 정권에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고, 여당인 국민의힘은 4년 전처럼 참패했다. 민생을 외면한 정부 여당의 자책이 야권의 반사 이익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은 용인지역 갑·을·병·정 4개 선거구에서 모두 승리했다. 갑 선거구는 민주당 이상식 의원이 50.22%의 득표율로 당선됐고, 을 선거구는 민주당 손명수(55.70%), 병 선거구 부승찬(50.26%), 정 선거구 이언주(51.06%) 의원이 당선됐다.
민주당은 지역구 161석과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14석 등 175석을 차지했고, 정권 심판론에 동참했던 조국신당도 12석을 확보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90석과 그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18석 등 108석을 차지해 개헌·탄핵 저지선(100석) 사수에 만족해야 했다.
제22대 총선 용인지역 당선자 현황
총선 투표 모습
사상 첫 여성 시의장 탄생… 민주, 의장 후보 ‘명품로비’ 논란
유진선(민주·3선)의원이 용인시의회 사상 첫 여성 의장에 선출됐다. 유 의원은 지난 7월 1일 열린 제284회 임시회에서 총 31표 중 26표를 득표, 제9대 용인시의회 후반기 의장으로 당선됐다. 유 의장은 당선 인사에서 “언제나 시민 편에서 시민과 함께하는 든든한 의회, 소통과 협력으로 풀뿌리 지방자치 발전을 이끄는 책임 있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의회는 후반기 의장단 선거와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민주당 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동료 의원들에게 명품 선물을 주고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경찰과 시의회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월 열린 의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명품 브랜드 ‘디올’ 화장품 선물 세트를 주고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민주당 소속 3선 시의원 A씨와 B씨의 사무실 및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 등 수사를 거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사상 첫 여성시의장에 당선된 유진선 의원.
‘이상기후’ 폭염·집중호우·폭설… 용인 시민 ‘피해 속출’
집중호우와 폭염 및 폭설 등 기상 이변에 따른 연이은 자연재해로 인명피해를 비롯한 재산피해다 다수 발생했다.
지난 7월 18일 용인을 비롯한 경기남부 지역에 쏟아진 극한 호우로 차량 침수 및 시설물 유실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하루 동안 용인지역에는 평균 153mm의 비가 쏟아졌고, 특히 처인구 양지면의 경우 한 시간 동안 51mm의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이날 비로 용인지역에서는 산사태 우려로 인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등 100여 건의 피해가 접수됐다.
또 지난 11월 27일과 28일 이틀간 내린 폭설로 한 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를 비롯해 560억여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용인지역 적설량은 47Cm로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정부는 용인시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지난 7월 18일 내린 갑작스런 집중호우로 물이 불어난 경안천.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윤 대통령 탄핵·내란죄 수사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이 주도한 친위 쿠데타 격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막을 내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상계엄으로 인해 내란죄 수사를 받는 동시에, 대통령직에서 탄핵 됐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월 3일 밤 10시 28분 전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이날 비상계엄은 계엄군의 국회 봉쇄를 뚫고 들어온 국회의원 190명에 의해 다음 날 새벽 1시 02분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이 전원 찬성으로 가결되어 효력이 정지됐다. 윤 대통령은 04시 30분 국무회의 의결을 앞둔 상태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했다.
국회는 12월 14일 민주당이 제출한 윤 대통령 탄핵안을 찬성 204표·반대 85표·기권 3표·무효 8표로 가결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은 헌정 사상 세 번째 탄핵 대통령이 됐다.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인용되면 파면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보도한 본지 지면.
국내 유일하게 생존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영면
대한민국 유일한 생존 여성 독립운동가이자 용인 독립운동의 상징인 오희옥 지사(향년 98세)가 지난 11월 17일 서울 중앙보훈병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오 지사는 용인 3대 독립운동가 집안의 일원이었다. 명포수 출신 의병장인 할아버지 오인수와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 ‘만주 독립군의 어머니’로 불렸던 어머니 정정산 지사,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 지사, 형부이자 광복군 총사령부 참령 신송식 지사까지 한 가족 모두가 독립운동에 나섰다.
오 지사는 1939년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서,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 당원으로 활동했다. 1990년, 건국훈장애국장을 수훈한 오 지사는 병상에서도 독립운동의 가치를 전하며 ‘나라 사랑’ 정신을 강조했다. 국가보훈부는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사회장으로 영결식을 거행했다.
투병중이던 고 오희옥 지사.
국대 월드컵 예선전… 미르스타디움 활용 가능성 ‘활짝’
공식 입장 관중 3만 5198명. 지난 10월 15일 용인시 사상 처음으로 삼가동에 위치한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전 대한민국 대 이라크 전이 우려했던 극심한 교통대란이나 안전사고 없이 끝났다. 걱정과 달리 단 한 건의 사건 사고도 없이 행사가 마무리되면서 용인미르스타디움 활용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시는 이번 국가대회 축구 경기를 통해 경기장 관리, 교통·안전 문제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경전철 승객은 6만 1267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또 미르스타디움 주변 편의점과 음식점 등은 경기시작 전까지 밀려드는 손님들로 때아닌 북새통을 이루기도 했다.
미르스타디움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전철은 물론, 지역 상권 활성화까지 가능하다는 것이 입증된 셈
이다.
미르스타디움에 만원 관중이 들어차 응원하고 있다.
법망 피한 민간임대 APT ‘우후죽순’… 시 ‘피해 주의보’
용인지역 곳곳에서 진행 중인 민간 임대 주택사업에 대해 용인시 당국이 수 차례 주의보를 발령했다. 민간 임
대 주택 사업이 올해 들어 급증한 이유는 건설경기 침체와 금융기관의 PF(project Financing) 대출 규제로 주택
사업 진행이 쉽지 않아지면서다. 싼 가격에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는 내용으로 투자자를 모집해 건설업체와 금융기관에 미분양 및 사업자금 확보 등을 담보하려는 의도다. 문제는 주택사업 승인 등을 받지도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투자자를 모집하는 것임에도 ‘분양’을 하는 것처럼 허위 광고를 일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형태의 계약은 관련 법령상 규제가 없는 데다 출자금(가입금) 반환(철회)에 대한 규정도 없어, 사업이 지연·변경되거나 무산됐을 때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당사자가 져야 한다.
시 측은 실제 피해자들이 발생하자 허위 분양 관련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고 판단, 이례적으로 사업자들의 명단까지 공개했다.
용인지역 곳곳에 걸려있는 민간임대주택 현수막.
조선후기 실학자 서파 류희 언문지 200주년 맞아 재조명
조선후기 대 실학자 서파 류희(1773~1837)의 저술인 ‘언문지’ 200주년을 맞아 ‘서파 류희의 국학 연구와 학문적 위상 재조명’ 학술대회가 용인시 주최, 이사주당기념사업회 주관으로 11월 1일 용인문화예술원 국제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는 국문학 업적을 중심으로 진행, 국문학 전문가 4인의 주제발표와 학계 전문가 4인의 종합토론으로 진행됐다.
류희는 목천현감을 지낸 부친 류한규와 모친 ‘태교신기’의 저자 사주당 이씨 아들로 용인 모현에서 출생, 평생 전통시대 거의 모든 학문을 연구했다. 과거에 합격했으나 관직에 진출하지 않고 일생 대부분을 용인에서 보냈고 현재 모현 왕산리에 묻힌 용인의 대표적인 역사 인물이다.
이날 학술대회에 앞서 종친회가 이상일 시장에게 ‘물명고 역해(15권)’ 기증식을 가졌다.
서파 류희의 언문지 저술 200주년 기념 학술대회.
포곡·모현 수변구역·송탄상수원 해제… 개발 ‘기지개’
수십 년 간 처인구 지역 개발 족쇄가 된 각종 규제가 잇따라 해제됐다. 포곡‧모협읍 지역에 유지돼 온 수변구역과 이동‧남사읍 지역 송탄상수원보호구역 규제가 풀린 것. 환경부는 지난 12월 초 처인구 포곡읍·모현읍·유림동 등 경안천 일대 3.728㎢(약 112.8만평)가 한강수계 보호를 위한 수변구역에서 해했다. 정부가 지난 1992년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를 지정 고시한 지 25년 만이다.
45년 동안 처인구 남사·이동읍에 재산권 행사와 개발사업에 제약을 가했던 ‘송탄 상수원보호구역(용인 1.572㎢, 평택 2.287㎢)도 지난 12월 23일 공식 해제됐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0월 상수원보호구역 해제와 관련해 ‘수도정비계획 변경’을 승인했고, 한강유역환경청은 11월 평택시에서 제출한 ‘일반수도사업 변경인가’ 신청을 고시했다. 이후 경기도가 마지막 남았던 해제 승인을 공고하면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완전히 해제됐다.
수변구역에서 해제된 포곡읍 영문리 일대 경안천변 전경.
용인 첫 주민발의 ‘PM 이용·안전 증진 조례안’ 통과
용인시 사상 첫 주민청원 조례가 제정됐다. 지난 9월 용인서부‧동부경찰서 녹색어머니회가 주축이 돼 시민 서명을 받아 ‘용인시 개인형 이동장치 이용 및 안전 증진 조례안’ 청구인 동의 서명부를 시의회에 제출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용인시의회는 지난 12월 20일 제289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주민청구조례안인 ‘용인시 개인형 이동장치(이하 PM) 이용 및 안전 증진 조례안’을 가결했다. 이 조례안은 시의회에 청구된 주민청구조례 1호 조례안이다.
주민청원 조례는 지난 2월 제정된 ‘주민조례 청구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유권자의 1/150 서명을 받아 제출하면 직접 청구가 가능하다.
앞서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은 용인시민 8057명의 서명을 받아 조례안을 청구했다. 이후 시의회는 각 읍‧면‧동에 명부 확인을 거쳐 유효 서명 청구인을 6993명으로 확정해 제289회 임시회에 상정했다.
용인시 사상 첫 주민청구조례 심의를 위한 상임위에 참석한 청구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