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2.1℃
  • 흐림강릉 8.1℃
  • 서울 3.6℃
  • 흐림대전 3.9℃
  • 흐림대구 1.6℃
  • 맑음울산 5.5℃
  • 구름많음광주 5.4℃
  • 맑음부산 9.2℃
  • 흐림고창 5.8℃
  • 구름조금제주 14.5℃
  • 흐림강화 2.4℃
  • 흐림보은 1.2℃
  • 흐림금산 2.6℃
  • 구름조금강진군 4.7℃
  • 구름많음경주시 1.7℃
  • 구름조금거제 5.9℃
기상청 제공

할머니의 갈치구이ㅣ백현주

할머니의 갈치구이

                               백현주

 

 

아침에는 회사 앞 라면가게
점심엔 낙원동 값싼 점심을
저녁에 또 회사 앞 어느 호프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던 서울생활
자취생의 끼니사정은
늘 노숙자 신세다.

 

모처럼 휴일에 나선 고향 길은
버스도 날고, 나도 난다.
아직 대관령도 가지 못한 버스는
벌써부터 시장기를 불러온다.

 

군불 땐 아랫목도
보일러에 밀려 없어지고
나를 반기던 바둑이도
아파트가 생기면서 없어졌지만

 

여전히
할머니네 풀 먹인
사락사락 그 시원하고 포근한 이불은
명치 속 얼음덩이도 녹여준다.

 

해가 꼭대기로 차서야 일어난
손녀 앞에 내민 밥상 위엔
굵직한 갈치가 노릇하다.

 

“이거 먹었다고 애비한테 하지 말어”

 

 

약력: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