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1 (금)

  • 구름많음동두천 6.4℃
  • 맑음강릉 9.8℃
  • 박무서울 8.0℃
  • 맑음대전 8.4℃
  • 맑음대구 7.4℃
  • 맑음울산 9.5℃
  • 맑음광주 6.4℃
  • 맑음부산 9.4℃
  • 맑음고창 7.7℃
  • 맑음제주 13.7℃
  • 구름많음강화 6.3℃
  • 맑음보은 4.9℃
  • 맑음금산 6.2℃
  • 맑음강진군 9.2℃
  • 맑음경주시 10.5℃
  • 맑음거제 9.3℃
기상청 제공

할머니의 갈치구이ㅣ백현주

할머니의 갈치구이

                               백현주

 

 

아침에는 회사 앞 라면가게
점심엔 낙원동 값싼 점심을
저녁에 또 회사 앞 어느 호프집에서
끼니를 해결하던 서울생활
자취생의 끼니사정은
늘 노숙자 신세다.

 

모처럼 휴일에 나선 고향 길은
버스도 날고, 나도 난다.
아직 대관령도 가지 못한 버스는
벌써부터 시장기를 불러온다.

 

군불 땐 아랫목도
보일러에 밀려 없어지고
나를 반기던 바둑이도
아파트가 생기면서 없어졌지만

 

여전히
할머니네 풀 먹인
사락사락 그 시원하고 포근한 이불은
명치 속 얼음덩이도 녹여준다.

 

해가 꼭대기로 차서야 일어난
손녀 앞에 내민 밥상 위엔
굵직한 갈치가 노릇하다.

 

“이거 먹었다고 애비한테 하지 말어”

 

 

약력: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