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박 맛집 ‘로송가든’ 탄탄대로 뒤로하고
‘육대성’ 간판 재창업… 제2의 요리 인생
매일 아침 갓 도정한 쌀과 1++ 한우 조화
이채원 대표 “손님이 비운 그릇이 자부심”
용인신문 | 처인구 이동읍 묵리의 고즈넉한 풍경을 지나 굽이진 도로를 따라가다 보면, 신원CC근처에 단정하고 기품 있는 정육한식 전문점 ‘육대성(肉大成, 대표 이채원 대가)’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최근 용인 남사·이동 시스템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함께 이 일대가 들썩이는 가운데, 미식가들 사이에서 ‘귀한 손님을 모시고 싶은 집’으로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입소문을 타고 있는 곳이다. 이곳이 주목받는 이유는 용인의 줄 서는 맛집으로 통했던 ‘로송가든’의 성공 신화를 일군 이채원 한식 대가가 새롭게 시작한 ‘요리 인생 2막’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지난 15년간 외식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렸던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걸고 2025년 9월, ‘제2의 창업’을 했다. 육대성의 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장 먼저 고소한 밥 냄새가 손님을 맞이한다. 이채원 대가는 화려한 수식어 대신, 밥 한 공기에 담긴 진심을 먼저 이야기했다.
# “밥집의 기본은 밥”… 매일 아침 쌀을 찧는 미련한 고집
이채원 대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최고급 한우도, 값비싼 인테리어도 아닌 바로 ‘쌀’이었다. 본점 바로 옆 건물인 일명 ‘황미 방앗간’에는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쌀 도정기가 자리 잡고 있다.
“손님들이 반찬 투정은 해도 밥맛은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요. 하지만 밥집의 생명은 밥입니다. 쌀은 도정하는 순간부터 산화가 시작돼요. 그래서 저는 매일 아침, 그날 손님상에 올릴 쌀을 직접 도정합니다. 갓 도정했으니까 굉장히 신선하죠.”
이 대가는 현미의 영양과 백미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잡기 위해 쌀눈이 살아있는 정도로 분도를 조절해 도정한다. 여기에 1인 압력솥과 인덕션 시스템을 도입해 갓 지은 밥을 낸다.
“백미 16 숟가락의 영양가가 황미 한 숟갈에 다 들어있습니다. 소화가 안 되는 어르신들도 우리 집 밥은 속이 편하고, 당뇨에도 도움이 된다며 쌀을 사 가겠다고 하세요. 매일 아침 쌀을 찧는 일이 번거롭지만, 그 수고로움이 손님에게 건강한 한 끼를 대접할 수 있다면 요리사로서 그보다 더한 기쁨이 어디 있겠습니까.”
# 식재료의 본질을 꿰뚫는 ‘치유 음식’의 미학
식당 이름인 ‘육대성’에는 ‘고기(肉)로 크게 성공(大成)하겠다’는 포부와 함께, 한식의 깊이를 집대성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과거 로송이 대중성으로 승부했다면, 육대성은 최고급 원물과 ‘치유 음식’의 철학을 결합해 한 차원 높은 미식 경험을 제공한다.
그녀가 추구하는 ‘치유 음식’은 식재료가 가진 본연의 성질을 이해하고, 우리 몸이 가장 편안하게 받아들이도록 돕는 ‘맛과 영양의 균형’이다.
이같은 철학은 육대성의 모든 반찬과 소스에 녹아있다. 고기의 느끼함을 잡기 위해 특제 맛간장에 조린 표고버섯을 와사비와 곁들여 내 감칠맛과 소화력을 동시에 잡았다. 흔한 상추쌈 대신 내놓는 ‘배추찜’은 알배추를 쪄서 직접 배합한 소스를 얹어 내는데, 속을 편안하게 하면서도 입맛을 돋운다. 겨울철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와 우엉은 열을 가하지 않고 생으로 무쳐내어 뿌리채소 특유의 아삭한 식감과 영양을 고스란히 살린다.
# 숨겨진 고수의 내공, 그리고 대통령상
이채원 대표는 ‘대한민국 한식대가’이자 ‘치유음식 명인’이다. 각종 요리 대회 대상을 휩쓸고, 최근에는 한식문화세계화대축제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할 만큼 공인된 실력자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이력을 식당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다.
“상은 과거의 결과물일 뿐입니다. 저에게 중요한 건 오늘 오신 손님이 드시는 음식이지요. 화려한 타이틀보다는 ‘이 집 음식 참 좋다’는 손님의 말 한마디가 저를 더 춤추게 합니다.”
자신의 재능을 뽐내기보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식재료 본연의 맛을 연구하는 그녀의 겸손함에서 진정한 장인의 품격이 엿보인다.
# 1++ 한우와 진심 어린 서비스, 마음을 얻다
육대성의 메인 메뉴인 한우는 마장동에서 엄선한 최상급 투뿔(1++) 만을 고집한다. “치유를 이야기하면서 질 낮은 고기를 쓸 수는 없다”는 것이 그녀의 원칙이다. 점심 메뉴인 ‘한우 산더미 불고기 정식’과 20여 가지 한약재를 넣고 달인 ‘간장게장 정식’은 인근 삼성, SK하이닉스 관계자들과 지역 주민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40인 이상 수용 가능한 단체석과 프라이빗 룸을 완비해 비즈니스 모임과 가족 행사에 최적화되어 있지만, 이 대표가 가장 신경 쓰는 것은 역시 ‘정성’이다. “직원들에게 항상 강조합니다. 음식을 내놓을 때 ‘내가 이 음식을 대접받는다면 기분이 어떨까’를 생각하라고요.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정성이 맛의 완성입니다.”
15년의 내공, 매일 아침 쌀을 찧고 장을 보는 정성, 그리고 재능을 넘어선 노력까지 이채원 대가가 차려낸 ‘육대성’의 밥상은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니었다. 그것은 치열한 하루를 보낸 현대인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몸과 마음을 채우는 보약이었다.
음식에 대한 진정성 하나로 묵묵히 새벽을 여는 대가. 이번 주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 묵리 ‘육대성’으로 치유의 미식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육대성- 정육한식당]
위치: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한덕로 19
예약: 010-3008-9821
영업시간: 11:00 ~ 21:00 (라스트 오더 20:00, 브레이크 타임 없음)
주요메뉴: 한우모듬, 간장게장정식, 한우산더미불고기정식, 육회비빔밥 등
/ 용인신문 박숙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