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지난 12일 밤 8시30분, 작천초등학교 실내체육관. 가을밤 정적에 잠긴 면소재지의 분위기와 달리 체육관 내부는 환한 조명등 아래 주민들의 힘찬 함성소리로 넘쳐났다.
이곳에서 30여명의 주민들로 구성된 ‘작천배구동호회’ 회원들이 뛰어오르며 강 스파이크를 때리는 등 강도 높은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매주 화, 목요일 훈련과 함께 열리는 정기모임은 지각이나 결석이 거의 없을 정도로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높기로 유명하다.
회원들은 부상 예방을 위해 스트레칭과 가벼운 체조로 몸을 푼 후 팀을 나눠 실전 같은 훈련에 임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훈련은 순수 아마추어 동호인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경기모습을 보여줬다.
‘파이팅’을 외치며 강 서브와 스파이크를 날리는 회원들에게 실내체육관은 마치 마을의 사랑방 같은 장소다.
10대에서 40대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회원들이 함께 땀을 흘리며 정을 쌓아가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작천면에서 배구에 대한 열정은 다른 지역과 사뭇 다르기 때문에 실내체육관은 작천 주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곳이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퓬秊箚?할 수 있다.
지난 2004년 작천초 실내체육관이 완공될 당시 작천 주민들이 머릿돌을 따로 세웠을 정도였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실외 경기장을 이용하거나 번번이 강진읍 실내체육관으로 원정훈련을 가야했던 주민들에게 현대식 시설의 실내체육관 건립은 배구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됐다.
다음날 새벽 다시 찾은 실내체육관에서 작천 주민들의 배구에 대한 열정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새벽 6시부터 1시간 동안 조기회는 배구를 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이날 올해 71세의 천갑초(작천면 평리)씨 등 주민 20여명은 20대 못지않은 패기와 열정으로 배구를 즐겼다.
50대 후반에서 70대까지의 주민 30여명이 참여한 조기회는 매일 아침 배구를 즐기는 지역내 유일한 모임이다. 지난 70년대 초부터 배구를 좋아하는 주민들이 하나둘 작천초 운동장으로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조기회가 만들어졌다. 20년 넘게 배구를 해온 회원들도 수두룩하다.
천씨는 “60대의 회원들도 강 스파이크를 날린 만큼 만만치 않은 실력을 갖추고 있다”며 “배구를 좋아하는 회원들의 열정이 대를 이어 전해지면서 배구는 작천면의 공식운동처럼 됐다”고 말했다.
10~40대 폭넓은 연령…30여명 주민 구성
배구조기회 활성…70대 노령도 열정 ‘짱’
지난 70년대 작천초에서 배출한 배구선수들도 지역의 배구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 당시 작천초에서 배구를 가르쳤던 현 옴천초 배남주(55)교장은 작천 주민들의 배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고 회상했다. 배교장에 따르면 작천초 학생들이 지역내에서 열린 각종 배구대회에서 연거푸 우승을
또한 작천초에서 배구를 배운 주민들이 지역 배구발전을 위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작천초에서 배구를 시작한 후 고교시절까지 선수생활을 한 김남중(43·작천면 현산리)씨는 작천배구동호회에서 코치역할을 맡고 있으며 후진양성에도 적극적이다.
김씨는 좋은 신체조건을 가진 선수들을 발굴하고 차세대 주전선수로 단련시키고 있다. 키 185㎝에 강한 공격력을 갖춘 김진성(강진고 3)군과 임준형(강진고 3)군도 김씨가 정성껏 지도하고 있는 차세대 공격수다.
강진군배구연합회 김병옥(44)회장도 작천배구동호회의 든든한 후원자다. 김회장도 작천초 시절부터 배구를 배웠다. 김회장은 시합 때마다 회원들이 마실 음료수, 생수 등을 지원하는 등 물심양면으로 작천배구동호회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처럼 배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 지역적 토대 위에서 실력을 쌓아온 작천배구동호회는 지역내에서 손꼽히는 강팀이다. 지역내에서 열리는 각종 배구대회에서 우승 영순위로 작천배구동호회를 꼽는 데 주저함이 없을 정도다. 실력을 과시하듯 작천배구동호회가 지난해 강진군수기 배구대회에서 사회단체부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올해는 작천교회선교단이 우승했다.
두터운 선수층과 실전 같은 훈련으로 쌓은 팀워크는 작천배구동호회의 최대 강점이다.
최근 작천배구동호회는 전남지역에서 뛰어난 실력을 과시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이틀간 나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회 나주배꽃배 광주, 전남·북 동호인 배구대회에서 준우승한 것을 비롯해 지난 3월 제1회 (주)순천프뢰벨배 전라남도 동호인 배구대회와 지난해 11월 정남진배 전라남도 동호인 배구대회에서도 각각 3위에 올랐다.
작천배구동호회는 정기훈련뿐만 아니라 광주·전남 지역의 배구동호회와 교류전을 통해 실력을 쌓고 있다. 지난해부터 광주 빛고을클럽, 진월클럽, 광주클럽 등과 교류전을 갖고 있고 광양 제철동호회, 장흥 배구동호회 등과 초청 경기를 꾸준히 지속해오고 있다.
그래서일까. 배구경기로 하루를 시작하고 일과를 마감하는 작천 주민들의 ‘배구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제공 : 강진신문(편집국장 주희춘) 조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