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9 (월)

  • 구름조금동두천 7.8℃
  • 구름조금강릉 11.0℃
  • 연무서울 9.0℃
  • 연무대전 11.4℃
  • 맑음대구 12.5℃
  • 구름조금울산 13.5℃
  • 연무광주 11.9℃
  • 맑음부산 13.3℃
  • 구름많음고창 11.3℃
  • 맑음제주 16.2℃
  • 맑음강화 6.8℃
  • 구름많음보은 8.9℃
  • 구름많음금산 9.7℃
  • 구름많음강진군 13.8℃
  • 구름조금경주시 13.0℃
  • 구름많음거제 12.4℃
기상청 제공

정치

멈춰선 ‘시의회’… 사상 초유 ‘빈손 본회의’

유진선 의장 개인 징계 회피 위한
의사일정 독단 운영 강행 파열음
여야 극한 대립… 예산안 등 낮잠

용인신문 |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용인시의회가 올해 마지막 임시회까지 파행 운영되며 또다시 시민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23일과 24일 각각 열린 제298회와 299회 원 포인트 임시회까지 파행과 독단으로 얼룩지며 ‘역대 최악’이라는 오명을 스스로 증명하며 한 해를 마감했다.

 

이번 임시회 파행 운영은 유진선 의장이 개인 징계 회피를 위한 의사일정 독단 운영 강행과 여야 간의 극한 대립으로 인해,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조례안과 예산안이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국민의힘 측이 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에서 ‘징계 없음’으로 결론 난 유 의장과 이상욱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298회 임시회 본회의에 다시 부의하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국민의힘 측은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윤리특위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유 의장과 이 의원에 대한 30일 자격정지 요구안을 지난 23일 열린 29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 제출키로 한 것.

 

자신의 징계안이 상정될 위기에 처하자 유 의장은 현재 공석인 부의장직을 카드로 꺼내 들었다.

 

국민의힘 몫인 부의장 선출을 본회의 상정 조건으로 내세워 야당 내부 분열을 유도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모두 의총을 통해 부의장을 선출하지 않기로 했고, 유 의장은 김영식 국민의힘 당대표에게 “직무 유기"라며 겁박했으나 법률적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협상은 결렬됐다.

 

■ 민생 조례안 처리는 뒷전

지난 23일 열린 본회의에서 유 의장은 독단적 운영의 정점을 찍었다. 유 의장이 여야 합의를 마친 부의장 선출 건을 독단으로 상정한 것.

 

뿐만 아니라 직권으로 자신과 이 의원에 대한 징계안과 부의장 선출 안건을 의사일정 최상위에 배치했다.

 

통상 정치적 쟁점 사안은 민생 조례와 예산안을 먼저 처리한 뒤 마지막에 다루는 것이 관례다.

 

이에 여야 의원 다수가 이의를 제기했으나 유 의장은 이를 묵살한 채 정회를 선포했다.

 

이 과정에서 이상일 시장을 비롯한 시청 간부 공무원들이 의회 개회를 기다리며 하루 종일 대기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결국 이날 본회의는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조차 의결하지 못한 채 산회했다. 상임위를 통과한 안건이 본회의에서 처리되지 못한 것은 용인 지방자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 유 의장, 2월 사퇴 ‘폭탄 발언’… 치밀한 계산

정회 중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도 유 의장은 고립됐다. 소속 의원들조차 의장의 독단 운영을 비판하며 사퇴를 요구하자, 유 의장은 ”오는 2월 의원직을 사퇴하겠다“는 폭탄 발언을 던졌다.

 

결국 민주당은 의장의 요구대로 징계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본회의장에서 전원 퇴장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사퇴 발언’은 치밀한 계산에 근거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통상 1월에는 회기가 없다는 점을 이용해, 징계안 처리를 지연시키다 2월 초 실제 사퇴함으로써 징계 자체를 무산시키겠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한편, 연말까지 처리해야 할 긴급 안건을 위해 24일 열린 제299회 원포인트 본회의 역시 반쪽짜리에 그쳤다. 유 의장은 끝까지 3차 추경안 외에 다른 안건 상정을 거부하며 버텼다. 결국 여야 협의 끝에 징계안과 의원 발의 조례안은 제외하고, 시 집행부가 제출한 긴급 조례안 등만 처리하는 기형적인 합의가 이뤄졌다.

 

시의회 내부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유 의장의 무책임한 의회 운영에 대한 분노가 쏟아지고 있다.

 

결국 시의회는 ”개인의 안위를 위해 의회 기능을 마비시켰다“는 비판 속에, 올해 마지막까지 시민의 대변자가 아닌 ‘갈등의 온상’으로 남게 됐다.

 

지난 23일 시의원들이 모두 퇴장한 본회의장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