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29 (월)

  • 구름많음동두천 7.0℃
  • 구름조금강릉 10.3℃
  • 박무서울 8.9℃
  • 구름많음대전 9.6℃
  • 구름조금대구 12.2℃
  • 맑음울산 13.3℃
  • 구름많음광주 10.2℃
  • 구름조금부산 11.9℃
  • 구름많음고창 11.3℃
  • 구름조금제주 16.1℃
  • 맑음강화 7.8℃
  • 구름많음보은 5.4℃
  • 흐림금산 9.8℃
  • 구름많음강진군 13.7℃
  • 맑음경주시 12.7℃
  • 구름많음거제 13.5℃
기상청 제공

종합

“다른 학교 부러워할까 봐?”… 주민 숙원 사업 예산 삭감

시의원, 정부 공모 ‘학교 천연 잔디 운동장 조성’ 사업에 찬물

용인신문 | 새해 본예산 심의 과정에서 한 시의원이 상임위를 통과한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삭감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삭감된 예산은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국비 지원 학교 시설 개선 사업으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해당 시의원은 시의회 예산결산심의위원회에서 “다른 학교에서도 부러워할 것 같다. 학교 내 주차 공간이 부족해질 것 같다” 등 석연치 않은 이유로 예산 승인을 반대한 것으로 확인돼 논란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용인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삭감된 예산은 시가 정부의 친환경 공모사업에 선정돼 죽전동 지역 내 한 한 초등학교에 ‘천연 잔디 운동장’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정부 예산 3억 원과 시 예산 3억 원 등 총 6억원이 투입된다.

 

해당 사업은 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해 예결위원회에 상정됐지만, A 시의원은 해당 사업 예산 중 시 예산 3억 원을 삭감했다. 국비 매칭 사업의 특성상 시비가 삭감되면 국비 지원까지 취소된다.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은 A 의원이 내놓은 삭감 이유다. 예결위 회의록에 따르면 A 의원은 “다른 학교에서도 부러워할 것 같다. 친환경 공간에서 뱀이 나오면 어떡하냐. 운동장에 잔디가 깔리면 주차 공간이 부족해질 것 같다” 등을 이유로 해당 사업 예산의 삭감을 주도했다.

 

사업에 선정된 초등학교 학부모들에 따르면 ‘천연 잔디 운동장’ 조성사업은 학부모회와 학교 운영위원회의 찬성 절차를 거친 주민 숙원 사업이었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푸른 잔디에서 뛰어놀 기대를 저버린 무책임한 처사”라며 “주민들이 적극 참여해 정부 공모에 선정되고 국비까지 지원받는 사업을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삭감하는 시의원이 세상 어디에 있느냐”며 분노하는 모습이다.

 

예결위에 소속 됐던 다른 시의원들도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지방의회 관례상 시의원이 본인 지역구의 숙원 사업 예산을 스스로 깎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한 시의원은 “자신의 지역구 예산을 스스로 삭감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든 만큼, 예결위 내 다른 시의원들이 해당 예산 승인을 주장하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한편, 해당 학교 학부모를 비롯한 주민들은 “해당 의원을 향한 책임 있는 해명 요구와 함께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AI로 만든 초등학교 천연잔디 운동장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