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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용인에 가면 문화인이 된다?

최근들어 유력 일간지를 비롯한 통신사들에서는 용인시와 관련된 홍보성 기사 및 다양한 주민편의 사업 및 기반 확충사업 등에 대한 기사를 연일 보도하고 있다.

지난 9일자 J일보에는 ‘용인에 가면 문화인이 됩니다’란 제목 아래 여성회관과 문화예술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료공연에 대한 호평기사가 등장했다.

본 기자는 용인시가 수준높은 공연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굳이 딴지를 걸지는 않겠다.

그러나 여성회관이나 문화예술원에서 정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공연에 극명히 대비되는 타 예술·문화·스포츠 단체들의 가난한 살림살이와 한숨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난 9일 용인을 대표하는 합창단 중의 하나인 ‘드림싱어즈’의 공연이 육군 제 3야전군 11항공단 512항공대대 정비고에서 열렸다.

이 공연은 용인시 음악협회와 경기문화재단이 후원한 것으로 연주회를 위해 마련된 예산은 200만원이었다. 간단한 음향설치비용만 250만원이 들어가는 상황에서 최소한의 무대장치도 마련할 수 없는 액수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오는 23일 열리는 ‘제1회 마니커배 용인 전국 동호인테니스 대회’도 시로부터 아무?예산지원을 받지 못해 테니스 동호인들이 자비를 들여 대회를 치러야 하는 실정이다. 다행이 (주)마니커에서 1000만원을 지원해 주어 이들의 부담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3000만원이 넘어가는 비용은 자신의 주머니를 털었다.

이러한 상황은 과연 이 단체들만의 문제인가? 그렇지 않다. 예총 산하의 단체에서부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극, 음악, 미술, 체육 등의 단체들은 대부분이 자비를 들여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지난 10월에 있었던 ‘2006년도 추가경정예산안심의’에서는 문화·예술·체육분야에 대한 예산이 대폭 삭감되거나 제외됐다. 결국 어렵게 명맥을 이어가면서도 자부심을 잃지 않으려 한 지역 예술인들에 대한 철저한 외면이었다.

기자는 며칠전 만났던 한 체육인의 분통에 찬 목소리를 잊을 수 없다.
“더이상 용인시 예산 필요없습니다. 꼭 전해주십시요. 용인시 예산 안받는다고요. 꼭 선진용인 만들라고 전해주십시요.”

‘용인에 가면 문화인이 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언제나 배고픈 문화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