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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오산천·탄천·경안천의 발원지

‘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 이제학씨와 함께 걷는
‘한남정맥’-7 / 아차지고개~향린동산
저승사자가 숯 닦으며 동박삭을 기다렸다는 탄천

   
 
■ 터널 생겨 등산로도 변해
아차지고개 남쪽 가구단지 아래는 동백지구로 신시가지가 건설 중이다. 아차지고개를 질러 능선으로 오르면 잡목과 아카시아나무가 지저분하게 나뒹굴고 있다.
산 아래 소목장 철조망을 끼고 능선으로 들어서면 수 마리의 젖소들이 한가로이 누워 마루금을 찾는 정맥꾼들의 부산함을 여유 있게 보고들 있다.

단숨에 능선에 오르며 가구단지 위로 건물들이 보인다. 동진원마을로 한센병(나병) 환자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전에 선거참모로 동진원마을 다방에서 한센환자 마을대표들과 만나 난생처음 그 분들과 악수를 나눌 때 식은 땀을 흘리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비록 필연의 만남이지만 무엇이든지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교훈으로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산다는 것은 정말 행복이다. 능선에 오르니 산속에 생각지 못한 건물이 나타난다. 전원주택이 능선을 점령했다. 주택을 끼고 앞으로 나서면 청덕마을아파트가 우뚝 솟아 있다. 초록색 철조망을 따라 가려면 민가로 내려서야 한다. 밭 옆으로 해서 산 능선으로 오르면 아파트 전면능선에 측량 삼각점이 있다. 아파트를 끼고 돌아 내려선다. 소나무가 빼곡한 숲길엔 가족묘지여서 ‘조용하라’는 흰 팻말 자주 보인다.

산길은 오랜만에 콧노래를 부르고 싶은 양탄자길이다. 조금 후 내려선 곳은 영동고속도로 밑으로 통하는 굴다리다. 어정동백지구에서 청덕리로 잇는 굴다리 앞이다. 전에는 굴을 지나면서 큰 길 오른쪽이 마루금으로 올려다 보이는 큰 길로 88CC와 향린동산으로 이어졌었다. 그러나 지금은 법화산 터널이 새기며 마루금으로 가기가 어렵다.
굴다리 앞 있는 LPG충전소 앞으로 해서 법화산터널쪽으로 멀리 보이는 고가도로를 돌아서 길을 건너야한다. 그리고 새로 건설 중인 도로까지 다시 돌아오면 왼쪽에 높은 절개지로 철계단이 보이다.

철개단 위에서면 그곳이 마루금임을 알게 된다. 오른쪽 건축이 한참인 마을이 청덕리로 옛 지명이 물프레골이다. 맑은 물 푸른 곳이란 뜻으로 탄천의 발원지쯤 될 듯싶다. 이곳의 물은 삼막곡 물과 만나 풍덕천에서 정평천 그리고 머내에서 고기리쪽 물과 만나 분당으로 흐르는 탄천의 발원지다.

■ 탄천과 동방삭 이야기
탄천과 동방삭이의 이야기를 빼고 갈수는 없다. 3년 고개 이야기는 초등학교에서 들어 알게 됐다. 어느 날 저승사자가 동방삭을 잡으러 왔다. 동방삭이는 저승에 있을 때 천상에서 공을 세워 옥황상제로부터 삼천갑자를 살도록 특권을 받았다고 속여 저승사자를 돌려보냈다. 저승사자가 다시 인간들의 생명부를 보니 동방삭의 수명이 잘못 된 것을 알고 다시 잡아보니 이번엔 등창을 앓던 종기 자국을 보여주며 이것이 옥황상제의 도장이라고 속였다.
천상에서 1각은 지상에서 몇 백 년의 세월과 같으므로 동방삭은 삼천갑자를 누릴 수 있었다. 그 후 동방삭이는 저승사자를 피했고 저승사자가 방방곡곡 그를 찾아보았지만 헛수고였다.

그래서 생각 끝에 숯을 한 짐 사다 개울가에 앉아 매일 숯을 닦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곳을 지나던 변장한 동방삭이 이 모습을 보고 이상히 여겨 그 연유를 물었더니 “언젠가는 흰 숯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하자 동방삭은 하도 어이가 없어 자신이 “구천갑자를 살았지만 숯을 닦아 흰 숯을 만든 사람을 본적이 없다”고 자신의 신분을 말하는 바람에 저승사자에게 잡혀 죽었다는 이야기다. 그 후 이내를 검정 숯 물이 흘렀던 하천이라 탄천이라 불리게 됐다는 이야기다.

■ 조용하고 커다란 향린동산
백운산에서 이곳까지 오는 한남정맥은 물매를 따라온 것이다. 정맥이란 물을 가르는 줄기로 북쪽으로 흐른 물은 탄천으로 흐르는 물줄기며 고속도로 남쪽에서 이곳까지의 남쪽 물줄기는 기흥으로 해서 오산천으로 흐른다. 이어 에버랜드에서 용인을 통과하는 동북쪽의 물매는 용인천(경안천)으로 흘러 한강으로 흐른다. 용인은 지대가 높아 용인에서 타시군으로 물이 흘러 내려가지만 다른 시군에서 들어오는 물줄기가 없는 도시다.

마루금에서 북쪽으로 전에 이용하던 향리동산으로 통하는 길이 끈긴 채 남아 있다. 전에는 향린동산(산속별장촌)정문 앞을 통해 계속 올라서며 아스팔트길은 88CC길로 가다 향린동산후문에 도착해 무인출입문을 돌아 들어가면 산으로 넘어드는 마루금과 마주쳤지만 지금은 향린동산으로 통하는 정문을 앞으로 만들어 향린동산으로 가는 길은 88CC 로만 이어진다.

88CC를 향해 옛길로 들어서면 새로운 길로 이어져 오르면 전에 향리동산 길로 내려서면 왼쪽으로 동산 뒷길이다. 계속 큰 길로 올라서면 길 맨 위쪽에서 오른쪽 사이로 넓은 산길이 나타난다. 그길로 내려서면 향린동산 뒷 쪽 사각정 아래에서 만나다. 향린동산울타리가 마루금이다.

울타리 뒤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산길은 백련사에서 오는 길과 만나며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마루금은 에버랜드와 향린동산 사이 능선으로 연결된다. 철조망을 따라 이어진 길은 향린동산 외각순환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푹 파인 고개 에버랜드로 내려설 수 있는 한고개다. 가실에서 청덕리로 넘는 하나뿐인 고개라는 뜻이다. 골짜기에 조성된 향린동산 조용하다. 인기척이 없는 커다란 별장촌으로 동산 내 저수지가 별장규모를 알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