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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길 물으니 산객 발자국들이 대답한다

역사·교육·생태·환경 등 … 한남정맥에서 용인을 보다

   
 
‘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 이제학씨와 함께 걷는 ‘한남정맥’-16 / 연재를 마치며

■ 정맥지기의 국토사랑
용인을 통과하는 한남정맥을 연재를 시작한지 15회로 마치게 되었다. 때로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독자들의 격려와 조언이 큰 힘이 되어 무사히 연재할 수 있었다.

짧은 구간이지만 지지대 고개에서부터 칠장사까지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하고 물은 산을 넘지 못한다는 정맥의 개념속에서 정맥지기가 되어 산줄기의 흐름과 물줄기를 따라 걸었다.
첫회때 산경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형을 1대간 1정간 13정맥 기타 지맥으로 소개한 바 있다.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계곡이나 강을 거치지 않고 산줄기만으로 지리산 천왕봉까지 우리 땅의 골간을 이루는 한반도의 등뼈가 백두대간이라 했다.

한남정맥은 김포 문수산에서 용인을 통과해 안성 칠장사까지 한강남쪽의 산맥이다.
산경표에 산의 개념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표현한 지도가 19세기에 고산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다.

대동여지도는 선을 굵기에 따라 산맥의 규모를 표현했다.
제일 굵은 선은 대간을, 두 번째 굵은 선은 장맥을, 세번째 굵은 선은 지맥, 그리고 나머지는 골짜기로 표현했다.대동여지도를 참고로 한남정맥을 연구하면서 우리나라의 산의 줄기를 찾아 다니는 대간지기 정맥지기들의 국토사랑을 보고 깨달은 바 크다.
백두대간은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로 1625Km다. 남쪽 최북단 향로봉에서 천왕봉까지는 690Km로 대간 종주를 하는 분들은 50여회에 걸쳐 종주를 한다. 월 2회로 해도 1년반이 걸리는 대간 종주에 9개정맥을 종주한 사람들도 많다.

한남정맥 구간은 약 170Km정도지만 지지대고개에서 칠장사까지는 82Km다.(지지대고개-5.9-광교산-5.9-망가리-10.6-아차지고개-6.8-성산-3.9-정신병원고개-3.2-부아산-6.5-무너미고개-12-문수봉-10.3-구봉산-4.9-가현치-8.5-도덕산-4.5-칠장사)

연재를 하면서 독자들께 미안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용인지도 1/5만과 1/2만5000지도 9장 1/5만지도 150여장을 갖고 있으면서도 지면에 지도를 소개 못한 부분이다. 연재구간은 수원, 용인, 안성이지만 1/5만 용인지도 한 장이면 가능하고 1/2만5000지도로는 수원, 능평, 용인, 좌항, 안성, 죽산 6장이면 자세히 볼 수 있다.

실제 구간을 이동할 때는 지도 보다는 선답자들이 매어 놓은 리본을 찾아 가는 것이 우선 길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새로 생긴 길이나 신도시를 지날 때(예를 들면 수지 상현동지역, 원삼면지역, 삼죽면사무소 근처)는 지도를 참조해야 정맥을 찾을 수 있다. 길이 있을 때도 선답자들의 글이 큰 도움이 되곤 한다.

■ 끊긴 정맥길 아쉬워
정맥을 걸으면서 우리 산맥이 끊긴곳을 보면 산지기로서 매우 가슴 아픈 적이 많다. 산업화, 도시화, 도로로 인해 끊긴곳이 많기 때문이다. 지지대고개, 망가리, 상현동 43번국도, 양고개 법화산터널, 영동고속도로, 멱조현, 정신병원고개, 무너미고개, 삼죽면사무소, 만남의 광장 등 끊긴 곳이 많아 정맥길 찾기에 어려움이 많았다.

역사적 현장을 지날 때는 보람과 긴장이 함께 하기도 했다. 지지대비, 서봉사지, 김준용전승비, 할미산성, 궁예미륵, 칠장사 등이 있었으며 프랑스, 터키, 6.25참전탑에선 동족상잔의 아픔도 느낄 수 있었다. 에버랜드, 우리랜드 등 위락시설에서 쉬어도 보았고 명지대, 용인대, 강남대 등을 보며 용인이 교육도시란 것도 느꼈다.

수 많은 골프장도 지나 서울 공원묘원, 천주교 묘원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화장비율이 50%를 넘었다는 것이 무척 다행스러운 일이며 국토사랑의 지름길이 납골당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구간 중 유일한 에코브릿지(동물이동로)인 하고개 등의 문제점도 보았고 각 지자체에서 주민편의 시설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추진한 등산로 개설사업으로 많은 곳에 잘 조성된 등산로, 휴식처(운동기구, 벤치)는 시민에 보다 가까이가려는 행정기관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 졌다.

광교산 도립공원 추진은 자연을 아끼고 체계화해 관리하려는 모습으로 매우 희망적으로 보였으며 영동고속도로 잣고개와 정신병원고개 구름다리 계획이 있다는데 이용객, 예산, 필요성 등 많은 연구 분선과 전문가의 조언으로 연구되어야 할 부분 같아 보인다.

침묵하는 자연속에서 많은 것을 보고 들으면서 정맥을 걸었다. 한남정맥을 통해 우리산하를 사랑하는 법을 독자에게 전하려 했는데 미흡했던 부분은 다음 기회에 전하기로 하고 산행에 도움을 준 선답자들중 김종국, 나종학, 고상룡씨와 산정산악회와 용인산꾼들(회장 인원기)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회장 이기재)님들께 감사드린다. 끝으로 청해당 시집 중 산객을 읊어 본다.

산객
초행길/산객이/길을 물으면/산은/먼저 간/산객의 발자국으로/환하게/화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