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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생색내기보다는 보이지 않는 베품을

지난달 31일 용인시 여성단체협의회가 주관한 ‘만남과 희망의 신춘음악회’가 행정타운에서 열렸다.

불우이웃돕기 자선기금마련을 위해 열린 이번 음악회는 용인지역에서 열린 어떠한 음악회보다 열띤 호응을 받으며 관객몰이에도 성공했다.

아마 유명방송인 김미화씨가 사회를 보고 정상급 성악가인 김동규씨와 인기가수 홍서범씨가 출연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관객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알차게 꾸며진 프로그램 때문일 것이다.

이번 음악회는 여러 가지 면에서 칭찬할 만하다. 우선 매번 문화·예술행사를 시작하기 20~30분에 걸쳐 지루하게 진행되던 지역 인사 소개 및 인사말, 축사 등을 배제했다는 점이다.

대신 용인시장과 여협 회장, 용인시의회 여성의원들, 인기연예인들의 짧은 축하 메시지만을 미리 제작한 영상물로 소개했다.

또한 이날 참석한 정치인이나 지역 관계자들을 일일이 소개하는 대신 “용인시의회 시의원님들 참석하셨습니다” 등으로 간단하게 소개를 마쳤다.

그러나 음악회 이후 심심치 않게 불만의 목소리가 들린다. 바로 그날 그 자리에 참석했던 몇몇 정치인이나 기관장들이 자신을 제대로 소개하지 않았다고 볼멘 소리를 하는 것이다.

이제 용인은 인구 80만을 내다보는 대도시로 성장했다. 서울에서 하루에도 수십개씩 열리는 크고작은 공연에서 누구누구 국회의원, 어디기업 회장이 오셨다고 인사시키는 모습을 본적이 있는가?

이태리 등 유럽에서는 대통령이 오더라도 축사를 받는다던가 인사를 시키지 않는다. 왜냐하면 박수를 받아야 할 사람은 그 공연을 위해 땀 흘리고 고생한 연출자들과 출연자들이기 때문이다. 그 무대의 주인은 공연을 보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관객들이기 때문이다.

공연 이후 모아진 자선기금이 김미화씨와 홍서범씨가 기탁한 200만원을 제외하면 30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공연장을 찾은 국회의원과 시의원, 지역 기관장과 기업인들만도 상당수가 됐으니 그 액수는 부끄럽기 짝이 없다.

공연 관계자에 의하면 많은 관객들이 몇천원에서 몇만원씩 작은 정성을 보탰다고 한다.

기자는 묻고 싶다. “왜 나는 소개하지 않았느냐”고 불평하는 분들 중에 이 음악회가 무엇을 위해 열렸는지 알고나 있었는지 말이다. 이제 행사의 성격에 맞지도 않고 관객들이 반기지도 않는 생색내기 순서에 관심을 갖기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먼저 선행을 베푸는 것은 어떨까.